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도 전국 현장실습 수기공모전에서 최우수상 수상
2015년도 전국 현장실습 수기공모전에서 최우수상 수상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15.11.02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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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방송학과 4학년 서명기 군 영광 안아 … 대홍기획 현장실습 참가

  우리대학 신문방송학과 4학년 서명기 군이 한국연구재단에서 주최하는 2015년도 전국 현장실습 수기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번 공모전은 지난 7월 21일부터 31일까지 열흘 간 LINC사업 참여대학 57개 대학을 대상으로 대학별 2편까지만 참여할 수 있도록 제한하여 총 112개의 현장실습수기가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서명기 군은 2014학년도 하계 계절제 현장실습에 참여하여 (주)대홍기획에서 4주간 근무(지도교수 진홍근)한 경험을 토대로 수기를 작성했다.

  시상식은 2015년 10월 29일 서울 COEX C홀에서 진행되었으며, 산학협동재단 이사장상을 수상했다.

  당선작은 아래와 같으며, 우리대학 LINC사업단 홈페이지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수기 전문>>

  바보야, 광고는 소통이야!

  서명기

  (경남대학교 신문방송학과 4학년, 대홍기획 현장실습>>


  ▸“엄마, 채널 돌리지 마세요”

  드라마가 끝나면 채널을 돌리는 우리 가족. 난 어린 시절부터 조금 이상한 녀석이었다. 본편은 재미가 없고 막간의 광고가 그렇게 흥미로웠다. 남들에겐 회피 광고물이 나에겐 해피 타임인 셈이었다. 광고가 좋아 대학에서 전공 공부를 본격 시작했다. 목표는 뚜렷했다. ‘멋진 광고를 세상에 선보일 테다’, 광고AE가 되기로 결심했다. 광고관련 수업은 빠지지 않고 들으며 동시에 광고공모전에 참가했고 칸, 뉴욕, 클리오와 같이 세계 3대 광고제에서 수상한 작품들을 찾아보며 많은 영감을 얻으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일반적인 스펙보다 광고 관련된 경험을 하면서 1년 반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광고에 대한 열정으로 많은 것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 공모전 한방?

  공모전에 성과가 없어 불안하기 시작했다. 공모전 수상이 가장 큰 스펙이라 믿었고 곧 한방이 터질 거라 기대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1년 반 동안 친구들과 나름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는 빈손이었고 공모전이 끝나면 친구사이의 좋은 관계도 탈이 났다. 나를 돌아봐야 했다. 낙담할 시간도 없이 문제를 파악하고 나를 변화시켜야 했다. "너의 생각이 모두 맞지는 않아!" 공모전을 함께한 친구의 말이 떠올랐다. 기분 상했지만 맞는 말이다. 알량한 광고 지식으로 내 고집만 부린 게 아닌가? 친구들과 주위의 말들을 가볍게 여긴 지나친 나의 확신이 보기 좋게 물을 먹었다.

  ▸ 학습은 과정을 배우는 것

  결과에 대한 집착, 단기간에 성과를 내려는 욕심, 모 아니면 도라는 생각... 나의 모습이 부끄러웠다.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하기로 했다. 수업시간에 과정이 중요하다는 말이 떠올랐다. 실제 광고세계의 제작과정과 사람을 채용하는 과정을 모른 채 왜 나는 공모전에만 목매달았을까? 광고는 어떻게 만들어지며 어떻게 살아남을까? '바로 저거다', 링크사업단의 현장실습 기회를 보자마자 마치 내 고민을 위해 마련된 선물처럼 나에게 다가왔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냥 하자'라는 마음을 가졌다. 신청서를 작성하고 서울로 향하는 날을 잊을 수 없다. 착잡한 마음과 복잡한 머리를 굳은 각오로 다잡았다. 주어진 35일, 200시간 동안 내가 달성해야 할 목표는 분명했다. 아이디어가 아닌 “태도”를 바꾸는 것, 결과가 아닌 “과정”을 배우겠다고 다짐했다. 이 두 목표를 위한 계획은 'Just Do It' 이었다. 서울역에 내리자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 광고 아닌 행사를 하라고요?

  롯데의 광고대행사인 ‘대홍기획’은 국내 5위 안에 드는 회사로 광고 지망생에겐 꿈의 직장 중 하나이다. 내가 배치 받은 곳은 ‘BTL프로젝트 전략 팀’으로 올림픽과 같은 국제 급 행사의 개폐막식 기획과 연출을 맡는 곳이다. 나에게 내려진 과업은 2015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 경쟁 프레젠테이션 기획제안서 완성을 도우는 것이었다. 당황스러웠다. 광고회사에서 광고제작과정을 경험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갑자기 유니버시아드라니! 인쇄광고, TV광고, 배너광고……. 내가 알고 있던 광고가 아닌 행사기획, 그것도 너무나 생소한 유니버시아드를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 모르니까, 가르쳐 주실 수 있잖아요

  다시 돌아갈 수도, 또 일을 바꿔달라고 할 수도 없었다. “그래, 한 번 해보자” 마음자세를 바꾸어야 했다. 태도공부라고 생각했다. ‘모르니까 가르쳐주실 수 있잖아요’, 미생의 장그래가 생각났다. 용기를 내어 팀원 분들에게 개인 면담을 신청했다. 뜻밖이었다. 모두 바쁜 와중에 친절하게 이 분야를 설명해 주시는 게 아닌가? 광고에 대한 협소한 나의 시야가 넓어지기 시작했다. 팀워크, 즉 협업의 중요성과 가치가 무엇인지 프로들로부터 뼈저리게 느꼈다. 혼자서는 결코 할 수 없으며 상호신뢰하지 못하면 공룡과 같은 거대하고 위험한 목표물을 손에 넣을 수 없다는 사실. 이전에는 결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이었다. 눈이 번쩍 띄었다.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 여덟 권의 노트

