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고교생 '북한 및 통일문제' 논술경시대회 개최
제4회 고교생 '북한 및 통일문제' 논술경시대회 개최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05.05.25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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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동문제연구소·북한대학원 주관, 금상에 박혜림 양(창원여고·3)
제4회 고교생 「북한 및 통일문제」논술경시대회가 지난 5월 14일(토) 오후 3시부터 본관 4층 대회의실에서 극동문제연구소와 북한대학원 공동 주관으로 개최되었다.

고교생들에게 북한관과 통일관을 갖게 유도하여 미래의 통일국가를 준비하고 개척해 나가는 통일주체로의 잠재적 역량을 고취하고자 개최된 이번 논술경시대회는 경상남도내 16개교 146명의 고등학생이 참가하였으며, 논제는 '통일이 되면 무엇이 달라질 것인가'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최근 북한과 관련된 국제사회의 문제들에 대하여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고하는 글을 편지형식으로 쓰기' 중 한 논제를 택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한편 논술경시대회 시상식은 지난 5월 24일(화) 오후 3시에 본관 3층 소회의실에서 진행되었는데 박혜림 학생(창원여고·3)이 금상(상금 20만원)을, 염유진(고성고·3), 이희영(성지여고·3), 전현지(창원여고·1)학생이 은상(상금 각 10만원)을, 장예슬(남해제일고·1)외 21명이 동상(상금 각 5만원)을 수상하였고, 대상 수상작은 없었다.

다음은 금상 수상작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께 보내는 편지글이다.

"당신이 진정 평화통일을 바란다면 우리의 손을 놓지 마십시오. 우리는 언제나 당신을 향해 평화와 화해의 손을 내놓을 것입니다."

김정일 국방 위원장님께

안녕하세요? 그 그곳도 꽃이 만발한가요?
작년 이맘때 우리 학교는 금강산으로 수학여행을 갔었습니다. 북한에 대해서는 마냥 낯설기만 했던 우리들이었죠, 버스를 타고 북으로 북으로 올라가면서 두려움과 기대 속에서 북을 만났습니다. 그곳의 군인들을 만나고 주인들을 만나면서 북은 매우 경직된 듯 보였습니다. 모든 것이 딱딱한 규격 속에 맞추어 진 듯한 모습에서 낯설음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금강산을 오르며 만나게 되는 언니, 오빠들의 수줍은 웃음에선 비록 말도 많이 달라지고 생활 모습도 다르지만 한 민족이라는 강한 동질감을 느꼈습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며 등산하는 우리를 의아해하여 "그런 노래도 있습니까?"라고 묻는 언니들은 더 이상 남이 아닌 우리였습니다. 어쩌면 그런 모습들이 뇌리에 깊게 남아 당신께 이 글을 쓰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고2 금강산으로의 수학여행은 당신과 북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뿌듯한 경험이었습니다.

90년대 초부터 시작된 핵무기는 현 세계적으로 '뜨거운 감자'입니다. 그때 아시아에는 극심한 가뭄이 들었으나 이례적인 경제호황으로 다른 나라들은 별무리 없이 이겨냈었지요. 하지만 북한은 폐쇄적인 정책을 일괄 주장한 끝에 가뭄을 이겨내기엔 힘겨웠을 겁니다. 그런데다가 아시아 국민 납치, 일본 인질 송환요구 거절, 위조달러 생산 및 유포, 마약수출 등 세계적으로 지원을 요구하기에도 불리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핵무기'였고, 94년 무상 지원을 약속 받았지요.

그러나 설마 설마 했습니다. 당신을 얕보는 것이 아니라 설마 그 위험한 것이 한반도에 있을까 했습니다. 그러나 2월 10일 북핵 보유 선언을 들었을 때 눈앞이 아찔했습니다. 북핵 보유 선언 발표는 그 무엇보다 6자 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루기엔 시기상조였습니다. 핵 보유자체 걱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시기적으로는 그리 옳은 판단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난 핵무기를 이용한 당신들의 외교 정책에는 박수를 보냅니다. 비록 그 덕분에 부시 대통령에게는 '악의 축'이란 소리를 들었지만 외교면에서는 손해 본 것이 없는 알찬 외교였습니다.

