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기고] 송민순 석좌교수
[조선일보 기고] 송민순 석좌교수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13.04.1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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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對北특사 보내선 안돼"

송민순(盧 정부때 외교장관·청와대 안보실장) 민주 前의원 "지금 對北특사 보내선 안돼"

"관계개선 여지 거의 없어… 北에 고개만 숙이는 꼴"
민주당은 "정부, 조건없이 즉각 대화 나서야" 결의안

  민주통합당은 9일 "북한은 개성공단 폐쇄 등 전쟁 위협을 중단하고 박근혜 정부는 조건 없이 즉각 대화에 나서야 한다"면서 5개 항의 남북 관계 정상화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민주당은 결의안에서 △북한은 한반도 정세를 악화시키는 모든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 △박근혜 정부는 대북 특사 파견과 남북 당국 대화를 통해 군사적 긴장 해소와 남북 관계 정상화에 나설 것 △UN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중재자 역할에 적극 나서고 미국도 북한과 대화에 나설 것 등을 주장했다.

  민주당은 한반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는 북한을 비판하면서도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도 "엄중한 상황에서도 남북 대화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있는 데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양비론적 입장을 취한 셈이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을 지낸 송민순 <사진> 전 외교통상부 장관(경남대 석좌교수)은 이날 민주당이 대북 특사를 보내라고 주장한 데 대해 "현 시점에서 대북 특사를 보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안보정책실장과 외교부 장관을 지낸 그는 기자와 인터뷰하며 "지금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북에 특사를 보낸다고 해서 남북 관계가 개선될 여지가 많지 않다"며 "더구나 특사가 다녀온 뒤 관계가 악화될 경우 우리 손에 남은 카드가 없는 최악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과 8일 대북 특사 파견을 공개적으로 촉구한 데 이어 9일 의원총회에서도 "지금이 (대북 특사 파견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송 전 장관은 "설령 특사를 보낸다고 해도 청와대가 밀봉(密封) 봉투 안에 넣을 의제가 마땅치 않다"며 "그런데도 특사를 보낸다는 것은 우리가 (북한에) 숙이고 들어가자는 것밖에 안 된다"고 했다.

  송 전 장관은 앞서 8일 한국핵정책학회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북한은 서울과 수도권을 인질로 잡고, 한국을 통해 미국과 중국을 끌어들이려는 스리 쿠션, 포 쿠션 전략을 쓰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상황을 입체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과 그 참모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북한 핵 문제는 정치적·외교적 역량을 투자해도 얻을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며 "박근혜 정부의 가장 큰 과제는 '어떻게 미국을 끌어들여 외교적 해법을 찾느냐'다"라고 했다.

                 ㅡ 위 글은 조선일보 2013년 4월 10일(수)자 03면에서 발췌한 기사입니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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