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산업의 미래와 정책과제
실버산업의 미래와 정책과제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05.06.01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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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고령화, 새로운 실버산업 창출의 기회 제공
Ⅰ. 서론

우리사회는 고령인구의 급속한 증가로 인하여 양적으로는 물론 질적으로도 전혀 새로운 노인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양적으로는 노인인구의 급격한 증가를 경험하게 되었는데 최근 발표한 유엔의 보고서는 앞으로 50년 후 한국은 일본을 추월하여 세계 최고령국가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질적으로는 경제력을 갖춘 노인계층이 증가해서 노후생활에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를 직접 구매하여 욕구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실버산업의 발전은 직접 소비가 가능한 다수의 노인이 존재해야 한다는 전제에 비추어, 젊은 시절부터 노후를 준비한 실버계층이 증가함으로써 구매력을 가진 실버수요자가 지금보다는 많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을 해볼 수 있다.

Ⅱ. 실버산업의 등장배경과 성격

1. 실버산업의 등장배경

인구 고령화는 고령자를 수요층으로 하는 새로운 실버시장을 창출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과거 노인의 욕구는 매우 단순했다고 할 수 있다. 몸이 불편하지 않으면 일했고, 가족 특히 장남가족과 함께 살면서 여생을 보냈다. 그러나 현재 노인들은 아프거나 병이 나면 병원이나 약국을 찾아 치료를 받는다. 자녀와 별거하고 싶으면 노인주택을 구입하여 살고자 하고, 생활이 무료하면 여가활동을 위해 운동하고 관광 상품을 구매한다.

또한 지속적인 자기 개발을 위하여 노인학교에 새로 입학하여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고 새로운 인간관계망을 형성해간다. 이는 다양한 상품개발과 높아진 경쟁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현대 노인의 욕구가 그에 따라 다양해지고 질적으로도 욕구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예를 보면 실버산업은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 시대에 태동해 10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에 꽃을 피웠다. 미국과 일본은 1만 달러 시대에 산업화가 이루어졌고 10여년 후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했다. 우리나라도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에 오른 시기가 1995년이었음을 감안하면 실버산업의 성장에 대비해야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셈이다.


2. 실버산업의 성격 : 수익성과 복지성

실버산업은 50세 이상의 장·노년층 사람들이나 다소 젊어 보이더라도 특별한 정신·신체적 이유로 노인들의 생활과 유사한 생물학·사회학적 노화가 진행 중인 사람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사업으로 시장경제원리에 의해 사회복지서비스와 상품이 공급된다.

사회복지를 전통적 개념으로 정의한다면 실버산업은 경제시장 안에서 소비자의 필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개인의 경제적 능력에 의해서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상품을 공급하는 것이므로 이는 분명히 사회복지로 보기 어렵다. 이렇게 되면 사회복지는 단순히 공적재원과 전달체계에 의한 것만 포함되고 서비스의 생산·재정·전달에 있어서 일어나는 복잡하고 다양한 변화의 양태를 반영할 수 없게 된다(Gilbert and Gilbert, 1989). 또한 규범적 정의만 고수하고 변화하는 현실을 고려한 사회복지학의 실용성 및 응용적 특성을 무시하는 것은 사회복지의 개념을 단순화시키고 한정시키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게 된다.

현실적 측면에서 볼 때 현대적 사회복지의 개념 범위는 분명히 사회시장과 경제시장의 일부를 포함하는 것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이러한 복지다원주의 경향과 복지재정의 혼합화는 특히 실버산업의 선두주자인 미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면 실버산업의 서비스 대상은 사회복지의 대상처럼 일반적으로 신체적, 사회적 및 경제적으로 취약한 노인계층이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노인들의 권리나 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상품 및 서비스의 제공에 여러 가지의 제한과 규제를 가하고 있다. 이와 같이 실버산업은 취약한 노인에 대하여 안전과 권익을 보장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면에서 사회복지적 성격을 지니며, 또한 정부가 경제시장에 개입하여 노인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안전하게 구입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의미에서도 사회복지적 성격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Ⅲ. 실버산업의 현황

실버산업이란 일반적으로 기업이 경제력을 갖춘 고령자와 노후대책을 준비하는 예비고령자를 대상으로 그들의 욕구에 부합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을 총칭하며, 실버아파트나 유료 양로원·요양원 등을 설치·운영하는 주거관련시설사업과 노인전문 병원이나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의료 관련 산업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고령자와 관련된 의식주, 고령자 자영업, 금융상품, 생애교육 및 노후생활설계 등을 포함한 모든 상품과 서비스로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국내 실버산업 시장규모는 2000년에 18조원(한국 보건사회연구원 추정치이며, 부문별로는 장기요양서비스 3조원, 위험방지 및 안전시설 3조원, 의료·건강 4조원, 여가·오락 2조원, 생활 5조원, 정보학습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국내 실버산업은 노인인구 비율이 10%에 달하는 2005 - 2010년 사이에 본격적인 성장이 전망된다. 시장규모는 2005년 27조원, 2010년에는 민간 소비지출의 11.5%를 점유하는 막강한 사업군으로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Ⅳ. 실버산업의 전망과 정책과제

