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 동전] 차문호 교수
[경남도민일보 동전] 차문호 교수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13.11.04 18: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외계층 아이들 음악교육 기회 늘려야"

  "모든 아이의 이름을 부르려고 노력합니다."

   '꿈의 오케스트라-창원'을 이끄는 경남대 음악교육과 차문호(사진) 교수는 합주 연습 내내 50여 명의 아이들 이름을 불렀다.

   공연이 두 달 남짓밖에 안 남아 걱정이 앞설 것 같았지만 차 교수는 여유 있는 모습으로 아이들과 즐기며 공연 준비를 하고 있었다.

   차문호 교수는 "물론 성과 있는 공연을 선보여야겠지만 꿈의 오케스트라는 무대에 오르기 직전까지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자기만의 악기를 처음 만지는 아이들 눈빛을 잊을 수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차 교수는 '꿈의 오케스트라'를 이끌기 전부터 지역에서 아이들 합주 교육에 힘써왔다. 지난 2011년 결성된 '꿈꿈따 오케스트라'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관내 7개 지역아동센터 아이들로 구성됐다. 차 교수 지도 아래 지난 19일 창원 구복예술촌에서 가을음악회도 열었다.

   아이들의 변화를 직접 체감한 그는 창원문화재단과 창원시가 공모에 응해 선정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꿈의 오케스트라 운영사업'에 음악감독으로 전체를 총괄할 자격이 충분했다.

   차문호 교수는 "한국에서 음악 교육은 학교 안이 아닌 사교육 시장으로 밀려난 지 오래고 비싼 레슨비 때문에 일반 가정에서도 악기 공부는 힘든 게 현실"이라며 "꿈의 오케스트라는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 소외계층 아이들에게 더욱 기회가 확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 '문화예술교육지원법' 제정으로 본격화된 아동·청소년 문화예술 교육은 단기적 지원에 그칠 경우 아이들 꿈을 중단시키는 것과 마찬가지일 수 있다.

   차 교수는 "자치단체에서 관심을 기울여 일정 정도 예산을 확보하면 내년에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사업에 계속해서 선정될 수 있다"고 전했다.

   '꿈의 오케스트라 운영사업' 지역거점기관으로 선정되는 첫 해에는 9000만 원의 예산 전액을 지원 받지만 매년 평가를 통해 계속 지원 여부를 가린다. 자치단체에서 예산을 확보해 공모에 응하면 계속 사업으로 선정될 확률이 높다.

   아이들의 변화를 직접 체감한 그는 창원문화재단과 창원시가 공모에 응해 선정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꿈의 오케스트라 운영사업'에 음악감독으로 전체를 총괄할 자격이 충분했다.

   차문호 교수는 "한국에서 음악 교육은 학교 안이 아닌 사교육 시장으로 밀려난 지 오래고 비싼 레슨비 때문에 일반 가정에서도 악기 공부는 힘든 게 현실"이라며 "꿈의 오케스트라는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 소외계층 아이들에게 더욱 기회가 확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 '문화예술교육지원법' 제정으로 본격화된 아동·청소년 문화예술 교육은 단기적 지원에 그칠 경우 아이들 꿈을 중단시키는 것과 마찬가지일 수 있다.

   차 교수는 "자치단체에서 관심을 기울여 일정 정도 예산을 확보하면 내년에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사업에 계속해서 선정될 수 있다"고 전했다.

   '꿈의 오케스트라 운영사업' 지역거점기관으로 선정되는 첫 해에는 9000만 원의 예산 전액을 지원 받지만 매년 평가를 통해 계속 지원 여부를 가린다. 자치단체에서 예산을 확보해 공모에 응하면 계속 사업으로 선정될 확률이 높다.

   한 음 한 음 영글어가는 '꿈의 교향곡' 
   '꿈의 오케스트라-창원' 연습 현장…산만하고 내성적이었던 아이들, 활발해져

   음악으로 소통하고 사랑을 채우는 아이들. 지난달 31일 창원 3·15아트센터 공연연습실에서 미래를 연주하고 있는 '꿈의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찾았다.

