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심양 동북대학에서의 학술대회를 다녀와서
중국 심양 동북대학에서의 학술대회를 다녀와서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05.07.25 10: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번 학기초에 교수님들께서 중국 심양에 있는 동북대학교와 학술교류에 참가할 학생을 모집했었다. 난생 처음 외국대학과의 학술대회 참석이라 너무 기대가 되었다. 그리고 기다리던 그 날 5월 17일... 아침 일찍 일어나 어제 준비해 놓은 짐을 챙겨 집을 나섰다. 학부생들과 나는 외국에 나간다는 것 자체로 얼굴에 설렘이 가득했다.

약 2시간 동안의 비행으로 중국에 도착하니 바깥 풍경은 우리나라와 별반 다른 게 없었다. 중국 입국 절차를 밟는 동안 비자 검사를 할 때 비자에 적혀진 순서대로 줄을 서서 확인해야 했는데 다른 나라엔 없는 것이라 어색했지만 신기하기도 했다. 그 사람들은 입가에 미소가 없었다. 그리고 조용한 분위기... 거기서 중국이 아직 사회주의국가임을 느꼈다.

짐을 찾고 출국장으로 나와서 가이드를 만나 버스를 타고 중국 도로를 달리며 정말 여기가 중국이구나 생각되었다. 사람들이 비가 오는데 우비를 뒤집어쓰고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비가와도 자전거를 탈 수 있게 우비가 길고 자전거 전체를 덮은 넓이와 길이 색깔도 다양하고 정말 아이디어였다.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심양은 중국에서 4번째로 큰 도시라 했다. 그래서 그런지 건물들도 크고 높았으며, 신흥공업국가에 오른 중국의 기상이 느껴졌다. 아직은 구식 건물도 많았지만 새로 짓는 건물들은 과히 웅장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떨어지는 빗속을 지나 처음 가이드와 도착한 곳은 요녕성 박물관이었다. 그 곳엔 청나라 시대의 물건이 주를 이루고 있었는데 도자기, 고대화폐, 시화, 그림 등이 있었다. 각 테마별로 인형들을 만들어 어떻게 쓰였는지 보여주는 것을 좋았지만 외국인을 위한 영어 설명 등이 없어서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많았다.

박물관을 뒤로하고 간 곳은 북릉이었다. 북릉은 누르하치의 8번째 아들 황태극과 그의 본처를 합장한 곳이라고 했다. 왕과 그의 아내가 걸은 길이라고 생각하고 그 넓은 북릉을 비오는 날 우산을 받치며 걸으니, 마치 역사의 한복판에 있는 듯 했다. 그들이 생활한 곳을 돌아보며 그 건물들 주위의 조각상들을 차례로 보면서 당시 그들의 모습을 상상했다. 비가 와서 오랜 시간 많이 돌아다니지는 못했지만 그 곳의 멋진 경치와 평온함이 사람들로 인해 그 곳을 찾게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술대회 전날 저녁 동북대학의 김지현 교수님의 집에 우리 교수님들과 대학원생들이 초대를 받았다. 상다리가 휘어진다는 말을 실제로 경험한 만찬이었다. 김지현 교수님 부부의 환대와 한국 음식과 중국 음식이 어우러진 맛난 퓨전(?) 요리에 다들 너무나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특히 사모님은 중국분(한족)이기에 비록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안주인의 넉넉함과 따뜻함을 마음으로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식사가 끝난 후 김지현 교수님는 방 한쪽에서 두 겹의 비닐에 꽁꽁 묶인 무엇인가를 들고 와서 우리들에게 소중히 풀어 보이시는 것이 아닌가... 너무나 배부른 저녁이었기에 또 다른 음식이지나 않을까 하는 행복한 두려움을 가지고 비닐 속의 무엇인가를 기대하였다. 뜻밖에서 봉투 안에는 흔히 볼 수 있는 흙이 들어있었다. 다들 의아해 하는데, 흙 한 줌을 손에 쥐더니 한국의 고향에 있는 흙이라면서, 틈 날 때마다 이를 만져보고 고향을 생각한다는 말에 우리 모두는 가슴 한 켠이 아려옴을 느꼈다. 한국... 한국인... 고향이라는 너무나 당연한 명사가 이렇게 특별한 명사로 와 닿은 적은 없었다.