  항상 40분 일찍 회사에 도착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었다. 태도를 바꾼 후부터 몸과 마음 모두 가벼웠다. 7층부터 9층까지 매일 회사를 한 바퀴를 돌면서 다른 부서의 업무와 분위기를 관찰하고 기록했다. 많은 분들을 알게 되었고 친해지게 되었다. 광고회사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좋았다. 어린 학생의 아이디어라고 결코 무시하거나 묵살하지 않았다. 유니버시아드의 실행력을 위해 상황분석, 개최지 역사, 대회 주체의 아이데이션, 그에 맞는 크리에이티브까지 철저한 조사가 진행되었다. 나는 case study로 국제체육대회를 조사하고 벤치마킹하기 위한 콘셉트 재료를 준비하는 일을 도맡았다. 이 분야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전문가이시며 88서울올림픽을 연출 하셨던 前문화부장관 이어령님의 자문인터뷰를 진행하고 편집했다. 전문 자료들을 바탕으로 연출, 문화공연, 운영, 패션, 콘솔 등의 부분에서 전문가들과 수많은 미팅을 가졌다. 분야가 넓어지고 세밀함이 더욱 요구 되었다. 무엇인가 대책이 필요했다. ‘메모’없이 미팅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일이 익숙해질수록 ‘지금 난 무엇이든 처음 하고 있다’는 초심으로 자신을 경계했다. 처음엔 손에 들고 다니기 쉬운 작은 수첩으로 시작했다. 회의가 길어지고, 야근이 잦아지면서 수첩은 큰 공책으로 바뀌었다. 매일 날짜를 표기하고 그날 들었던 조언이나 업무, 선임 분들의 업무처리 방법을 기록했다. 현장실습이 종료되는 날, 내 책상에는 여덟 권의 노트가 놓여 있었다.

  ▸ 현실왜곡장 vs. 현실인식장

  나의 현장실습 기간은 꽉 찬 35일이다. 2014년 7월 2일부터 8월 2일까지 주말과 밤샘을 포함하면 정해진 200시간을 훌쩍 뛰어 넘을 것이다. 계속되는 조사업무, 현장방문, 인터뷰, 요약정리, 그리고 미팅으로 강도 높은 스케줄을 소화했다. 보통의 경우 스트레스와 피로가 느껴져야 하나 이상하게 모든 과정이 가벼웠다. 아니 즐거웠다. 그리고 고마웠다. 철부지 올챙이 같은 나를 아낌없이 중요한 일과 대화에 끼워준 대홍기획 분들에 지금도 감사하다. 이런 점에서 난 스티브잡스의 현실왜곡장에서 현장실습을 보낸 것이 틀림없다. 마음을 바꾸고 태도를 바꾸니 모든 역경이 짜릿한 자극으로 다가온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결코 낭만이 아니며 치열한 경쟁의 세상에 기회는 그렇게 많지 않다는 사실도 함께 배웠다. 우리 팀의 제안서가 최종 경쟁 PT에서 승리하지 못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엄청난 공동 노력이 좌절되는 순간, 나는 냉엄한 현실이 무엇인지 실감하게 되었다.

  ▸ 좋은 광고를 낳는 것은 아이디어가 아닌 소통

  2014년 10월 31일은 아주 특별한 날이다. 그해 ‘지역신문컨퍼런스’에서 금상을 수상한 날이다. 현장실습을 마치고 처음으로 팀을 꾸려서 도전한 과제에서 드디어 성과를 거둔 것이다. 내가 현장실습에서 배운 것은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기획력이 아니다. 바로 팀워크와 소통의 중요성이다. 광고는 아이디어로 승부를 보는 직종이 아니며, 성공적인 광고는 서로를 신뢰하는 사람들이 허심탄회하게 펼친 의사소통의 산물이라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광고천재라는 분들을 살펴보면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소통과 공감능력이 탁월하다는 생각을 실습 이후에 하게 되었다. 큰 발견이 아닐 수 없다.

  ▸ 스펙이 아닌 태도를 쌓아라!

  학교로 돌아와 학우들과 함께 ‘칸광고제’를 견학 간 자리에서 대홍기획 팀장님을 다시 만나 뵙게 되었다. 너무나 반가운 자리에서 기분 좋은 얘기를 들었다. 나를 지켜본 광고기획 및 연출회사인 와이낫 대표님이 나에 대해 묻고 같이 일했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일과 회식자리에서 나를 지켜본 모양이다. 3학년이라 취업을 당장 할 수는 없었지만 나에 대한 가능성을 발견한 순간이었다. 황송할 뿐이었다. 전문 영역의 취업은 점수로, 스펙으로, 출신으로 결판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아닌 마음의 자세, 광고를 대하는 태도, 결과보다는 과정에 중시하겠다는 다짐이 없었다면 생기지 않을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링크사업단의 현장실습의 기회가 없었다면 결코 깨닫지 못했을 현장의 지혜를 얻게 된 것이다. 후배들에게 링크의 현장실습을 추천하는 수준을 넘어 학교가 필수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누가 뭐래도 난 이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자라고 확신한다. "열심히 공부한 당신, 현장실습으로 떠나라!" 후배들에게 현장실습의 전도사가 된 이유다. 현장을 연결해 주신 지도 교수님, 대홍기획 팀원, 링크 사업단,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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