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규 총장 미국 우드로 윌슨 센터에서 기조강연
박재규 총장 미국 우드로 윌슨 센터에서 기조강연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08.09.1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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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미국의 북한 안보 보장과 외교관계 수립 시 핵 포기 가능성 높아”
▲ 박재규 총장이 8일 미국 워싱턴 우드로 윌슨 국제학술센터에서 개최된 한반도관련 세미나에 대북전문가로 초청돼 남북관계 및 미북관계에 대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박재규 총장(전 통일부장관)은 9월 8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의 우드로 윌슨 국제학술센터에서 “이명박 정부의 남북관계와 미북관계 전망”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였다.

박 총장은 이 강연에서 한국의 새 정부 출범 이후 대북정책에 대한 평가와 전망 그리고 미북관계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였다.

박 총장은 강연에서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은 남북간 상호 적대와 불신을 해소함으로써 남북관계의 실질적 진전에 기여했다고 평가하며, 이명박 정부는 선(先) 핵폐기론에 기초한 “비핵개방 3000” 노선을 통해 과거 정부의 정책과 차별성을 강조하였으나, 아직 남북관계 발전의 실질적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고 지적하였다.

그러나 박 총장은 “비핵화가 대북 경제지원의 절대적 선결조건은 아니며 경제지원과 비핵화는 동시에 진행될 수 있다”는 이명박 정부의 입장 변화에 주목하였다.

박 총장은 북한이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 정책을 북한 정치체제를 몰락시키고 흡수하려는 계획으로 보고 있으며, 이후 이명박 정부의 입장 변화도 기존 정책을 단순 반복하는 것으로 치부하는 등 새 정부에 대한 깊은 불신을 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이러한 배경을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의 이행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의지를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였다.

북한이 이들 선언에 집착하는 이유는 “양 선언이 최고지도자인 김정일이 직접 서명한 선언이고 아울러 통일과 경제협력에 있어 북한에게 의미 있는 선언”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박 총장은 “최근 북한의 핵 불능화 조치 중단은 부시 행정부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려는 대미압박”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북한은 북핵의 일방적 해제가 아닌, 한반도비핵화의 개념 하에 한국내의 미국 군사기지의 현지 사찰에서부터 미국과의 국교 정상화에 이르기까지, 동시행동의 원칙에 기초한 조치를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지적하였다.

그리고 “북한의 이러한 전략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미간, 한미일간 긴밀한 협력이 요청될 뿐만 아니라, 북한이 자의든 타의든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이를 통해 한국을 봉쇄하려는 통미봉남(通美封南)의 비효율성을 설득하여야 한다고”고 주장했다.

박 총장은 향후 남북관계는 미북관계, 북한 내부 환경, 이명박 정부의 정책 방향이라는 3가지 요소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박 총장은 “우선 올 미국 대선 이후 새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정책이 달라지겠지만, 기본적으로 오바마가 되든, 존 매케인이 되든 핵무장한 북한을 용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현재 김정일은 강경노선의 군부에 대해 큰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의 식량문제가 더 악화된다면 대남 강경책을 완화하는 정책 수정을 배제할 수 없다”며, “북측은 남측의 전향적 태도를 위해서라도 이명박 정부를 비난하는 태도를 지양해야 하지만, 북측의 반응과 상관없이 한국 정부는 국제기구를 통한 인도적 지원과 같은 화해의 제스처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박 총장은 미북관계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김정일은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북한의 안정과 발전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으며, 미국이 북한의 안보를 보장하고, 외교관계가 수립된다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 총장은 미국과 북한이 함께 북핵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고 나아가 관계 정상화를 위해 협력하기를 바란다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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