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신문 기고] 장동석 교수
[경남신문 기고] 장동석 교수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17.05.0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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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왕국, 가야를 되살리자

  경남지역에는 한때 6개의 가야 왕국이 독립적으로 성장해 주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으나 결국 모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리고 1000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백제권, 신라권에 버금가는 가야문화권을 복원하자는 논의가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6가야 행정협의회로 시작해 가야문화권 지역발전 시장군수협의회가 구성됐고 ‘천리길 가야문화 17경’ 조성 등이 제안된 바 있다. 지역별 문화자산을 활용한 랜드마크를 조성하고 가야문화권 천리길을 이어 관광자원화 하자는 방안이다.

  경남발전연구원은 김해의 가야문화축제, 함안의 아라제, 창녕의 비사벌문화제, 합천의 대야문화제, 고성의 소가야문화제를 모아 동시에 가야 대축제를 개최하자는 정책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김해시는 710억원(국비 124억원, 도비 37억원, 시비 548억원)을 투자해 유적지를 정비하고 가야문화관, 가야체험관을 조성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왜 지금 가야일까? 가야 관련 국가사적 28곳 중 22곳이 경남에 위치할 정도로 가야의 중심지였던 경남지역은 계속되는 도시화로 그나마 얼마 남지 않은 가야 유적이 급속히 사라져 가고 있다. 도내에 산재한 유물, 유적의 발굴 조사가 시급하며, 우리 도민들에게는 고대로부터 하나의 가야문화권에 속한다는 정체감 부여가 필요하다. 또한 역사와 문화가 관광자원이 되는 지금 가야 연구와 유적, 유물을 활용한 교육 및 관광 인프라 구축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가야문화권 개발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이며 2011년에 시작된 가야고분군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 사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다행히 지역 국회의원들이 이 문제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일부 대선 주자도 관심을 보여서 앞으로 전망은 밝은 편이라고 하겠다. 많은 예산이 소요되는 가야 문화 복원과 관광자원화에는 기초 지자체나 경남도의 역량만으로는 역부족이기 때문에 국가적인 관심과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역사 문헌 연구, 유물유적 발굴조사와 함께 가야 건국신화의 성지인 김해 구지봉과 대성동고분군 사이를 정비하고 봉황동 유적지 확대 지정을 통해 가야왕도 김해를 경주, 부여에 못지않은 가야역사문화도시로 조성하는 사업이 검토돼야 한다. 각기 독립적으로 발전해온 6가야의 특성을 감안하면 함안, 고성 등지에도 소규모의 가야문화 교육 관광지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더 이상 늦기 전에, 남은 유산들마저 모두 사라져 영원히 잊혀지기 전에, 소중한 가야 문화를 되살리고 교육 및 관광자원화해 경남의 문화를 보다 풍성하게 하고 지역민에게는 교육 및 관광사업의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보다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위 글은 경남신문 2017년 5월 4일(목)자 23면에 전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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