   50명의 단원 중 35명이 소외계층 아동으로 구성된 '꿈의 오케스트라-창원'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진행하는 오케스트라 교육 지원 사업의 하나로 만들어졌다.

   지난 2010년 시작된 이 사업은 아동·청소년들이 음악성과 사회성을 키우는 공동체 수업으로 아이들 정서를 살찌우는 데 힘이 되고 있다. 현재는 공공 재원을 이용하는 사업 특성에 따라 우선지원 대상인 소외계층 아동·청소년을 70% 이상 참여시키는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앞으로 모든 아동·청소년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고 한다.

   전국에 17개 '지역거점기관'이 운영되는 가운데 창원은 지난 3월 경남에서 처음으로 선정됐다. 3·15아트센터가 사업을 맡아 강사를 모집 선발하고 소외계층 아동을 중심으로 단원을 꾸렸다. 경남대 음악교육과 차문호 교수가 음악 감독과 지휘를 맡았으며, 진주시립교향악단, 경남관악단 등에 소속된 강사들이 파트별로 아이들을 가르친다.

   관악기를 연주하는 진혁(가명·12)이는 엄마 아빠와 살지 않는다. 아동보호시설에서 지내는 진혁이는 산만하고 공격적인 성격이었다고 한다. 지난 7월 처음 악기를 손에 쥐었을 때만 하더라도 잡으면 내려놓기 일쑤라 가르치는 선생님을 힘들게 했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은 제일 먼저 연습실에 들어와 자리 잡고 앉아 자신의 소리가 맞느냐고 선생님에게 매달린다.

   진혁이는 "다 같이 소리를 내는데 나만 틀려 공연을 망치게 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악보를 보고 틀릴 때마다 처음으로 돌아가 소리를 내는 모습에서 산만함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었다.

   바이올린과 친구가 된 소정(가명·10)이는 합주를 하면서 말수가 늘었다. 늦은 시간까지 일하고 돌아오는 부모는 부끄러움과 겁이 많은 소정이를 혼자 집에 오래 둘 수 없어, 숙제도 봐주고 간식도 챙겨 먹을 수 있는 지역아동센터에 보냈다. 지난 5월 '꿈의 오케스트라' 단원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본 센터장은 악기를 연주하고 싶은 아이들에게 손을 들어 보라 했다. 용기 내 손을 들지 못했던 소정이는 뒤에 센터장에게 편지를 써 바이올린을 배우고 싶은 마음을 전했다.

   소정이는 "센터에서 공연을 보러 갔는데 바이올린 소리가 너무 예뻤다"며 "연습하러 오면 언니 오빠가 많아 좋다"고 했다.

   3·15아트센터 김용만 문예기획부장은 "지역 아이들이 처음으로 악기를 접하고 무대에서 함께 소리를 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며 "내년 2월 이후에도 사업을 이어나가기 위해선 많은 이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꿈의 오케스트라-창원' 전체 코디네이터를 맡은 김정원 한국문화예술발전연구원 기획행정팀장은 "아이들이 음악과 교감한다는 것은 친구를 사귀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산만하던 아이가 음악에 집중하고 소심하던 아이가 또래 단원들과 함께 뛰는 것을 볼 때마다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기획과 행정을 맡았지만 플루트를 전공한 김 팀장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도 매진하고 있다.

   감기에 걸려 쉬라고 해도 연습에 빠지기 싫어하는 아이들. 매주 화요일에는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파트별로 강사와 함께 각자의 연습실에 모여 진도를 나가고, 매주 목요일에는 30분 더 일찍 모여 전체 합주 연습을 한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악기를 닦고, 의자에 반듯하게 앉아 지휘자의 손과 눈에 집중하며 한 음씩 더해가는 아이들의 연주는 베토벤 '교향곡 제5번 운명'에서 가장 찬란했다.

   다가오는 12월 19일 창원 3·15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창단연주회를 열 '꿈의 오케스트라' 꼬마 단원들의 눈빛은 빛나고 있었다.

<위 글은 경남도민일보 2013년 11월 4일(월)자 19면에서 발췌한 기사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