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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칼럼] 임을출 교수
대북 제재와 고립의 역설, ICBM
2017년 08월 03일 (목) 08:49:18 [조회수 : 39] 경남대인터넷신문 knupr@kyungnam.ac.kr

   
  수천~수만㎞를 날아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고도의 기술과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다단계분리, 엔진설계, 클러스터, 유도장치, 기체설계 분야 등 첨단기술의 복합체라고 할 수 있다.

 

  최신 ICBM의 CEP(원형공산오차: 투발된 미사일ㆍ폭탄의 50% 착탄반경)는 100m 안팎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위한 기술적 조건이 무척 까다롭다고 한다. 1만㎞ 이상을 날아가 목표물 100m 안에 명중하는 기술이 간단할 수 없다. 그런데 북한은 두 차례의 ICBM 시험발사에서 탄두가 손상 없이 목표 수역을 정확히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ICBM 발사의 성공은 북한의 과학기술수준이 놀랄 만한 단계에 이르렀고, 경제도 확실히 나아졌음을 시사한다.

  공식적으로 ICBM을 가진 나라는 현재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이스라엘 등 5개국뿐이다. 그리고 역사상 미사일로 미 본토 공격을 경고한 나라는 구소련이 유일했다. 이제 북한이 역사상 두 번째로 미국 본토 공격을 위협하는 나라가 되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30일 “이번 시험발사를 통하여 임의의 지역과 장소에서 임의의 시간에 대륙간탄도로케트를 기습발사할 수 있는 능력이 과시되었으며 미 본토 전역이 우리의 사정권 안에 있다는 것이 뚜렷이 입증되었다”고 선언했다. ICBM의 핵심기술인 대기권 재돌입은 북한의 재료공학 기술로는 어렵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많다. 하지만 북한측 발표내용에 따르면 이미 재진입 기술도 확보했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어떻게 이런 기술과 비용을 손에 넣었을까. 북한은 오랜 세월 국제사회의 배척과 각종 제재를 받아왔다. 그렇지만 제재와 고립은 북한으로 하여금 핵과 미사일 개발에 더 집착하게 만들었고, 결국은 최첨단무기의 자립생산체계를 완성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초기에는 구소련(러시아), 중국 등으로부터 무기와 기술을 도입해 모방생산을 했지만, 이제는 독자적 생산체계, 자칭 ‘개발창조’ 단계에 접어든 셈이다. 과거에는 스커드미사일 등을 중동 국가에 수출해 벌어들인 외화를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전략무기를 개발해왔다면, 이제는 자체 내수시장을 육성해 벌어들인 외화로 첨단무기를 생산하는 게 이전과 다른 특징이다.

  우리가 눈 여겨 봐야 할 것은 북한의 국방과학기술 인력이다. 정확한 숫자는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ICBM을 개발한 국방과학원을 비롯해 여러 연구기관에는 동구권 유학생을 포함한 수천에서 수만에 이르는 과학기술전사들이 첨단무기 제작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제재압박이 불러온 전반적 위기상황이 국방공업의 집중육성과 동시에 이를 수행할 과학연구 전문인력을 대규모로 양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북한에서 국방과학은 크게 핵무기와 통신, 로켓, 화학무기, 금속재료, 전자전 부문으로 나뉘는데, 이 각 부문에 원천기술을 겸비한 최고급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여러 분야의 기술이 융합되어 각 단계별로 수십 년간 축적되면서 지금의 ICBM이 탄생된 것이다.

  이제 북한은 기술, 인력, 자본 모두를 손에 쥐고,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는 게임체인저(gamechanger)가 되고자 한다. 이를 막고자 일각에서는 북한 ‘레짐 체인지(정권교체)’ 주장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아직도 북한을 잘 모르는 접근법으로 읽힌다. 지금까지의 패턴을 고려하면 이런 정책은 북한을 더 많은 최첨단무기를 손에 쥔 괴물로 만들 뿐이다.

  우리의 대북정책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북한의 미사일뿐 아니라 경제, 과학기술 능력 등을 총체적으로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임기응변식으로 그때그때 대응책을 내놓을 것이 아니라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최대한 객관적으로 평가한 결과에 기초해 선제적인 대북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북한은 계속 저만치 앞서가고, 우리는 늘 뒷북만 칠 수밖에 없다.

<위 글은 한국일보 2017년 8월 3일(목)자 27면에 전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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