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문학과 하이퍼텍스트문학
통신문학과 하이퍼텍스트문학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04.05.19 14:49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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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문학의 양양한 전도는 불문가지 사실
인터넷같은 통신망에서 소통되는 문학을 우리는 통신문학이라 부른다. 흔히 통신문학을 사이버문학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그것은 잘못된 용법이다. 문학이 통신망에서 소통된 후 사이버란 수식어를 문학에 갖다 붙인 예는 사이보그들의 삶을 그린 윌리엄 깁슨의 소설 ‘뉴로맨서(1984)’를 ‘사이버(펑크)소설’이라 부른 것이 처음이었다. 따라서 사이버문학이란 사이버(펑크) 계열의 문학을 가리키는 용어로 한정될 수밖에 없다. 통신문학의 중요한 장르 중 하나가 SF인데 사이버(펑크)소설은 그 SF에 속한다. 요즘은 통신문학과 하이퍼텍스트문학이란 용어를 많이 혼용한다. 그것은 작금에 인터넷에서 생산되는 텍스트는 모두 하이퍼텍스트인 탓이다. 하이퍼텍스트는 음악이나 그림 등과 결합해 하이퍼미디어가 된다. 하이퍼미디어에선 문학과 다른 장르의 예술은 경계가 불분명해진다. 하이퍼란 수식어를 문학에 갖다 붙이려 해도 하이퍼텍스트문학이 고작인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연구대상에 관한 용어의 정립은 매우 엄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이버문학이란 용어처럼 엉뚱한 대상을 붙들고 헛일하는 꼴이 되고 만다.

통신문학은 통신망에 연결된 개인용 컴퓨터(PC)가 글쓰기 수단이 됨으로써 가능해졌다. 통신문학으로 인해 생긴 가장 괄목할만한 변화는 작가와 독자의 구분이 없어졌다는 점이다. 이제 누구나 자신의 글을 남에게 소통시킬 수 있다. 또한 내용의 전달과 그에 대한 반응도 즉각(real time)이루어진다. 작품은 끊임없이 수정이 가능한 미완의 상태로 존재한다. 독자의 호응이 컸던 작품은 인쇄물이나 영화로 완성되기도 한다. 통신망은 수많은 사람의 문학적 상상력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상호작용(interaction)의 공간, 디지털 컨텐츠 화 된 문학 정보가 교환되는 정보문학(informative literature)의 공간이 된다. 이것은 누구나 과거의 명작이나 인터넷상의 남의 글을 베껴 자신의 글로 바꿔치기 쉽게 해준다. 그래서 혼성모방(pastiche)작품이 많아지고, 작품들의 상호텍스트성(intertextuality)도 높아진다. 글쓰기 할 때는 PC 용 글꼴 탓에 필기체의 자연스런 흐름을 따르던 상상력에 구속을 받는다. 컴퓨터로 쓴 글은 언제나 흔적 없이 지울 수 있어 지운 글에 영향을 받지 않고 다시 글쓰기의 영도(零度)로 돌아갈 수 있다. 인터넷상의 숱한 이미지(image)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문학적 상상력(imagination)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통신문학에는 기성 이미지를 개조한 판타지나 무협 장르의 소설이 범람한다.
판타지 소설은 주로 동서양의 신화를 본뜨고, 무협 장르는 고전 무협 소설이 그 모델이다. 이제 작품의 독창성이나 저작권이나 표절을 운위하는 것은 문제도 아닌 시대가 올 것이다. 따지고 보면 예전의 걸작들도 앞선 작품들을 독서하고 연습한 결과이므로 모든 텍스트들은 상호텍스트성을 갖는다고 알려져 있다. 과거의 문학이 전부 디지털 컨텐츠화 될 인터넷은 시공을 뛰어 넘은 거대한 도서관으로, 하나의 공시적 생성텍스트(genotext) 구실을 할 것이다. 통신문학과 사이버문학을 혼용하는 오류를 범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가 사이버문화라는 용어다. 사이버문화는 이 가상공간에서 탄생한 문화다. 말하자면 사이버문화의 기표는 실재 공간에 그 기의를 갖고 있지 않다. 사이버문화의 한 예인 사이버룩(cyber look) 패션은 인쇄된 판타지 소설이나 같다. 누가 통신상의 판타지 소설의 주인공이 입는 옷을 실재 공간에 입고 나와도 그가 판타지 소설의 주인공은 아니다. 실재 공간에는 그로부터 생길 판타지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통신상에서 보는 글이 모두 사이버문화의 기표는 아니다. 판타지나 무협 장르의 글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글은 실재 공간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글은 인쇄돼도 과거 문학과 다른 점이 없어 보인다. 이런 글은 실재 공간에도 그것이 지시하는 대상이 있는, 다시 말해 기의가 있는 기표이기 때문이다. 사이버문학은 실재 공간에 기표를 갖는 문학이 아니다. 따라서 일부에서 거론하는 사이버문학론은 그 연구 대상의 범주를 제대로 정하지 못해 오류를 범하는 이론이다.

문단에서는 최근 대개 30대 초 중반의 작가들이 쓴 소설이 주목을 받았다. 우리나라에 PC가 보급된 시기가 90년대 초이므로, 이들은 청소년 때부터 글쓰기를 주로 인터넷에 연결된 PC로 해온 세대다. ‘나쁜 여자, 착한 남자’의 이만교, ‘낭만적 사랑과 사회’의 정이현, ‘누가 커트 코베인을 죽였는가’의 김경욱, ‘사랑이라니, 선영아’의 김연수,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박민규 등 통신문학의 세례를 받은 작가들이다. 그들의 작품에서 어떤 평자는 ‘접속의 상상력’을, 어떤 평자는 ‘대중문화적 상상력’을 운위한다. 이것을 통신문학의 용어로 고쳐 부르면 출판 전에 이미 독자의 상상력과 교류한 ‘상호작용적 상상력(interactive imagination)’의 흔적이 엿보인다 할 것이다. PC로 하는 글쓰기가 대중사회를 보다 고도화하는 통신과 접속함으로써 갈수록 재미있어 잘 읽히고 문학성도 있는 대중문학의 지배를 확산시킬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이제 누가 굳이 호들갑을 떨어 보이지 않아도 통신문학의 양양한 전도는 불문가지의 사실이다. 아무리 문학성이 뛰어난들 재미없고 소통되지 않는 문학이야 사라질 것이므로 통신문학이 문학의 전부를 다시 피게 될 날도 그리 머지 않다.

김 흥 년 강사(문화컨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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