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콜 2005%! 지금 우리의 술문화
알콜 2005%! 지금 우리의 술문화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05.10.1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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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우리나라는 알콜에 대한 문제가 선진국에 비해 덜 심각한 것으로 잘못 알려져 왔다. 그러나 국민들의 술 소비량이나 음주형태, 술과 관련된 사회적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심각한 것으로 추측되었으며, 1980년대 중반에 실시한 역학조사결과 그 사실이 입증되었다. 우리나라 사람의 알콜 중독에 대한 평생 유병율은 약 10%나 된다. 즉 10명중 한 명은 평생동안 알콜 중독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얼마 전 한국 대학생의 70%가 알콜 중독의 위험이 있다는 뉴스가 있었다. 알콜 중독이라는 것이 먼 이야기인줄만 알았는데 우리도 가능성은 가지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과연 우리 학교 학생들은 어떨지 설문조사를 통해 알아보았다.

학우들 대부분은 '과모임이나 동아리 모임 혹은 친구들을 만날 때 술자리를 갖는다'고 대답했다. '술자리가 대인 관계에 꼭 필요한가?' 라는 물음에 여학우들은 '아니다'라는 대답이 59%, 남학우들은 '그렇다'는 대답이 64%로 약간은 반대되는 대답이었다. 술자리의 횟수는 여학생이 한 달 평균 1∼2회가 보통이었고, 남학우들은 1∼30회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었다. 술자리에서 평균적으로 마시는 술의 양은 여학우들은 '한두 잔 마신다'가 39%, 남학우들은 '약간 취할 때까지 마신다'가 59%로 나왔다. 주량은 남녀학우 모두 다양하게 나왔는데 대부분의 학우들이 1병 이상은 마시는 것으로 나왔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술을 너무 많이 마신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들어보지 못했다'는 대답이 더 많았지만 여학우중에 27%, 남학우중에 40%가 '들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술을 마시고 난 다음날에 술을 마신 날을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 있냐'는 질문에는 여학우 대부분은 '없다'고 했지만 그 중 16명은 '가끔 그렇다'고 대답했다. 남학우들도 대부분 '그런 적은 없었다'고 했지만 10명이 있다고 대답해 약간은 걱정스러운 면이 있다.

마산알콜센터장인 정치영 씨를 만나 알콜 중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알콜 중독자들 중에는 젊은 사람도 많다고 한다. 술의 양과 마시는 횟수는 거의 상관이 없다. 알콜 중독의 기준이 되는 것은 술로 인해서 평상시 활동에 지장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가끔 지장이 있는 것이라면 상관이 없지만 지속적으로 그렇다면 의심해 보아야 한다. 알콜 중독의 증상 중에는 우리에게 흔히 나타날 수 있는 것들도 있었다. '알콜에 대한 내성이 커진다'와 '기억상실(필름이 끊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다. 꼭 알콜 중독이 아니라도 술로 인한 병이 생길 수 있다.

알콜 중독에는 가족력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집안에 알콜 중독인 사람이 있거나 이것으로 인해 사망한 사람이 있다면 자신의 중독 가능성과도 상관이 있는 것이다. 심리적인 문제(우울증, 자기비하, 미래에 대한 걱정 등)도 이것과 관련이 높은 편이다. 자신에 확신이 있고 자신감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콜 중독은 거의 없는 편이다.

우리나라의 알콜 중독 문제는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알콜 중독 환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최근 국가 인권위원회에서 정신병원에서의 환자들 인권을 중요시하면서 환자들을 다루기도 힘들어졌다. 입원치료를 하더라도 전화와 면회를 통제하지 못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치료가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알콜 중독 환자들은 술이 깨면 자신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자신은 주량 조절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퇴원을 요구하게 되는데 전화로 보호자에게 퇴원을 시켜달라고 닦달을 해서 할 수 없이 퇴원을 많이 시키는 편이다. 치료를 받고 있을 때는 이미 많이 망가진 상태일 것이다.

알콜 중독 환자에 대한 현황 파악이 아직은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마산 알콜 상담 센터'도 최근에 생긴 것이다. 이것이 생긴 궁극적인 목적이 현황파악이라고 보면 된다.

"사람들이 담배를 끊어야겠다는 생각은 많이 하면서 술에 대해서는 좀 관대한 것 같다"는 말에 정씨는 "담배는 병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고 술이라는 것은 조절만 잘 한다면 좋기도 하고 그렇지 못하다면 병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음주문화이다. 남자들은 당연히 술을 잘 마셔야 한다고 생각하고 대인관계에 꼭 필요하고 사회생활을 잘 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술을 못 마시면 남자도 아니라는 생각도 있다.

기억이 안 날 정도로 계속해서 술을 많이 마신다면 술의 독성으로 순간 뇌는 치명타를 입을 것이다. 뇌의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라는 부위에 반복적으로 치명타를 입히게 되면 기억에 문제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필름이 끊길 정도로 술을 마신다고 하는데 보통 가끔 그렇기 때문에 조절이 가능하다. 하지만 계속된다면 심각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나이든 사람들에게는 술을 마실 때 치매 예방 문제로 안주를 꼭 같이 먹으라고 말할 것이다. 술은 칼로리는 높은 반면 영양가는 없는 식품이다.

알콜 중독 환자들은 영양 섭취가 안돼서 치매가 많이 오는 편이다. 젊었을 때부터 안주만 조금 더 먹었어도 치매 예방이 가능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는 이미 술에 많이 찌들어 있다. 대학생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이제 우리의 음주 문화를 바꾸어달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학문화를 보면 대부분이 술 문화이다. 폭탄주 같은 것들도 이제는 없어져야 할 것이 아닌가 싶다.

<경남대학보사 하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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