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칼럼] 김성열 교수
[한국경제 칼럼] 김성열 교수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16.02.2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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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학교 통합, 교육적으로 필요한 일이다

  적정 규모 이하 학교, 수업 질 떨어져

  '동료학습' 기회 등 학생 교육 위해

  작은 학교 통폐합해 규모 키워야


 

  교육부가 학교의 적정 규모 기준을 발표하면서 소규모 학교 통폐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소규모 학교를 통합하는 것이 교육적 측면보다는 경제적 측면만을 고려한 조치라고 비판하고 있다. 지방교육재정의 어려움을 소규모 학교 유지비용 절감을 통해 돌파하려는 것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적은 수의 학생이 다니는 소규모 학교를 통합하는 것은 경제적인 효율성보다는 교육적 가치를 고려한 것이다. 학생은 친구와의 상호작용으로 다양하게 학습하고 성과를 거두기 때문이다. 작은 학교 여러 개를 하나의 적정 규모 학교로 만드는 것은 단순히 예산을 절감하는 행정적·재정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다른 가치보다도 학생을 좀 더 잘 가르치고, 학생이 좀 더 잘 배우게 하는 데 초점을 둔 교육적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지나치게 작은 학교는 다양한 교육적 문제를 파생시킨다. 정상적인 수업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의 학생 수가 뒷받침돼야 한다. 작은 학교에서는 한 명의 교사가 여러 과목을 가르치고, 여러 학년의 학생을 한꺼번에 가르쳐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교사가 자신의 전공과목과 다른 과목을 가르쳐야 하는 환경에서는 아무리 노력한다고 한들 수업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친구에게서 배울 수 있는 ‘동료 학습’의 기회를 경험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다.

 

 

 

  소규모 학교에서는 친구와 어울리면서 사회적 역량을 키워 나가기도 어렵다. 학생은 함께 학교에 다니는 친구와 어울리고 대화하면서 협동심, 사회성, 성취 동기 등을 배운다. 수업 시간에 함께 공부하는 친구의 모습을 통해 배우고, 운동장에서 다 함께 공을 차며 자란다. 학교 규모가 지나치게 작은 곳에서는 학생이 친구와 운동장에서 뛰어놀 수 있는 경험을 가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교우관계를 통해 다양한 역량을 배울 수 없다. 예술적신체적 역량의 개발에서도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이다.

  일부 도서 지역이나 접경 지역같이 학생 수가 일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학교를 유지해야 하는 예외가 있을 수 있다. 그런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정 수를 기준으로 소규모 학교를 통합해서 교육과 학습의 성과를 높여야 한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며 소규모 학교 통합에 대해 무조건 반대만 할 것은 아니다. 아이들의 교육과 학습을 위해 일정 규모 이하 학교는 통합해 적정 규모의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와 시도교육청은 소규모 학교의 통합이 교육적으로 필요하다고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해야 한다. 정부와 시도교육청은 ‘교육적 가치’ 그 자체에 집중해 소규모 학교 통합과 적정 규모 학교 육성을 추진해야 한다. 소규모 학교 통합을 통한 적정 규모 학교 육성은 학생이 친구들과 함께 잘 준비된 수업을 좋은 환경에서 들을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물론 적정 규모라고 하는 것을 모든 지역에 획일화된 기준으로 판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도서 벽지, 읍면 단위, 도시 등으로 지역을 구분해 적정 규모의 기준을 잘 적용해야 한다. 또 여러 지역의 학교를 하나로 모으면서 생길 수 있는 파생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후속 조치도 필요하다.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교육계의 진정성 있는 노력을 기대해 본다.

<위 글은 한국경제 2016년 2월 29일 (월)자에 전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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