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2002
AGAIN 2002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06.04.06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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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하나로 뭉쳐 봅시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의 그 뜨거웠던 응원과 승리의 기쁨을 함께 나누던 환희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축구를 좋아했던 사람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모두가 축구로 하나가 되었고 같이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그것은 월드컵 그 당시만의 이야기였던 것 같다. 이후의 내가 느낀 분위기는 그랬다.

월드컵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느 날의 경기였다. 그 때도 월드컵 때처럼 큰 TV가 있는 곳에서 여러 사람이 모여서 경기를 관람하고 나왔다. 이겼던 것 같다. 그 흥에 겨운 상황에서 길거리 응원을 시작했었다. 2002 월드컵 때처럼 말이다.

하지만 상상을 벗어난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잠시 주춤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기로 하고 진행하다 싱겁게 끝내게 된 적이 있었다. 2002년 여름에만 해도 길거리에서 어느 한사람이 "대∼한민국"하고 외치면 모두가 손뼉을 치며 따라할 정도였는데 말이다. 온 국민이 붉은악마라고 느꼈는데 그 때 그 때 다른가 보다.

우리나라 사람은 분위기나 어떤 감정의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이것이 좋게 작용한 경우가 12번째 선수라 불리는 붉은악마로 인해 국민이 하나 되는 특별한 일을 벌여준 것이다.

2002년 월드컵 때 우리학교 대운동장에서 응원전이 펼쳐졌던 것을 사진으로 봤다. 정말 많은 시민들이 같이 했던 것 같았다. 이제 월드컵이 2개월 정도 남은 상황에서 2002 월드컵의 함성을 다시 한번 학우들과 느끼고 싶다고 문화공략을 내세웠던 총학생회의 부총학생회장을 만나 인터뷰해 보았다. 한·일 월드컵 때와는 달리 경기를 중계하는 시간이 거의 새벽시간대이기 때문에 아직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못해서 정확하게 정해진 계획은 없다. 지난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경기가 있었을 때도 학우들과 함께 응원전을 펼쳤으면 했지만 일요일이어서 시행하지 못했다.

일단 계획은 새벽시간과 시험이라는 제약 때문에 낮에는 시험 공부를, 새벽에는 우리 선수들과 함께 할 12번째 선수가 되어 월드컵 응원전을 펼쳐볼 계획을 하고 있다.

이제 또 특별한 일 두 번째가 12번째 선수들과 함께 하려 하고 있다. 바로 꼭지점댄스라고 하는 춤이다.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영화배우 김수로가 보여준 이 댄스가 유행어가 번지듯이 순식간에 퍼지더니 약간 엉뚱한 듯하지만 2006년 독일 월드컵 응원으로 쓰일 것이라고 한다.

꼭지점댄스가 월드컵 분위기를 살려준 것인지 월드컵이 꼭지점댄스를 살려준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느 한쪽도 다른 쪽을 생각하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은 식은 듯한 축구에 대한 열정과 모두가 하나 되었던 그 때를 다시 살려줄 비장의 무기일지도 모른다. 아니 2002 월드컵 때 붉은악마들의 함성보다도 꼭지점댄스가 지금 사람들에게 더 빨리 파고들고 있다고 본다. 군대에서도 교도소 경비대도 심지어는 어느 여중에서는 체육실기시험으로 꼭지점댄스를 선택했다고 한다. 단체생활을 하는 곳에서 특히나 많이 응용되고 있는 것 같다. 따라 하기 쉽고 많은 사람이 함께 할 수 있으며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 아마도 가장 큰 이유라고 보아진다. 우리 세대에 생겨난 신조어같은 춤이 아니라서 어른들도 보면 아신다. 꼭지점댄스가 세대간의 차이를 연결시켜 줄 수 있는 기회가 될 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에게는 이런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공감할 수 있고 같이 할 수 있는 것. 그렇게 이상적이라고 할 수는 없더라도 말이다. 금모으기운동으로 하나 되었던 날, 모두가 붉은악마가 되어 눈물로 응원했던 날 그리고 이제는 꼭지점댄스가 우리를 하나로 묶어줄 지도 모른다.

요즘은 뭐 하나 사람들을 불러 모을 기회만 생기면 상업성의 그물망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버린 것 같다. 그렇지만 설령 상업성에 벌써 물들어버린 것이 되었을지라도 하나가 된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 기업들이 장사를 위해 돈을 쓰고 홍보를 하지만 우리가 순수한 마음을 잃지만 않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냥 우리는 즐기면 된다고 본다. 즐길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2개월 정도 남은 월드컵 이야기보다는 꼭지점댄스를 응원할 때 한다더라 하는 이야기들로 가득한 것 같다.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조금 꼭지점댄스로 옮겨간 듯해서 섭섭한 마음이 들 수도 있지만 오랜만의 하나되는 환희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붉은악마 이후 세계인들에게 또 다른 놀라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경남대학보사 하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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