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마음으로 주변을 돌아보자
고마운 마음으로 주변을 돌아보자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05.09.16 16: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천 만의 사람들이 고향을 찾아 나서는 한가위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무더운 여름을 이겨낸 가벼운 걸음으로 모두 고향으로 발길을 옮기게 된다. 평소보다 더 막히는 길도 느긋한 인내심을 발휘할 수 있고, 떠오르는 얼굴과 그리운 광경에 마음까지 설레기도 할 것이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사라져 버리거나 잊혀진 것들에 견주면 한가위는 신라 때부터 오늘날까지 오랜 기간 명절로서의 위상을 당당하게 지켜 온 셈이다.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바뀌는 등 현실적 기반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가위는 풍성한 수확에 바탕을 두고 고마움과 그리움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명절이 된 것이다. 한가위를 맞아 우리들도 마음의 자세를 가다듬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우선 누렇게 익어 가는 가을 들판의 풍성함에 고마운 마음을 지닐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이 모든 일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시대가 되었지만, 자연이 우리에게 베푼 혜택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것이기에 마음속으로 겸손해 할 줄 알고 자신을 낮추는 자세를 배워야 한다. 또 가을 들판의 풍성함을 마련하느라 봄부터 여름을 거쳐 가을까지 땀방울을 아끼지 않고 고향을 지키면서 고생하신 분들에게 마음에서 우러나는 박수를 보내도록 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가을의 풍성한 수확과 한가위의 즐거운 자리에서 가족과 친지들이 밝게 이야기하는 동안에도 그러한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돌아볼 줄 아는 따뜻한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바쁜 일과 때문에 또는 개인적인 어려움 때문에 한가위가 오히려 더 힘들게 느껴질 지도 모르는 주변 사람들을 우리의 가족과 같이 생각하면서 그들의 힘겨운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아량을 베풀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가위를 계기로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도 의의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차례를 지내거나 성묘를 하면서 자기 자신이 어떤 존재인가 한 번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고, 이와 함께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도 깊이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랜 세월을 두고 연면히 이어지면서 대표적인 명절로 자리를 잡은 한가위가 우리 민족의 소중한 문화임을 환기하면, 이러한 명절을 계기로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문화의 방향을 설정하는 일이 매우 유익할 수 있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