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신문 특집] 추석이 즐거운 야구선수들
[경남신문 특집] 추석이 즐거운 야구선수들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13.09.17 11: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프로구단 지명받고 “꿈을 향하여…”

 경남대 류현철·박제윤·홍지운 선수, 기아·삼성·NC에 입단

 “이번 추석은 인생 전환점” … 3명 모두 대가족 이루는 게 꿈

   학창시절 이런 친구들이 있었다. 오후 늦게 교실에 나타나 끝 자리에 두어 시간 앉아 있다 사라지는 아이들. 얼굴을 익힐 만하면 새해가 되고 그들은 기억 속에서 재빨리 사라졌다.

   체육특기생. 우리는 그들을 그렇게 불렀다.

   초등학교 때부터 하루 10시간 이상 야구만 한 체육특기생 3명이 있다.

   고집스러운 노력이 올 추석을 앞두고 프로구단 지명이라는 열매로 알알이 영글었다.

   무엇보다 큰 선물을 받은 경남대 야구부 류현철(22)·박제윤(23)·홍지운(22) 선수를 지난 12일 만났다.

   기아 타이거즈로부터 지명받은 류현철 선수는 빠른 발의 소유자로 도루에 능하다.

   올해 대학야구에서 도루 2위를 달리고 있다. 1위와 차이는 2개. 아직 시즌 중이라 호시탐탐 1위를 넘보고 있다. 이종범 선수를 선망하며 자랐다. 류 선수의 본가는 전라도 여수의 아들이 귀한 집이다. 게다가 종손이다.

   “이번 추석이 저에겐 인생의 전환점이에요. 그렇지 않아도 왕자대접 받았는데 올해는 황제대접 받게 생겼어요. 1군에 꼭 들어가서 기아 타이거즈의 11번째 우승을 함께 일구고 싶습니다.”

삼성 라이온즈로부터 지명을 받은 박제윤 선수는 올 추석을 맞는 기분을 ‘로또 맞은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대학 진학 후 크게 실력발휘를 하지 못해 지명을 받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온 탓이다. 박 선수의 장점은 188㎝의 키와 100㎏ 가까운 체중에서 뿜어져 나오는 묵직한 공, 그리고 변화구다. 오승환 선수를 가장 본받고 싶어 한다. 마운드에서 공을 던질 때 감쪽같은 포커페이스 때문이다. 공을 던질 때 표정관리가 가장 어렵다는 박 선수의 꿈은 프로야구사에 ‘잘 던지는 선수’로 남는 것. 올 추석 부모님과 누나들이 있는 인천으로 가는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NC 다이노스로부터 지명받은 홍지운 선수는 4번 타자다.

   4번 타자는 팀내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전북 김제에서 초등학교를 다닐 때 축구를 하다가 우연히 야구 감독에게 공 던지는 모습을 보인 후 야구에 소질을 보인다는 말을 들었다. 손아섭 선수를 가장 좋아한다. 열정적이고 끈질긴 근성에 매료됐고, 자신도 그런 야구인이 되고 싶다. “제 꿈은 마흔까지 1군에 남는 것과 예쁜 아나운서와 결혼하는 거예요. 요새 운동선수들 사이에 아나운서가 배우자감으로 대세랍니다.”

   어릴 때부터 외롭고 냉정한 스포츠의 길을 걸어서일까. 공교롭게도 세 선수의 꿈은 이름난 선수가 되는 것 외에도 전원주택을 지어 대가족을 이룬 따뜻한 가장이 되는 것으로 일치한다.

   다음 시즌 그라운드를 누빌 이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나아가 한국야구를 이끌어갈 큰 나무가 되길 희망한다.

<위 글은 경남신문 2013년 9월 17일(화)자 5면에서 발췌한 기사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