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라우치문고 중 <기원첩(綺園帖)> 대한민국 보물로 지정
데라우치문고 중 <기원첩(綺園帖)> 대한민국 보물로 지정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10.11.16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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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교가 지난 96년 일본 야마구치현립대학으로부터 반환받아 소장하고 있는 데라우치문고 중에서 유한지 선생의 <기원첩(綺園帖)>이 최근(10월말) 대한민국 보물 1682호로 지정되었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받은 <기원첩>은 우리나라 문화재청이 한국 최고의 문화재로 그 가치를 인정하는 한편, 해외로 유출된 우리 문화재를 환수하는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기원첩>이 포함되어 있는 데라우치문고 전체(98건 135책 1축)는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509호로 지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데라우치문고는 조선시대 유묵들로 구성된 희귀본 컬렉션(rare collection)인데, 여기에는 1,000명이 넘는 조선시대 선비들의 시(詩)‧ 서(書)‧ 화(畵) 작품 1,959점이 수록되어 있다. 특히 편지류는 그 질과 양에서 단연 한국 최고의 문화재로 평가되고 있다.

기원(綺園) 유한지(兪漢芝, 1760~1840) 선생의 <기원첩>은 19세기 전기, 전서와 예서로 이름이 높았던 유한지가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의 <곡강(曲江)>을 비롯해 칠언ㆍ오언ㆍ사언대구 등 8편의 작품을 다양한 예서체로 쓴 서첩이다. 유한지는 예서를 집대성하여 실천한 인물로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눌인(訥人) 조광진(曺匡振)과 더불어 조선후기 예서 3대가로 꼽힌다. 그는 일찍이 금석학의 중요성을 깨달아, 중국 한대의 예서를 수용하되 다양한 비문에 기록된 옛 서법을 모범으로 삼았다.

글씨들은 기년작(記年作)이 아니어서 정확한 작성 시기는 알 수 없지만, 글씨에서는 그의 무르익은 필치를 느끼게 한다. 특히 이 서첩에는 한대의 4대 비(碑)라고 일컬어지는 ‘예기비(禮器碑)’, ‘조전비(曹全碑)’, ‘하승비(夏承碑)’와 ‘장천비(張遷碑)’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서풍을 잘 표현해 금석학에 정통했던 선생의 면모를 잘 보여주고 있다. 한대 예서의 대부분을 섭렵하였음을 보여주는 다양한 필적의 <기원첩>은 현존하는 유한지의 여러 글씨 가운데  단연 최고로 꼽히고 있다.

한편, 본교 박물관(관장 이종흡)은 유한지 선생의 <기원첩>이 보물로, 데라우치문고가 경상남도문화재로 지정된 것을 기념하는 특별전을 오는 17일(수) 오전 11시부터 한마미래관 2층 박물관 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유한지 선생의 <기원첩>을 비롯한 데라우치문고 98건 135책 1축 전체를 전시하며, 우리 지역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고품격의 서예전시인만큼 지역민들이 조선 선비의 짙은 묵향을 느끼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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