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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 시론] 최낙범 교수
지방분권이 지방자치를 보장하지 않는다
2017년 07월 13일 (목) 08:48:22 [조회수 : 39] 경남대인터넷신문 knupr@kyungnam.ac.kr

   
  내년 6월 13일이면 시장·군수, 시·군의회 의원, 지사, 교육감, 도의회 의원을 새로 뽑는다. 벌써부터 입후보자들의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리면서 선거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자치단체인 시와 군, 도의 의결기관과 집행기관을 주민대표로 구성하기 위한 선거다. 1987년 헌법 개정에 의해 1991년 시·군과 도 의회를 구성함으로써 다시 시작한 지방자치 역사 이래 그동안 여섯 번의 통합자치선거가 있었다. 지방자치의 현주소는 26년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앙집권적이다. 자치단체의 자치는 중앙정부의 행·재정 제도에 의해 제약을 받고, 구성원인 주민은 주인 노릇을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10일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공약했다. 헌법 개정을 포함한 다양한 지방분권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지방자치를 제약하는 중앙집권의 행태는 다양하다. 기관위임사무는 대표적인 중앙집권제도이다. 지방자치를 실시하기 이전 시장·군수와 지사는 중앙정부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방행정기관이었다. 지방자치 실시로 시장·군수, 지사는 중앙정부의 지방행정기관이 아닌 자치단체의 장으로서 주민을 대표하는 집행기관이 됐다. 그런데도 중앙정부는 그런 자치단체장에게 사무를 위임해서 처리하는 종래의 제도와 관행을 유지하고 있다. 기관위임사무는 주민의 의사를 대표하는 의회가 관여할 수 없고, 자치단체를 중앙정부의 지방행정기관화한다는 것이 문제다. 기관위임사무의 폐지는 지방분권의 핵심 과제이다. 그 밖에도 자치단체의 자치권한 가운데 인사권, 조직권, 계획권 역시 중앙집권적인 제도와 관행으로 자치단체의 자율성과 자주성을 제약하고 있다.


  지방자치는 자치행정권과 더불어 자치재정권이 보장돼야 한다. 자치단체의 주된 수입원은 지방세다. 우리나라 국세와 지방세 비율은 80 : 20으로 중앙정부가 대부분의 조세권을 가지고 있다. 자치단체는 지방세 수입만으로 필요한 경비를 조달하지 못한다. 부족한 경비는 중앙정부의 보조금과 지방교부세 등에 의존한다. 재정의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자치행정권은 무용지물이 된다. 국세를 지방세로 이양하는 재정분권이 주요 과제다. 자치단체의 재정자율성을 제약하는 중앙정부의 보조금과 지방교부세도 개선해야 할 과제다.

  이외 지방분권 과제는 많다. 문재인 정부는 내년 자치선거 때 지방분권을 포함하는 헌법 개정을 한다고 하고, 혁신국정과제에 지방분권을 포함하고 있어 지방자치를 위한 지방분권 의지는 분명하다. 문제는 중앙집권적인 행·재정 제도들을 지방분권화한다고 주민이 주인 되는 지방자치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까?

  지방자치는 주민 공동체인 자치단체가 주민복리에 관한 사항을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정치행정체제이다. 의회가 주민 의사를 통합 조정해서 결정하고, 이를 시장·군수, 지사 등이 집행 관리하는 모든 활동들이 주민에 대해 책임지는 것이다. 자치단체 활동은 중앙정부와 다른 자치단체 특히 시·군과 같은 기초자치단체가 도와 같은 광역자치단체와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면서 상호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지방자치의 주체는 자치단체이다. 중앙정부의 지방분권 추진도 중요하지만 자치단체가 자치능력과 자치문화를 형성해 가는 노력이 앞서야 한다. 주민 의사를 대표하는 의회와 그 의사를 집행 관리하는 시장·군수, 지사 등은 주민에 대해 책임을 다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자치행정을 수행하는 공무원들은 중앙정부와 다른 자치단체와 경쟁할 수 있는 정책기획과 입법능력을 갖춰야 한다. 주민은 자치과정에 적극 참여하고 시장·군수, 지사, 의회 의원, 공무원에게 책임을 묻는 주권자로서의 소양을 갖춰야 한다. 지방분권이 지방자치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다.

<위 글은 경남신문 2017년 7월 12일(수)자 23면에 전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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