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신문 금요칼럼] 홍정효 교수
[경남신문 금요칼럼] 홍정효 교수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14.04.2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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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시장 변동에 따른 환위험관리

  최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하락폭이 심상치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원달러 환율은 2007년 하반기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2007년 10월 말 900원대에서 2009년 3월 초 1570원대까지 급격히 상승함으로써 달러 부채를 많이 보유한 기업들의 경영수지에 치명타를 끼친 바 있다. 2010년 이후에는 지속적인 무역수지 흑자 등으로 인해 점진적으로 내려 최근에는 1030원대까지 하락했다.

  국내 수출기업들의 손익분기점 환율이 1070원 수준임을 고려한다면 채산성이 매우 악화될 것으로 보여진다. 원화가치 10% 절상되는 경우 국내 제조업 영업이익률이 0.9%p 감소하게 되고 업종별로는 수송장비 -3.8%p, 일반기계 -2.5%p, 정밀기기 -2.4%p, 전기·전자 -2.3%p의 영업이익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계와 수송장비 등이 주요한 산업군을 형성하고 있는 창원지역과 경남지역의 수출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지역대비 상대적으로 더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본적으로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은 매우 다양하다. 금리, 물가, 주가지수 등의 거시경제지표뿐만 아니라 단기적인 외환수급, 무역수지 및 자본수지 등 다양한 변수들이 환율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개별기업이 환율을 통제한다는 것으로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개별 중앙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해 자국의 수출기업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환율을 유지토록 하는 것도 미국 등 선진국 등의 견제로 인해 상당히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변동은 동전의 앞면과 뒷면의 관계에 있다. 원달러 환율하락이 우리나라 경제의 기초체력을 반영해 적절한 수준을 유지한다는 것은 바람직하다. 수출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급격한 원달러 환율하락은 수출기업의 채산성에 불리하게 작용하지만 해외에서 원자재를 수입하거나 달러부채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유리해진다.

  대체적으로 수출의존적인 국내의 경제여건을 고려한다면 과도한 수준의 환율하락은 국내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삼성 및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은 수출지역 다변화, 원가절감, 품질개선, 환헤지 등을 통해 원달러 환율하락에 따른 채산성악화에 상당한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의 경우, 원달러 환율하락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준비가 대기업대비 매우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통계조사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들의 70%수준이 환리스크에 무방비로 노출 돼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수출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환리스크 관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기업이 좋은 물건을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서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율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사전적으로 적절히 대응을 하지 못하는 경우 해외에 물건을 판매할수록 역마진이 발생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며 극단적인 경우에는 환리스크로 인하여 개별기업이 부도까지 직면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경남지역 소재 중소수출기업들은 품질개선 등을 통한 원가절감 외에도 결제통화 다변화 및 환헤지상품 등을 활용해 재무적 리스크를 적절히 줄일 필요성이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외환전문인력 양성 및 환리스크 관리시스템 구축 등이 갖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실적으로 경남 소재 수출 중소기업이 개별적으로 환리스크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외환전문인력을 양성한다는 것은 재정여건 및 인력현황 등을 고려한다면 상당히 어려워 보이므로 지자체, 금융기관, 수출지원 정부유관기관 등이 협업해 통합화된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위 글은 경남신문 2014년 4월 25일(금)자 23면에서 전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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