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신문 금요칼럼] 장동석 교수
[경남신문 금요칼럼] 장동석 교수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13.09.27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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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하게 실리 챙겨야 할 진주유등축제

   본격적인 축제의 계절이 돌아왔다. 우리 지역의 대표적인 축제인 진주남강유등축제도 오는 10월 1일부터 13일까지 진주성과 남강 일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더욱 늘어난 1660개의 유등이 전시된다니 기대가 크다.

   잘 알려진 대로 진주남강유등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 최우수축제와 우리나라 대표축제로 연이어 선정됐으며, 캐나다 윈터루드 축제, LA 한인축제, 나이아가라빛축제에도 참가가 확정된 국내외에서 그 전통과 명성이 검증된 우수 축제이다.

   진주 유등축제가 가까워 오면서 지역에서는 축제의 성공적인 개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한편 서울등축제 문제로 서울시와의 갈등도 함께 고조되는 양상이다.

   홍준표 도지사도 그간의 침묵을 깨고 공개적으로 서울시를 비판했고, 진주시의회도 서울등축제 반대를 위한 행사예산을 편성하는 등 서울시에 대한 공세의 수위를 높여 가고 있다.

   개인적으로 진주남강유등축제 및 서울등축제 문제와 관련해 진주시와 서울시의 갈등 상황을 지켜보면서 진주시의 대응 방식에 조금 아쉬운 점을 느낀다.

   무엇보다도, 서울시는 이 문제에 대해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대응하는 반면 진주시는 흥분하여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인상을 준다.

   실제로도 어느 정도 그랬지만, 사실 여부를 떠나서 미디어를 통해 일반 대중에게 전달되는 이미지가 그렇다는 것이다. 아마도 대중이 기억하는 것은 조목조목 그리고 담담하게 서울시의 입장을 전달한 세련되게 편집된 유튜브 영상과, TV 뉴스에 다소 과격한 모습으로 보도되는 진주시민의 규탄집회일 것이다.

   목소리가 크다고 싸움에서 이기는 것은 아니다. 진주시가 일단 이 문제를 이슈화하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피부로 느껴지는 국민 일반의 지지가 지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과 진주시 측 주장의 전달 수단이 효과적이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에 진주문화예술재단이 서울시장과 시의원들을 축제 초혼점등식에 초청한 것과 같은 방법이 오히려 효과적일 것이라고 믿는다.

   진주시의 억울한 마음이야 충분히 이해되지만, 이제 진주시는 이 논란으로부터 한 걸음 물러서서 냉정하게 실리를 챙겨나가야 한다.

   어차피 진주남강유등축제가 특허권과 같이 법적으로 보장되는 독점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서울시가 서울등축제를 완전 중단하는 식의 백기투항도 기대할 수 없다면, 투쟁이 아닌 협상을 통해서 서울시로부터 최대한의 양보를 받아내는 데 주력해야 한다.

   차분한 대응이 요구되는 또 다른 이유는 일반 대중의 눈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지역민이 그토록 오기를 원하는 서울관광객들이 서울시와 서울시장에 대한 진주시의 원색적인 비난을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지나친 규탄 집회나 상경시위로 진주남강유등축제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이 확산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진주시는 진주남강유등축제에 대해 더 큰 자신감을 가져도 좋을 듯하다. 진해군항제가 여의도 윤중로 벚꽃축제를 신경 쓰지 않듯이 진주남강유등축제도 꿋꿋이 제 갈길을 가면 된다.

   사실,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지역민이 아닌 일반 대중의 관심은 어느 것이 원조 축제이고 어느 것이 짝퉁 축제인지가 아니다. 해당 축제가 얼마나 독창적이고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은지, 오가는 교통은 편리한지, 묵을 잠자리는 깨끗한지, 음식은 맛있고 저렴한지에 관심이 있을 뿐이다.

   축제의 독창성과 내용의 충실화에 더욱 집중하고 진주시는 관광수용 태세를 확충해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 들렀을 때 반드시 가보아야만 하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축제, 진주남강유등축제가 되길 기대해 본다.

<위 글은 경남신문 2013년 9월 27일(금)자 23면에서 발췌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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