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박태일 교수, 제19회 시와시학상 ‘시인상’ 수상
우리대학 박태일 교수, 제19회 시와시학상 ‘시인상’ 수상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15.12.15 15: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몽골에서 머물며 뛰어난 감수성 담아낸 시 ‘낙타 눈물’로 영예 안아

박태일 교수.
  우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태일 교수(시인)가 시 전문 계간지 ‘시와 시학’이 주관하는 제19회 시와시학상 ‘시인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시와 시학’은 지난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효창동 ‘예술의 기쁨’에서 통권 100호 출간 기념식 및 제19회 시와시학상 시상식을 열었으며, 여기서 박태일 교수가 시인상을 수상한 것이다.

  ‘시와 시학’은 지난 1991년 창간해 ‘하늘에는 별, 땅에는 꽃, 사람에겐 시’라는 표어 아래 올해로 25년째 시와 시론만을 실어 온 국내 최장수 시 전문 계간지이다.

  이번에 수상한 박태일 교수의 시는 ‘낙타 눈물’로서, 2013년 문학동네를 통해 출간한 『달래는 몽골 말로 바다』에 수록되어 있다. 이 시집에는 지난 2006년 2월부터 2007년 1월까지 한 해 동안 머물렀던 몽골의 나날들을 담은 총 60편의 시들이 실려 있다. 이 시들은 뛰어난 감수성을 바탕으로 낯선 몽골이라는 공간을 우리말의 리듬 속에 함축적으로 녹여내 시적 서정의 공감대를 풍요롭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태일 교수는 19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시집 ‘그리운 주막’ ‘약쑥 개쑥’ ‘달래는 몽골 말로 바다’ 등을 집필했으며, 김달진문학상, 부산시인협회상, 편운문학상, 최계락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낙타 눈물 / 박태일

  사막이 주저앉아

  회리리 회오리 밟아

  그 서슬에 허파 찢긴 듯

  털썩 따가운 사랑이 있었던가

  성냥개비 불붙는 첫 순간

  유황불 젊은 날 다 보내고

  능선에 능선을 지고 선 낙타를 본다


  겨우내 낭떠러지 추위에 떠밀려

  기우뚱 뒤뚱 기름 녹고 접힌 두 등봉

  털 빠져 헐거운 뱃가죽

  짝과 새끼가 죽었을 때 낙타는 운다지만

  오늘은 주인이 켜는 마두금 소리에

  소금보다 짠 눈물을 끓이며

  새끼에게 물릴 젖을 내어준다

  어리석음이 어찌 덕이랴

  낙타구름 떠가는 봄날

  낙타는 사람을 배워 사람처럼 흐느끼고

  나는 낙타를 배워

  무릎을 꿇는다.

출처 : 『달래는 몽골 말로 바다』 , 문학동네, 2013년, 26~27쪽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