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신문 칼럼] 김성열 교수
[경남신문 칼럼] 김성열 교수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17.03.07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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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구성원 역량 강화가 교육혁신 출발점

 

  우리 사회는 이미 대선 정국에 들어선 듯하다. 대선 후보들로 거론되는 인사들은 이곳저곳에서 다양한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학제개편, 교육부 개편 등 교육개혁을 하겠다는 교육공약도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이는 교육이 우리 사회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키워내는 일이어서 학부모뿐만 아니라 유권자 대부분의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선 후보들이 진정으로 자신들이 내세우는 교육개혁 공약이 실현되기를 원한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교육개혁은 학교에서 실천·완성되고, 국가적 수준에서 제도적 개혁은 교육개혁의 시작일 뿐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대선주자들은 거시적 수준에서 제도개혁의 큰 그림과 더불어 학교 수준의 역량 강화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교육개혁은 학교를 구성하는 학교장과 교사, 학부모들이 혁신을 준비하고 실천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어야만 촉진될 수 있다.

  우선, 대선후보들은 학교장의 리더십을 탁월한 수준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학교의 혁신을 이루는 데 있어 교장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이다. 무능한 교장이 있는 훌륭한 학교는 없다. 교육의 탁월함에 대해 비전을 가지고 자신이 맡고 있는 학교를 자유롭게 운영하는 열정적인 교장이 있는 학교는 성취 수준이 높다.

  내실화된 학교들의 교장은 언제나 교사들이 지도와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준다. 또한 수업을 포함한 각종 학교 정책 결정에 교사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시행하는 과정에서도 교사에게 자율권을 많이 준다. 대선 주자들은 학교장들이 어떻게 하면 이러한 역량과 리더십을 갖출 수 있는지를 생각하고 그에 적합한 승진제도와 자격제도, 연수제도를 새롭게 찾아야 한다.

 


  다음으로, 대선 후보들은 교사들이 전문성과 헌신성을 높게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교사는 학교의 교육성과를 결정짓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우리는 교사의 탁월한 역량이 교육 강국을 만드는 핵심적 요인 중의 하나임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교사는 전통적인 지식의 전달자만이 아니라 코치로서, 상담자로서, 학습관리자로서, 지도자로서, 학습자로서, 교과개발자로서 역할을 수행하기에 부족함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양성과 임용제도를 어떻게 바꿔야 할지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만약에 교사들 사이에 전문적 역량의 차이가 존재한다면, 이를 줄여 나갈 수 있는 현직연수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교사들이 가지고 있는 헌신성이 전문적 역량의 발휘 정도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 때문에 초임교사들이 가지고 있던 헌신과 열정을 교직생활 동안 계속해서 유지하는 방법이 무엇인지도 찾아내야 한다.

  끝으로, 대선후보들은 학부모들이 학교교육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학교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가지고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학부모 학교 참여 지원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학교에서의 교육 변화를 이끌어내고 성과를 올리는 데에는 학부모들의 학교에 대한 관심과 신뢰, 참여를 통한 지원활동 등이 영향을 미친다. 학부모들과 지역사회 인사들이 학교운영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려는 태도를 견지하도록 해야 하며, 특히 학교운영에 관해 식견과 합리성을 가진 학부모들은 학교운영에 참여하는 것을 회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대선주자들은 제도적 개혁만을 앞세우며, 조급하게 학교교육의 혁신을 외부에서 강제하려고 들어서는 안 된다. 학교구성 주체들이 개혁의 방향에 대해 공감하고 개혁 마인드와 역량을 길러나갈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고 기다려야 한다. 조급증은 학교구성원들을 개혁의 대상으로 삼으면서 소외시킬 수 있다. 그럴 경우에 교육개혁은 오히려 어려워질 수 있다. 세계 교육개혁의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학교에서 교육개혁과 혁신을 실천하는 주체는 학교장, 교사, 학부모이다.

  대선주자들은 교육개혁 공약을 설계할 때 학교장과 교사, 학부모가 없는 교육개혁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위 글은 경남신문 2017년 3월 7일 (화)자 23면에 전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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