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대 청년작가아카데미 1기 권수진 시인 제8회 한국농촌문학상 대상
경남대 청년작가아카데미 1기 권수진 시인 제8회 한국농촌문학상 대상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12.05.0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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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교 청년작가아카데미(원장 정일근 교수) 1기를 수료한 권수진 시인(철학 졸업)이 한국영농신문사가 주최한 제8회 한국농촌문학상에서 영광의 대상을 수상했다.

 

권수진 시인은 시, 시조, 동시, 동화, 소설, 수필 등 전 분야에서 한 작품을 뽑는 대상에 시 <고삐>가 뽑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상 수상과 함께 상금100만원과 부상을 받게 됐다.

 

권수진 시인은 청년작가 아카데미 1기에 재학 중인 2011년 8월 지리산문학제 최치원 신인문학상(계간 <천년의 시작> 신인상 인정) 수상으로 등단하여 미네르바 등 전국 문예지를 통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권수진 시인은 “시인을 꿈꾸던 청년을 시인의 길을 걷게 했고, 그 꿈을 현실로 가능하게 만들어준 청년작가아카데미에 감사 드린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본교 청년작가아카데미는 2010년 5월 1일 개원해 재학생을 대상으로 시창작에 정일근 시인, 소설창작에 전경린 소설가 등 본교 출신 동문 유명문학인들을 교수로 초빙해 ‘문학이 강한 경남대학교’의 옛 명성을 되살리고 있다.

 

권수진 시인의 시상식은 이달 18일 경기도 의왕시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있으며, 수상작은 다음과 같다.

 

 

 

[제8회 한국농촌문학상 대상 수상작]

  

 고 삐

 

권수진

 

 

이 땅에 나약한 짐승으로 태어나서

종신토록 일만하며 살아왔다

순종을 덕목으로 우기는 세상에서

식솔을 거느리는 가장이었으므로

스스로 코청에다 구멍을 뚫었다

주인이 쇠줄을 잡아당길 때마다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안으로 삼켰다

초원을 마음껏 누비는 자유보다

우직한 남편의 길을 걸어갔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자식들

되새김질하며 묵묵히 쟁기를 잡았다

복종을 미덕으로 강요하는 세상에서

고통의 크기만큼 황폐했던 광야는

점차 기름진 땅으로 바뀌어갔다

다만 자상한 아버지이기를 포기했을 뿐

박봉을 쪼개가며 악착같이 살았던

아내의 야윈 손이 거칠어졌을 뿐

무럭무럭 자라나는 어린 자식들에게는

코뚜레에 족쇄를 채우고 싶지 않았다

가끔씩 구멍 뚫린 하늘에서 비가 내리면

아버지도 고삐를 풀고 음머어- 음머어-

목 놓아 울고 싶을 때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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