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신문 칼럼] 김재구 교수
[경남신문 칼럼] 김재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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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8.05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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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과학 이야기⑤ 홈런의 비밀

  배트 스피드 시속 122㎞ 넘어야 가능

  ▲홈런 타자의 비결에 숨은 스포츠 과학적 원리 = 홈런 타격을 위한 0.19초의 비밀? 타자들이 홈런을 치기 위해선 어떤 과정을 거칠까? 왜 홈런이 대단한 것일까? 투수와 타자 사이의 거리는 18.44m 정도 된다.

  투수가 142g 남짓한 야구공을 시속 150㎞로 던졌을 때 타자 앞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0.44초이다. 타자가 홈런을 치려면 0.19초의 순간적 판단력으로 배트 위쪽 끝에서 약 17.13㎝ 지점인 ‘스위트 스폿(Sweet Spot)’에 공을 정확하게 맞혀야 한다.

  홈런이 대단한 이유가 뭘까? 엄청나게 뻗어 나가는 타구 때문은 아닐까? 홈런이 나오기 위해서는 야구 배트의 운동에너지를 고스란히 공에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니며, 배트를 휘두르는 스피드가 시속 122㎞를 넘어야 하고 공 중심에서 7㎜가량 아래를 맞혀야 비로소 홈런이 완성된다.

  ▲야구공의 스포츠과학 = 바로 야구공의 108의 실밥에 담겨져 있다. 즉, 야구공의 가죽 두 쪽이 모두 108개의 굵은 실로 꿰매져 있는 이유는 108개의 실로 꿰매 공이 받는 저항을 줄이기 위해서다.

  실밥이 하는 역할은 야구공이 받는 마찰을 줄여 공의 속도와 공의 변화를 극대화하기 위해서이다. 과학적인 용어로 설명하자면, 물체의 표면을 실밥을 통해 울퉁불퉁하게 만들어 유체와의 저항을 줄임으로써, 야구공 속도의 감소를 줄여주는 원리가 숨겨져 있다. 야구공 실밥은 타자들보다 투수들을 위한 것이고, 그 이유는 바로 ‘마그누스’ 효과 때문이다.

  현재 프로야구 경기에서 사용되는 공은 중량은 141.7~148.8g이며, 둘레는 22.9~23.5㎝이다.

  소재는 말가죽 또는 소 가죽이며, 중량과 둘레는 공을 멀리 쳐내려는 타자와 그러한 공을 빨리 던지려는 투수들의 요구의 평균치이다.

  ▲야구 변화구 원리 = 야구공이 변하는 원리는 독일의 화학자이자 물리학자인 하인리히 마그누스(Heinrich Gustav Magnus)가 날아가는 포탄에서 발견한 ‘마그누스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마그누스 효과’는 구 또는 원기둥이 회전하면서 유체 속을 지나 갈 때 회전축과 진행방향으로부터 수직으로 힘을 받는 현상이며, 공이 받는 힘을 ‘마그누스 힘’이라고 한다. ‘마그누스 힘’은 공기 밀도와 비례하기 때문에 고도가 높아 상대적으로 밀도가 낮은 구장에서는 변화구가 잘 먹히지 않는다. 공의 회전축과 같은 방향의 공기는 가속을 받아 속도가 빨라지고 반대쪽은 공기의 속도가 느려져 압력이 높은 쪽이 낮은 쪽으로 공을 밀어내게 된다.

  이 원리에 따라 오른손잡이 투수가 시계 방향으로 회전시켜 던진 공은 왼쪽으로 휘어 오른손잡이 타자의 몸으로부터 멀어지는 변화구를 만들어낸다. 왼손잡이 투수가 시계반대 방향으로 돌려 던지면 공은 반대로 휜다. 손목의 부드러운 회전과 반대 방향의 스핀을 먹이는 ‘스크루 볼’은 자주 투수의 팔꿈치 부상을 가져오지만 타자의 예상을 뒤엎어 위력적이다.

 <위 글은 경남신문 2015년 8월 5일(수)자 21면에서 전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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