정일근 시인(언론출판국장)의 ‘위령’
다음은 우리 대학 정일근 시인(언론출판국장)의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시입니다.
위 령
세월이라는 이름의 고래가 저기 누워있네!
이 세월을 어떻게 용서하며 잊을 것인지
내 속에서 네가 죽어 떠 다니고
네 속에서 내가 죽어 떠다니네
내 살점으로 너를 먹여 살리고 싶다
춥고 배고픈 영혼아 내 더운 젖 다 파먹고 가거라
내 촉루로 남아 이 바다에서 떠 다닐 것이니
다시는 이 바다로 돌아오지 마라
세월이라는 시간은 저 바다에 죽은 고래처럼 두고
늘 꽃 피는 그곳에서 향기로와라
고통의 시간 멈추고
뒤집힌 세월 바로 서 있는 그 곳에서 극락영생하라
훠이훠이 피어 하늑하늑 돌아가라
가장 아름다운 너의 세월 너의 시간으로.
ㅡ 정일근 / 시인, 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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