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신문 기고] 윤조희 교수
[경남신문 기고] 윤조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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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8.2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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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물문제 소통으로 풀자

  환경경제에서 공유의 비극(Commons tragedy)이라는 용어는 주인이 없거나 통제되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개방된 공유자원은 개개인의 욕심에 의해 고갈되거나 황폐화되어 결국 이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강원 태백 함백산에서 발원해 여러 지류들과 합쳐지며 남해로 흘러드는 영남의 젖줄 낙동강은 여러 요인으로 수질이 오염돼 정부의 엄청난 예산투입에도 불구하고 오염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오염심화 현상은 낙동강 물을 이용하는 지역 주민들에게는 커다란 근심과 불안감을 주고 있으며 최근에는 남강물의 부산지역 공급 여부로 경남과 부산지역 주민 간의 갈등이 유발되기도 했다.

  낙동강에 8개 보가 설치된 4대강 사업 이후, 빈번한 녹조 발생은 보 설치에 대한 정당성 문제 갈등으로 풀어야 할 또 하나의 과제다. 이러한 시점에서 유역내 학·연·산·관 및 시민단체 전문가들이 낙동강 물 문제에 대해 장·단기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여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물 관련 갈등 해소와 이해 당사자들이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하고자 지난 5월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의 5개 녹색환경지원센터가 낙동강유역환경청의 후원 하에 ‘낙동강수계 통합 물관리 연구 네트워크’라는 기구를 구축했다.

  이러한 취지의 일환으로 7월 24일 부산에서 개최된 ‘낙동강 조류 문제 해결 방안과 관리 대책’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포럼에 필자가 참석했는데 녹조 관련 전문가들의 연구조사 결과 발표와 함께 거침없는 토론이 진행되는 것에서 매년 일어나는 녹조 발생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녹조에 대해 ‘녹조라떼’라 불릴 만큼 심각하다는 의견과 조류제어 연구를 위해 제거할 조류를 찾기 힘들다는 의견이 서로 상반된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은 수질 전문가인 나에게 흥미롭게 다가왔다. 청중으로부터 나온 질문 중 현재의 보를 없앨 경우 낙동강 하류부의 조류 발생 현상은 어떻게 될까에 대해, 과거 보가 없을 당시 하류부에서 발생된 녹조현상에 대한 모니터링 자료가 없어 명확한 답변을 들을 수 없는 것에 다소 안타까웠다. 그러나 전문가인 나로서 총량적으로 볼 때 상류에서 흘러내려온 영양물질로 인해 하류의 부산, 울산, 경남 지역 상수원에서 녹조 발생은 더욱 심각하게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됐다.

  낙동강수계에서 발생하는 물 관련 문제들은 한두 가지 원인에 기인되는 것이 아니라 유입되는 비점오염물질, 오·폐수, 보 설치에 의한 유속의 저하, 기온의 상승 등 많은 요소들이 작용해 발생하는 문제들로 쉽게 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낙동강유역의 바람직한 물관리를 위해서는 국가, 주민, 시민단체, 지방정부, 산업체, 연구기관 및 대학 등 낙동강 유역의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 또 ‘낙동강수계 통합 물관리 연구네트워크’가 그 소통의 역할에 충실하길 바란다.

<위 글은 경남신문 2015년 8월 26일(수)자 23면에서 전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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