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성 교수(자연과학) 정년 퇴임 소감
양정성 교수(자연과학) 정년 퇴임 소감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06.03.06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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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 평생을 오직 교단에서만 세월을 보냈다. 그것도 자그만치 41년 간의 세월이다. 내가 대학을 졸업하던 해가 1965년이었으니 이 해 3월 1일부터 교단생활을 시작하여 이제 2006년 2월 28일 정년을 하게 되었으니 참으로 긴 세월인 것 같다.

돌이켜보면 지난 세월이 꿈만 같이 빠르게 지나간 것 같고 또 이 장구한 세월 속에 교육 인생을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생각해 보면 후회되는 점도 많은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경남대학에 부임한 것은 1979년 3월 1일이었으니 만 27년간을 봉직하고 학교를 떠나게 되었다. 그 때의 우리대학은 종합대학도 아니었고, 교직원 수도 적었고 캠퍼스의 규모도 지금과는 아주 열악한 상태이었다. 그러나 이 시절 교수와 학생들 간의 정도 많았고 또 학생들의 향학열 또한 지금보다도 훨씬 컸었다. 특히 많은 이부 학생들이 창원 및 마산 자유수출공단에 근무하면서 낮의 피곤도 잊은 채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수업을 받는 태도는 정말 감탄스러웠다. 우리 학교는 지금 양적으로 질적으로 괄목할 만큼 크게 성장 발전하였다. 그러나 학생들 개개인을 20여 년 전의 학생과 비교하면 지금의 학생들이 떨어지는 것 같다.

내가 27년간을 학교에 있으면서 특별한 운동을 하지 않았어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나의 연구실이 제1자연관 5층에 있어 하루에도 수십 번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한 덕분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또 자주 싱싱한 회를 먹은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오랫 동안 교수테니스회와 교수산악회에서 활동한 것이 내 건강에 크게 영향을 입었을 것으로 확신한다. 그리고 아름다운 추억으로는 교수산악회에서의 부부동반 해외 여행을 들 수 있다. 그리고 나는 본시 여행을 즐기는 편이라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하여 미국, 카나다, 러시아, 중국, 일본, 멕시코, 인도 등의 여행을 다녀보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것이 좋은 추억이 될 상 싶다.

내가 속해 있었던 화학과는 1977년에 설치되어 오다가 20년이 지난 98년도에 대학구조 조정으로 인하여 공대 화학공학과와 통합하여 있다가 또 몇 년이 지나서 다시 자연대학으로 돌아와 생물학과와 통합하여 생명화학부로 있다가 최근에는 생명화학부에 물리학과를 합쳐 자연과학부로 변하였다. 그 후 학생들의 입학 지원율이 떨어져 급기야는 폐과가 되었으니 이 점이 나는 매우 섭섭하게 생각한다. 학교당국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부득이한 조치일 수도 있으나 먼 장래의 안목으로 본다면 적어도 대학교육의 중요한 한 축을 이루고 있는 기초과학 학과를 전부 폐과시킨 것은 못내 섭섭함을 금할 길이 없다. 언젠가는 반드시 다시 신설되어야 하고 그런 날이 꼭 오리라 확신한다.

나는 27년간 같은 학교, 같은 집, 같은 성당만 다니고 살았다. 또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서울 그리고 마산에서 살았으니 한반도의 남한 땅 북부, 중부, 남부를 고루 살아본 셈이 되며, 또 농촌, 어촌, 대도시를 고루 살아본 셈이 되니 이 또한 하느님께 감사하며 이제 비록 학교를 떠나지만 제2의 인생을 아름답게 살기 위하여 더 많은 봉사활동을 하면서 여생을 보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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