인구구조의 변화는 산업구조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인구구조의 변화를 알고 정책을 구상하고 사업을 구상해야 실패를 줄일 수 있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나라는 실버사회가 될 것이다. 실버사회는 새 산업과 새 마케팅의 황금지대이다. 선진국에서도 고령자 비중이 10%를 넘어서고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에 이르면서 실버산업의 수요가 급증했다. 우리나라가 이 두 조건을 충족시키는 시점은 2008년이며, 이에 따라 대통령자문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회는 2008년을 '고령친화산업 개화 원년'으로 보고 정책을 펴기로 했다. 이 시기에 이르면 65세 이상 고령자가 10명 중 한명 꼴이고, 국민연금·공무원연금 등 공적연금을 받는 계층이 400만명을 넘어선다. 어느 정도 경제력을 갖춘 '신 노인층'이 등장한다는 얘기이다.

건강하고 교육 받은 노인이 늘어나면서 여가와 인터넷, 휴대전화 서비스에 관심이 많은 '인터넷 그레이'란 말도 생겨났다. 바로 이들을 겨냥한 레저휴양단지가 각광을 받을 것이다.

돈 많은 노인도 늘고 있다. 노인들은 집을 담보로 매달생활비를 대출받아 쓰다가 사망하면 소유권을 금융회사에 넘기는 역모기지론을 찾을 것이다. 금융회사들은 여유 있는 노인의 자산을 관리해주는 직원을 더 많이 두고, 노인의 질병과 건강관리에 맞춘 민간건강보험도 등장할 것이다. 일본의 경우 개인의 금융자산 1200조엔 가운데 70%를 65세 이상 노인이 갖고 있다.

고령자를 돕는 요양도 '산업'이다. 집으로 찾아가 간호하는 민간 기업이나 간병·수발업체가 등장함에 따라 노인전문간호사, 간병·수발 전문 인력이 필요해진다. 집에 머물면서 건강진단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 휴대용 다기능 건강정보 시스템, 전동식 침대 등 노인을 위한 기기산업이 번창할 것이다.

실버비즈니스의 하나로 노화방지 제품의 개발 등에도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 노인성 질환 예방 기능을 갖춘 식품이나 근육강화 효과가 있는 기능성 의류, 질병을 조기 진단하고 예방하기 위한 맞춤형 건강관리 시스템이 등장할 것이다. 미국의 노화방지 비즈니스 시장규모는 2003년에 430억 달러로 추정된다.

인구구조의 변화는 기업의 인사 관행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청장년을 확보하기 힘들어지면 퇴직제도가 바뀔 수밖에 없다. 선진국처럼 일자리 나누기(Job Sharing), 집중근무, 시간제 근무, 재택근무 등 근무시간과 장소·임금을 조정하는 유연한 업무체제가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실버사회에 대비하여 시급히 준비해야 할 실버산업의 몇 가지 정책과제를 제안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중앙·지방정부와 민간의 역할 나누기로서, 오늘날의 복지공급체계를 전면 재검토하여 정부가 꼭 해야 할 부문, 민간에 넘겨도 좋을 부문, 우선적으로 민간에 넘길 부문 등으로 분류 한 뒤 가능한 한 민간부문에서 활력을 발휘하게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둘째, 실버플래너를 양성하는 방안이다. 사회복지 분야, 특히 노인 복지를 담당하는 사회복지사의 이미지는 크게 바뀔 전망이다. 한국은 경제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도 고령화의 속도가 가장 빠른 '초고속 고령화 사회'이다. 급속한 고령화로 정부 차원에서 제공되는 공공복지에는 한계가 있고 따라서 민간 차원의 사업적 참여 증대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노인 복지에 대해 전문성을 갖춘 '실버플래너'를 양성하여 요양원, 복지관, 노인 재교육 등 노인층을 수요자로 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실버산업을 이끌어 갈 인력을 양성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셋째, 인구통계적, 생활양식 등은 노인소비자의 특정 특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이러한 사실은 실버소비자인 노인층을 대상으로 하여 연령을 고려한 특화된 마케팅 전략을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활력이 넘치고 생활의 여유가 있고 여가활용에도 적극적이며 다양하고 풍요로운 소비생활을 추구하는 노인들의 변하고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충분히 고려한 실버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다가오는 실버사회에 대한 대비를 현 시점에서 하지 않으면 몇 년 후 우리사회는 큰 혼란에 직면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에 대한 해결책의 하나를 실버산업 활성화 방안을 통하여 찾을 필요가 있다.

향후 노인복지에 소요되는 예산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정부는 노인복지의 많은 분야를 시장에서 해결하도록 민간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고 실버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정책적 관심과 지원, 프로그램의 개발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하춘광 교수(사회복지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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