이튿날, 아침 일찍 눈을 떠서 창가로 비치는 햇살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호텔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고 동북대학으로 이동하였다. 동북대학은 크기가 만여평 정도 된다고 했다. 정말 넓은 캠퍼스를 가진 동북대학교는 캠퍼스가 평지였다. 그리고 캠퍼스 내에 정원도 참 넓고 많은 사람들-특히 어르신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 정원 사이로 중국식 정자가 몇 채 지어져 있는 것이 특이했다. 넓은 캠퍼스로 인해 학생들이 자전거를 많이 타고 다녔다. 먼저 공상관리학원 건물(우리의 경상관)을 돌아보았는데, 단대별로 도서관이 있는 것이 신기했다. 도서관 모든 열람실 책상엔 노트북을 연결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배려하고 있었다. 실험실도 구경을 했는데 그곳은 인체공학을 연구하는 곳으로 실제 작업 현장에서 사용되어지고 있는 생산라인이 축소되어 있었다. 실제 사용되는 모델이라 실감도 나고 학생들도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되었다. 그런 실험 실습 장비가 잘 갖춰진 것이 부러웠다. 또 한 수업을 참관했었는데 마침 데이터베이스 수업 중이었다. 상대건물을 돌아보면서 건물의 사소한 부분들조차도 학생들의 입장에서 만들어 진 느낌을 받았고 한편으론 그 학생들이 부럽기도 했다. 학교전체를 둘러보면서 학생들의 모습이 너무 수수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창 꾸밀 나이인 여학생들조차도 화장기 없는 얼굴에 질끈 묶은 머리를 하고 다니는 모습이..우리와는 다른 정말 학교에 공부를 하러 온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 학부 교수님들과 동북대학 학장님, 부학장님, 학과장님 그 외 관계자들과 학술교류 협정식을 체결한 이후, 본격적인 학술발표가 시작되었다. 학술대회장에는 학부생을 비롯하여 많은 수의 석․박사과정생, 그리고 교수진들이 참석하였다. 학장인 Li Kai 교수가 방문 목적과 교수들에 대한 소개를 하였고, 부학장인 Ma Qinhai 교수의 사회로 학술대회가 시작되었다. 우리 학부에는 오창규 교수님, 박철민 교수님, 조기조 교수님의 순서로, 그리고 중국 측에서는 MIS 전공인 Liu Xiao 교수님과 산업공학 전공인 Ji ShouFeng 교수님의 논문 발표를 하였다. 논문발표를 처음 듣는 나로서는 논문발표와 논문진행방식을 알 수 있는 기회였고 멋지게 발표하시는 교수님들의 모습에 왠지 내 어깨가 으쓱해졌다. 많은 중국학생들도 관심을 가지고 경청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모든 교수님들의 논문발표가 끝나고, 중국 학생들과 저녁을 함께 했다. 그들은 서툰 영어로 학생들과 정보를 교환하고 분위기를 이끌어 갔다. 그런 역동적인 모습이 부럽기도 하고 그렇지 못한 내가 한심스럽고 너무 작아 보였다. 그들의 만남으로 나태하게 지낸 나를 돌아보고 채찍질하는 기회가 되었다.

셋째날 아침, 심양에 있는 LG공장을 방문했다. 그 곳은 TV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곳이었다. 심양에는 외국 기업이 6천개 정도가 입주해 있고, 그 중에서 국내 기업은 2천개 정도가 된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TV를 생산하는 LG 심양 공장을 방문하였다. 이 공장의 주위에 11개의 LG 협력 업체가 있었으며, 종업원 650명 중에서 관리자 17명만 한국인이고 나머지는 중국의 현지인을 고용하고 있었다. 일정 보다 이른 시간에 방문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친절한 담당 직원의 안내로 공장 견학을 충실히 할 수 있었다. 특히 오명곤 차장의 심양 LG 전자에 대한 소개와 황용득 부장의 공장 내 생산 현장을 살펴볼 때, 우리 학생들의 눈에는 자부심과 또한 열심히 공부하여 좋은 회사에 취직해야 하겠다는 의지가 눈에 보였다. 한국인... 우리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한국인임이 분명하였다.

학술교류를 참관한다는 목적으로 다녀온 이번 일정은 나에게 학술교류 뿐 아니라 현재 중국의 상황, 중국 내 자국 회사의 입지와 미래, 중국 학생들의 생활과 모습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 곳에서의 일들을 밑바탕으로 앞으로 한층 발전된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정은정(e-비즈니스학부 석사 1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