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뜨락] 지나간다는 것
지나간다는 것 정일근
그냥 지나간다고 잊히는 것은 없다
가을이 지나간 들판 황금 낱알 몇 알 숨어 숨쉬고
무서리 지나간 고샅길 남새밭에 푸른 문장들 남았다
젊은 시절 잠시 스쳐 개여울처럼 흘러간 사람
내 피에 깊이 새긴 물무늬 여전히 붉고 뜨겁다
―신작시집 ‘소금 성자’(산지니)에서
<위 글은 세계일보 2015년 10월 10일(토)자 13면에서 전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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