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규 총장 대만 정부 초청 특별강연 및 대만 총통 접견
박재규 총장 대만 정부 초청 특별강연 및 대만 총통 접견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07.05.1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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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규 총장은 대만정부 초청으로 대만을 방문(4. 29.∼5. 3.)하였다. 첫 방문일정으로 4월 30일 대만건국과기대에서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한·대만협력"이라는 주제로 특별 강연을 가졌고, 그 후 중국문화대학 이사장·총장, 한국대표부 대사, 대북시장, 외무부장관·차관, 대만 총통을 접견하며 최근의 남북관계와 양안관계 및 학술교류 방안 등에 대한 발전적인 대화를 나누었다.

건국과기대의 특별강연 후 50분 이상 질의·응답의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최근 남북한관계'에 대한 질문과 함께 '남북한관계가 양안관계 발전에 어떠한 모델이 될지'에 대한 질문, 베이징올림픽 성화가 대만을 거쳐가는 문제, 한·대만 간 문화교류 방안, 저출산문제 등 다양한 내용에 대한 질의와 명쾌한 답변이 이루어졌다.

특히 우리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천수이벤(陣水扁) 대만총통은 총통부에서 직접 환영만찬을 주최하며 앞선 두 차례의 총통선거와 마찬가지로 "올해 총통선거에서도 경남대 동문이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발언을 하여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올 해 강력한 총통 후보로 나선 현 행정원장 쑤전창(蘇貞昌)도 우리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바 있음을 유의한 대목이다.

다음의 특별연설 내용은 한반도 남북관계 부분은 생략하고, 한국과 대만관계, 양안관계에 대한 내용만을 간추린 것으로, 대만방문 수행 통역을 담당했던 중국학부 김현태 교수가 요약·정리한 것이다.

■ 특별연설문 :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양안관계 및 한ㆍ대만협력

한국과 대만은 분단국가로서 화해·협력을 통한 분단극복 필요성을 공유하고 있다. 분단극복을 통한 통일의 목표는 기다리면 자연히 다가오는 것이 아니다. 내부적 통합과 국제적 협력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은 한반도 및 양안관계의 긴장완화와 협력에서 출발한다.

양안관계는 여러 상이점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와 유사한 점이 많다. 무엇보다 동북아의 잠재적 분쟁지역이란 점에서 닮아있고, 이것이 냉전구조의 산물로 여러 국제관계와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서도 유사하다. 그러나 양안관계는 비정치적 교류 부분에서는 남북한관계보다 훨씬 앞서 있다.

1970년대 말 이후 동서냉전의 완화는 긴장완화로 이어졌고 이로 인하여 양안간에도 화해무드가 자연스럽게 조성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양안간 군사적 대립의 완화와 더불어 경제·사회·문화 분야 교류가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1987년의 장징궈 총통 재임 후 이루어진 대만의 대륙 친척방문 허용정책은 인적교류뿐 아니라 전반적인 양안의 교류, 협력 발전에 중요한 분수령이 됐다. 게다가 1993년에 이루어진 최고위급 회담인 '왕고회담(汪辜會談)'은 본격적인 양안교류의 물꼬를 튼 사건이었다. 이후 양안간에는 인적, 물적 교류가 비약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특히 2005년에는 56년 만에 중국대륙으로의 직항이 이루어져 통행·통상·통신을 금지하는 3불통(不通) 가운데 마지막 남아있던 직접 통행금지마저도 이루어졌다.

그 후 2006년 한 해 동안 대륙으로 여행한 대만사람들의 수는 무려 4백만 명을 초과했고, 대만으로 건너왔다 간 대륙사람도 24만 3천 명에 이른다. 또 대만에서 중국으로 송부된 우편물도 940만 여 건에 이르고, 중국에서 대만으로 보내진 우편 역시 677만여 건에 이른다.

또 197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양안간 경제교류는 매우 활발히 증가하여 2006년 양안 간 교역액은 881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05년 763억 달러에 비해서 15.4% 증가한 셈이다. 지난 해 대만정부의 허가를 받고 중국대륙에 직접 투자한 건수는 총 1천90건에 76억 달러를 상회했다. 분단 후 현재까지 대만이 대륙에 투자한 총액은 1천500억 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물론 양안관계가 이처럼 긍정적인 기류만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륙은 여전히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고, 대만 내에서는 '대만독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섣부른 통일이나, 독립에 대한 주장은 양안관계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양안관계는 앞으로도 교류와 협력을 바탕으로 평화와 안정 속에 지속적으로 발전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양안관계는 경제교역 규모나 인적교류면에서 많은 발전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더 많은 발전으로 상호 신뢰를 쌓아가는 일이 중요하다.

한편 한국과 대만 관계를 살펴보면, 그 역사가 길고 깊은 반면에 위기도 있었다. 양국은 1948년에 첫 외교관계 수립 후 1992년에 그 관계가 단절되었다가 1993년에 비공식관계로 설정,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런 비공식관계의 설정에도 불구하고 양국 간의 인적·물적 교류와 사회·문화 방면에서의 교류와 협력은 활발하게 지속되고 있다.

2006년 대만의 대외교역액은 4천267억 달러이고 1인당 국민소득은 1만6,000달러를 초과하고 있다. 이 해 한국과 대만간 교역액은 223억 달러로서 대만은 한국의 5대 교역상대국이다. 그리고 현재 대만에는 3천여 명의 한국교민이 거주하고 있고, 점점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양국 간 관광객 수의 증가는 눈부시다. 1993년 한국과 대만의 상대국 여행자 수는 각기 9만여 명, 14만여 명이었으나 2006년에 들어와서는 이 수치가 18만여 명, 34만여 명으로 증가하였다. 특히 2004년 비행기 복항을 전후한 3년간은 연평균 38%의 급성장을 이루었다. 그간 문화교류도 활발히 이루어져서 현재까지 대만에서 방영된 한국 드라마는 250여 편을 넘어선다.

그러나 이 같은 실질적인 한국과 대만간의 교류 협력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더 나은 관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양국 간에 풀어야 할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현안 해결의 열쇠는 대만 국민들의 한국에 대한 소원한 감정을 풀어주는 일이다. 대만 국민들은 1992년 한·중 수교에 의한 갑작스런 한·대만간의 국교단절로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미국과 일본, 그리고 유럽의 국가들이 대만과의 국교단절을 전후하여 대만정부와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한 것에 비추어 한국은 그렇지 못했다. 반성해 볼 여지가 있는 대목이다. 지난 15년 간 민간차원의 교류활성화로 대만 국민들의 섭섭함이 많이 해소되긴 했으나 아직 단교 이전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민간차원이든 정부의 비공식차원이든 한국의 더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21세기는 동아시아시대이다. 대만과 한국이 전통적인 우호관계와 자유민주주의 가치의 공유를 바탕으로 양국의 협력이 더 활성화 되도록 정부·민간이 노력 의지를 보여야 한다. 그렇게 되면 한국과 대만은 21세기 동아시아시대의 주역으로서 튼튼한 동반자가 될 것임을 확신하는 바이다.

<요약·정리 : 중국학부 김현태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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