사실 제가 봐도 우리 남한의 외교는 답답합니다. 미국이 경제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세계 시민의 주인인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나 미국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모습들은 한 나라의 국민인 제가 봐도 부끄러웠습니다. 그런 면에서 당신들은 당당했습니다. 다만 당신께 묻고 싶습니다. 당신의 그 당당하고 알찬 외교는 누구를 위한 것이었습니까? 당신은 진정 통일을 원하십니까? 난 당신이 이 물음에 대해서도 당당하길 원합니다. 국제적으로 난 당신이 이 물음에 대해서도 당당하길 원합니다. 국제적으로 받는 쌀들은 밑 빠진 독에 붇는 것처럼 계속 들어가지만 북의 어린이들은 마다스우스와 라시오커에 걸려 있습니다. 당신이 진정 북의 대표자라면 그 아이들을 한 번 만 더 따스한 눈길로 바라봐 주시겠습니까? 우리에겐 그 아이들이 필요합니다. 그 아이들은 나중에 성인이 되어 통일한국을 이끌어 나갈 주역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한 민족 한 가족이란 걸 아시지요? 비록 50년전 우리가 총부리를 맞대고 서로 죽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차를 타고 금강산으로 수학여행을 갑니다. 텔레비전에서 북의 어린이와 남의 어린이들이 함께 문제를 풀고 있습니다. 우리에겐 통일을 이루고자 하는 의지가 있습니다. 그러니 제발 굶주림에 지쳐 쓰러져 가는 아이들이 활기차게 푸른 산 맑은 물을 뛰놀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우리는 그런 지원이라면 최선을 다해 도울 것입니다. 그 아이들은 우리의 아이들이기 때문입니다.

요즘 언론매체에서 당신의 후계자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나요? 50년이란 세월이 흘렀으니 그렇겠지요? 북한도 구 소련과 중국처럼 투표제로 후계자를 선정하겠지요? 그렇다면 난 당신이 친중 후계자는 바라지 않았으면 합니다. 요즘 중국에서 고구려 역사를 왜곡하면서 우리 한 민족의 자랑스런 역사를 갉아먹고 있습니다. 당신이 중국과 친하다는 것은 알지만 그 보다 우리 민족의 역사의식이 먼저 아닙니까? 중국의 달콤한 혀 놀림에 속지 마십시오. 만일 후계자가 친중일 경우 우리의 한반도 호랑이는 허리를 잘린 채 죽어갈 수 있습니다. 우리 글, 한민족의 주체성에 대해 강조한 당신이 설마 그런 비참한 미래는 원하시지 않겠지요? 난 후계자로 친한(親韓)적인 사람이 되어 그것을 계기로 우리가 평화적인 통일을 이루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시다시피 통일문제는 시간을 끌수록 어렵습니다. 당신이 진정 평화통일을 바란다면 우리의 손을 놓지 마십시오. 우리는 언제나 당신을 향해 평화와 화해의 손을 내 놓을 것입니다.

그 동안 우리 서로에 대해 더 알아 갑시다. 사랑하는 부부사이도 떨어져 지내면 다시 만날 때 많이 낯설어 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50년 동안 떨어져 지낸 우리는 얼마나 낯설까요? 난 우리의 문화를 이제 하나 둘 개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신과 남한의 정치인들이 평화롭게 통일을 진행시켜 가는 동안 우리는 서로에 대해 알아 가는 것이지요. 남북한 언어 통일 사전도 수립하여 의사소통이 안 되는 상황을 방지하고 언론매체를 통해서 서로가 서로를 낯설지 않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철조망을 해체하고 서로를 마주 대할 때 더 친숙해지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북의 청소년들도 경주나 설악산 제주도로 수학여행 와서 내가 그랬듯이 그들도 우리 남한에 대해 더욱 친숙해 졌으면 좋겠습니다. 서로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갈 수 있다면 그것보다 좋은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한반도에 봄이 왔고 이제 여름이 오겠지요? 따스한 햇살아래 모두가 활짝 웃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님, 우리 통일하는 그 날 함께 두만강, 압록강에서부터 이곳 낙동강, 저 해남 땅끝 마을까지 걸으며 지난날의 갈등을 잊고 앞으로 나아갈 미래에 대해 이야기합시다. 그래서 세계유일의 분단국이라는 부끄러운 이름표도 떼어내고 한반도 호랑이의 기상을 세계 곳곳에 뻗으며 웃어 봅시다. 그런 날이 하루 빨리 오길 기대하며 이 글을 줄이겠습니다.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2005년 5월 14일
창원에서 박혜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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