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재 실장(법정대) 시 5편 문예운동 여름호에 추천돼
이동재 실장(법정대) 시 5편 문예운동 여름호에 추천돼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06.06.13 17: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연의 은밀함과 숨긴 소리를 사람들에게 전달하며 살고 싶고파"
이동재 실장(법정대학 교학지원실)이 지난 6월 1일 발행된 '문예운동 2006 여름호(통권 90호)'에 시 <입춘대길>외 4편이 신인 작품으로 추천되었다.

[시 추천의 말]

이동재의 <입춘대길> 외 4편을 추천한다. 창원에 거주하는 하길남(수필가)의 소개로 추천하는 이동재는 그동안 많은 작품을 해왔다고 들었다. 그가 살고 있는 鄕里(향리)에서는 또 발표도 했고 열심히 모임에 참석하는 사람이라고도 한다. 추천의 관문을 통하는 작품을 읽으면서 그 말이 사실임을 확인하게 되었다. 시가 간결하고 표현에 동원된 낱말이 모두 적절하다. 군더더기가 판치는 요즘, 이만한 솜씨를 가진 시인을 만나기도 어렵다는 생각으로 추천하다. 활발한 활동을 기대한다.<추천인 : 박곤걸·이수화·성기조>

[당선소감]

한참을 에돌아 왔습니다. 더러는 멀리 돌아가는 길이 더 좋을 때도 있었습니다. 첫 내디딤 조심스럽기도 하고, 설레기도 합니다. 어린 아이의 맑은 눈으로 세상을 보고자 했습니다. 앞으로는 맑은 마음으로 잎이 돋는 소리, 꽃잎이 지는 소리, 구름이 가는 소리, 그런 소리들만 듣고자 합니다.

우리 학교에 언덕으로 쭉 연결되는 좋은 오솔길이 있습니다. 그 길에는 봄이면 개나리와 벚꽃, 영산홍이 아름답게 피어납니다. 그 오솔길에 별난 벚나무가 한 그루 있습니다. 개나리가 한창일 무렵 이 벚나무는 아직 한잠을 자고 있는데, 학생들이 붙인 별명이 우습기도 하고 재미있습니다.

"자기가 개나리인 줄 아나봐"
"왕따 벚나무"
"미친 벚나무"

내가 붙인 별명은 "촐랑 벚나무"입니다. 혹 제 자신이 촐랑거리는 짓을 하지 않나 생각도 해 봅니다. 비워라, 비우자. 그러나 봄 되면 씨뿌려 거두어들일 꿈을 꿉니다. 욕심인가요.

내 나름의 '시인'에 대한 소박한 바람은 자연의 그 은밀함이나 숨긴 소리들을 보고 들어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매개자로 살고자 함입니다. 이 일은 단순한 이야기만으로 써서는 아닐 터이니 나름의 이미지 포착으로 읽어 갈까 합니다.

뽑아주신 심사위원님 감사합니다. 남이 가지 않은 길을 즐겁게, 그러나 열심히 걸어보겠습니다.

[신인 추천작품 '시']

立春大吉(입춘대길)

동백 한 송이 설날 아침에 방긋하더니
엿새 째 오늘 아침 뚝 떨어진다
꽃이 붉다
꽃의 경계에서
흰 눈썹의 갓 쓴 노인 토담 너머로 지나가고
볕바른 대청마루 졸고 있던 마음
일어선다
잎이 푸르다.

종소리

조그마한 암자의
툇마루
앉은뱅이 종
나비 한 마리
종을 친다
홀로
마당 귀에 앉아
훔쳐 듣다
잠시 구름도 멈추어 준 걸 보고 마네.

내가 너에게 닿지 못함은

내가 너에게 닿지 못함은
내가 너에게 닿고자 하는
가슴앓이 때문일 게다 맞제.

어떤 입맞춤

앞산이 저수지에 빠졌다
뒷산이 놀라
도토리 한 톨
꼴 깍.

雨水(우수)

가재가 이사를 합니다
버들강아지 먼 길 떠나고
백발의 어부 갈대밭을 지나갑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