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우리말 어디로 갔나요?
순우리말 어디로 갔나요?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06.02.2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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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이 우리말인가요?
아름답고 정감 있는 우리말의 자취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은 한글인데 우리는 그런 우리말을 쓰지 않고 외래어를 마치 원래부터 있었던 말처럼 쓰고 있다. 중국 같은 경우는 외국어를 자신들의 언어로 바꾸어 쓴다고 한다. 뜻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대한 외국어 발음에 가깝게 한자를 조합해서 만든다고 한다. 한자의 음만을 가져오기 때문에 뜻은 없다. 하지만 외국어를 그대로 사용하려고 하기보다 자신들의 언어로 바꾸어 보려는 것만큼은 좋은 뜻인 것 같다. 자신들에 맞게 바꾼다는 것이 말이다. 우리말. 정말 우리 민족의 정서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색을 나타내는 단어를 보면 정말이지 놀라울 따름이다. 노란색을 '노랗다', '노르스름하다', '누렇다', '누르스름하다', '노리끼리하다'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해 낸다. 이것은 우리 민족의 정서로만 이해할 수 있는 색들이 아닌가 싶다.

그런 우리말 중에서도 한자의 뜻으로 해석되는 것이 아닌 순우리말, 우리 민족의 정서로 생겨난 순우리말이 지금은 어른들의 세대에서만 쓰이고 젊은 세대에서는 그저 어색한 단어, 들어보지 못한 말이 되었다. 그 대신 통신 용어를 비롯한 신조어들이 마구 늘어나고 있다. 처음에는 말을 줄여 쓰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는 그 뜻을 알 수 없을 정도의 신조어들이 탄생하고 있다. 한자어와 영어를 섞어 만든 단어도 있어 이해하기 힘들 정도다. 우리말에 익숙한 어른들은 신세대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이다.

국어교육과 김형철 교수를 만나 우리말 사용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다. 김형철 교수는 순우리말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이유를 외래어의 사용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들었다. 현대는 경쟁사회이기 때문에 세계화 시대에 빠르게 발맞추어 나가기 위해서는 쉽고 빠르게 잘 전달될 수 있는 의사소통이 필요하고 어려운 우리말보다는 의사소통이 잘 될 수 있는 외래어 사용을 많이 하게 되었다. 그것이 자신의 권리를 보호하고 정보를 독점할 수 있는 하나의 방식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FIT, IT 같은 사업들로 인해 외래어 사용이 더욱 증가되고 있다. 이렇다보니 대화를 하면 외국어 단어 하나쯤은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우리말 단어보다 외래어, 외국어가 더 빨리 생각날 때가 많다. 세계적으로는 우리말이 과학적이고 가장 이상적인 언어라고 찬사하는데 우리는 왜 그런 것을 모른 체 점점 사라지게 만들고 있는 것일까?

이런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해 줄 TV 프로그램이 생겨났다. 우리말을 맞추는 퀴즈 프로그램 같은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 우리말을 살리기 위해서는 조금 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퀴즈 프로그램을 보는 사람이 아직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즐기기 위한 오락 프로그램이 인기가 많기 때문이다. 오락프로그램에서는 단순히 오락만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말의 사용에 있어 좀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오락프로그램을 보는 사람의 대부분이 젊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우리말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은 젊은 세대들에게 우리말 교육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순우리말 같은 경우에는 교과서에도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배울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여러 가지 문제가 동시에 발생하다 보니 생긴 새로운 문제가 어른 세대와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TV와 인터넷은 요즘 사회의 새로운 교육자라고 할 수 있다. 우리말 교육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TV와 인터넷은 우리들의 언어 사용을 가르치는 세 번째 선생님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TV 같은 경우 오락프로에서 잘못된 언어사용이 많고 인터넷에서는 은어와 통신용어가 남발되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이들은 그런 것들을 당연히 여기고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물론 유치원을 다니는 아이들도 영어공부를 시킨다고 한다. 국제화 시대라 영어가 필요하다고는 하지만 국어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남의 나라 말을 배운다는 것이 부끄럽다. FTA협정 때문에 우리나라의 농산물, 영화를 지키기 위한 시위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지켜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왜 우리말은 사라지도록 방치하는 것인가? 김형철 교수는 우리말을 살리기 위해서는 나라의 지원도 필요하겠지만 우리 국민들의 적극적인 지지가 필요하며 국민들이 우리말을 많이 사용하고, 우리말을 많이 사랑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제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소중한 것들, 신경쓰지 못한 것들을 지키고 아껴야 할 때인 것 같다.

<경남대학보사 하현영 기자>

*********순*********

·개맹이 : 똘똘한 기운이나 정신.
·곰비임비 : 물건이 거듭 쌓이거나 일이 겹치는 모양.
·느껍다 : 어떤 느낌이 생긴다.
·능 : 넉넉하게 잡은 여유.
·다따가 : 갑자기. 별안간.
·달랑쇠 : 침착하지 못하고 몹시 까부는 사람.
·마디다 : 쓰는 물건이 잘 닳거나 없어지지 아니하다.(반 : 헤프다)
·몽니 : 심술궂게 욕심 부리는 성질.
·버력 : 하늘이나 신령이 사람의 죄악을 징계하느라고 내리는 벌.
·뻑뻑이 : 틀림없이.
·심사미 : 세 갈래로 갈라진 곳.
·시먹다 : 나이어린 사람이 주제넘고 건방지다.
·알짬 : 여럿 중 가장 중요한 내용.
·용춤 : 남이 추어 울리는 바람에 좋아서 하라는 대로 행동을 하는 짓.
·주니 : 몹시 지루하여 느끼는 실증.
·짜발량이 : 찌그러져 못쓰게 된 물건.
·짜장 : 정말로. 과연.
·투미하다 : 어리석고 둔하다.
·트레바리 : 이유 없이 남의 말에 반대하기를 좋아하는 성격.
&#8228;헤살 : 짓궂게 훼방하는 짓.
&#8228;흥글방망이놀다 : 남의 일이 잘 되지 못하게 훼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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