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최효일 교수님의 영전에 바치는 글
고(故) 최효일 교수님의 영전에 바치는 글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04.12.02 14:36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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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들도 스승님처럼 향기를 남기는 제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어느새 어두운 하늘이 낮게 내려앉는 계절이 되었습니다. 나뭇잎을 떨군 초겨울 바람이 스산하게 주위를 휘감는 거리에는 지난해와 똑같이 또래 또래의 아이들이 대학을 찾아서 짝을 지어 몰려다니며 지금이 입시의 계절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만 저희들은 그 입시의 현장 한 가운데 서 계시던 스승님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작년 이맘때까지 해마다 누구보다도 열정적인 모습으로 고등학교를 방문하시며 졸업생들을 독려하시던 스승님의 모습을 이제는 영영 볼 수가 없게 되었다는 비보 앞에서 저희들은 무너지는 가슴을 추스릴 수가 없습니다.

권력 있는 자리에 오르거나 많은 부를 얻으면 권력을 행사하고 부를 자랑하는 것으로 그 자리 값을 하려는 것이 평범한 사람들의 세상 이치입니다만 평교수로 계실 때나 보직을 맡으셨을 때나 스승님께서는 한결같은 분이셨습니다. 학문 앞에서는 누구보다도 엄격한 학자이셨고, 일에 있어서는 열정을 다하는 행정가이시면서도, 사람을 대함에 있어서는 지위나 연령의 고하를 차별하지 않고 누구에게나 겸손하셨습니다.

사범대 교수로, 학장님으로 저희들이 근무하는 학교를 순방하실 때에는 졸업생 한 사람 한 사람마다 이름을 불러주시고 손을 잡으시며 우리 모교의 앞날은 바로 고등학교의 선생님인 여러분에게 달려있다고 항상 말씀하셨지요. 그리고 좋은 아이들을 우리 모교에 보내려고 노력하기 전에 우리 졸업생들이 먼저 아이들에게 존경받는 좋은 교사가 되어야 한다고 당부하셨지요. 그 말씀이 진정으로 저희들을 사랑하는 스승님의 마음에서 비롯된 제자 사랑의 고백이었음을 이제서야 저희가 알게 되었는데 스승님, 그 마음을 되돌려 줄 스승님은 이제 모교에 안 계십니다. 멋진 교사를 흠모하는 좋은 제자들이 스승의 모교를 지원하게 해서 우리 대학을 사랑하는 사람이 많은 학교를 만들고 싶다는 선생님의 그 뜻이 이제 결실을 맺어가고 있는데, 고등학교 현장에서 경남대학교하면 최효일 입시본부장을 떠올릴 정도로 모두들 스승님을 기억하고, 스승님의 이름으로 우리 모교를 신뢰하고 있는데, 스승께서는 이제 그 추억과 성함만을 남기신 채 우리 곁을 떠나셨다니 저희들은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막막함과 절망감을 가눌 수가 없습니다.

존경하는 최효일 스승님, 모든 것이 경제 가치로 평가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신의뿐만 아니라 인륜까지도 저버리는 것이 요즘의 세태지만 스승님께서 저희들에게 보여주신 것은 너무도 성실한 한 사회인의 모습이었고, 너무도 닮고 싶던 참 스승의 모습이었습니다. 학문만을 업으로 가르치는 교사는 제 아무리 뛰어나고, 오랜 연륜이 쌓여도 그냥 선생님일 뿐입니다. 그러나 인간의 가치를 가르치고 영혼의 빛을 심어주는 선생님은 단 하루를 마주해도 영원한 삶의 스승인 까닭에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저희들은 스승님을 스승이라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영원한 스승으로 저희 마음 속 깊이 모셨습니다. 저희들이 가야할 길을 실천으로 보여주신 스승님을 만난 것은 너무도 짧은 순간이었지만 저희들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스승님 들리십니까? 정말 고맙습니다.

진정으로 만나는 사람을 배려하고 진심으로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헌신하는 사람은 떠난 뒤에도 아름다운 향기가 남는다고 했던가요? 스승님께서 지나시는 길마다 늘 저희들은 그 향기에 취했습니다. 이제 선생님의 그 향기를 기억하면서 저희들도 스승님처럼 향기를 남기는 제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훗날 어딘가에서 지켜보고 계실 스승님을 다시 만나는 날, 부끄럽지 않은 인사 올릴 것을 제자 모두의 이름으로 약속드립니다.

스승님, 헌신과 희생으로 잠시도 쉬실 수 없었던 그 힘든 육신을 이제 편히 누이시고 쉬시옵소서, 고이 잠드시옵소서.

-졸업생 김주영(마산제일고 교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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