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동계 해외봉사활동 체험수기 - 필리핀
2005 동계 해외봉사활동 체험수기 - 필리핀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06.02.2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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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학교 홈페이지에 있는 해외봉사단 모집 공고를 우연히 보게 되었고 신청하면서 나와 필리핀 봉사활동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나름대로 관심이 있었기에 신청하게 되었고, 학교 대표 2명이라는 적은 인원을 뽑기에 기대는 하지 않았으나 얼마 후 필리핀 가나안으로 합격이 되었다는 통보를 받고 무척 기뻤었다. 우리나라가 아닌 해외에서 내가 봉사활동을 한다는 것이 마냥 좋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내가 학교 대표로 다른 대학교 학생들 안에서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도 많이 되었다.

짧은 대기 시간을 가지고 나는 태권도팀으로 태권도 교육의 막중한 임무를 가지고 필리핀 행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 필리핀에 처음 도착했을 때, 불과 몇 시간의 겨울 기온을 느끼던 내가 필리핀의 더운 날씨에 답답함은 있었지만, 모든 풍경들이 나에게 눈을 떼지 않을 수 없었던 것 같다. 우리는 바타안지역에 있는 가나안 농군학교의 숙소로 짐을 내렸고, 못다한 태권도 준비와 오프닝 세레모니를 위해 모두들 마지막 연습을 하느라 분주하였다. 연습시간이 부족했던 터라 우리 태권도 팀은 다른 팀보다 고생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우리가 봉사하는 곳은 올드 산호세 초등학교였는데, 우리나라의 분교 같은 느낌의 작고 아담한 학교였다.

2주 간의 봉사활동은 오전·오후로 나뉘어져 오전에는 교육봉사를 하였고 오후엔 노력봉사를 하였다. 교육팀으로는 내가 속한 태권도팀과 그 외 사물놀이팀, 유아교육팀, 컴퓨터교육팀이 있었고 오후에는 다같이 노력봉사를 하는데, 학교의 허술한 곳 보수와 지붕과 학교 벽, 창문 페인트칠의 임무가 주어졌다. 처음 우리 태권도 교육팀은 사전에 열심히 준비한 결과 차질없이 진행했고 태권도의 기본동작과 품세, 나아가 태권무까지 가르쳤다. 특히 사물놀이팀과 우리 태권도팀은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전달한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었으며 내가 한국인으로서 멀리 필리핀까지 와서 다른 나라 아이들에게 우리의 문화를 가르쳐 준다는 것이 뿌듯하기만 했다. 태권도 교육은 구령부터 한국어로 가르쳐주고, "안녕하세요"를 시작으로 "감사합니다"로 수업을 마무리했다. 처음에는 어색했던 아이들도 나중에는 우리나라 아이들처럼 친숙한 느낌이 들었다. 봉사활동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노력봉사는 점심 후 시작되었고, 학교의 지붕부터 외벽까지 페인트칠을 했는데, 더운 날씨로 힘든 점은 있었지만 빛나는 푸른 지붕과 하얀 외벽이 우리의 노력을 눈으로 확인시켜 주어 정말 뿌듯했다.

우리 프로그램 중에 필리핀 현지인의 홈스테이도 있었고 지역대학의 문화 탐방도 있었다. 홈스테이를 통해 필리핀의 생활문화를 알 수 있었고 그들의 식습관과 음식을 체험할 수도 있었으며 그들과 부족한 시간이나마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처음에는 친해졌던 각 단원들과 떨어져서 생활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그들과 숙식을 같이 하면서 금세 친해질 수 있었다. 우리나라보다는 시설, 환경, 자원이 부족한 점이 있었지만, 우리를 귀한 손님으로 대접하는 것을 크게 느낄 수 있었다. 필리핀 사람들은 '한국을 많이 동경하고 가고 싶은 나라'라며 이야기를 했다. 대학 문화 탐방에서도 우리가 오프닝 세레모니에서 준비했던 것을 그대로 보여 주어 우리의 멋을 대학생들에게 알렸으며 또한 그들이 준비한 무용과 춤을 볼 수 있었다. 대학문화탐방에서는 학생과의 일대 일로 학교를 돌아다니며 학교 소개도 받고 학생과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다. 몇 시간 동안이었지만 사진도 찍고 한국이야기, 필리핀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2주라는 시간, 어떻게 생각하면 길 수도 있는데 나에겐 무척 짧은 시간이었으며 1주라도 봉사활동을 더하면서 아이들의 사랑을 갚고 돌아오지 못 했던 게 아쉽기만 하다. 아침마다 나에게 빠짐없이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미소를 보내던 아이의 모습, 별 말없이 작은 선물과 함께 소박한 편지를 건내던 아이, 모두 내 머릿 속에 오랜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헤어지던 날 아이들의 우는 모습에 참 마음이 아팠다. 그 모습에 나의 눈도 촉촉이 젖었다. 그건 마음과 마음으로 만났기 때문이 아닐까?

봉사는 우리가 하는 게 아니란 걸 배웠다. 도리어 우리가 배우는 과정이고 나만 생각하는 좁은 마음을 벗고 서로를 돌아 볼 수 있는 여유를 깨닫게 하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란 걸 깨닫고 돌아왔다. 봉사활동을 대학교 와서 처음으로 멀리 더운 나라 필리핀에서 했지만 대가 없이 누구에게 사랑을 주고 또한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김창주(전자전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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