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신문 기사] 강종봉 교수
[경남신문 기사] 강종봉 교수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16.08.25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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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세라믹 소재강국으로 만든 강종봉 (주)쎄노텍 대표이사

  대학 실험실의 제자들과 창업한 벤처 기업이 지난 7월 25일 코스닥 상장 기업의 신화를 일궈냈다. 세라믹 나노 신소재를 개발하는 첨단 기술 기반의 강소(强小)기업 ㈜쎄노텍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기업은 경남대 교수와 제자들이 합심해 설립한 사제동행기업이다.

  1999년 경남대 창업보육관에서 창업한 후 현재는 함안군 대산면에 3개 공장의 대규모 생산 설비와 2개의 R&D센터를 운영하며 생산과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글로벌 세라믹 소재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327억원, 영업이익 63억원을 기록했다.

  현직 대학교수이자 쎄노텍의 CEO인 강종봉(55) 대표이사를 만나 회사가 걸어온 길과 전망, 비전 등에 대해 들어봤다.

 


  -상장기업으로 새롭게 출발하게 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현재까지 일본 기업이 거의 독점하고 있는 ‘세라믹 비드’ 제품을 주로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자세히 설명해주시겠습니까.

  ▲지난 15년 넘게 열심히 달려 온 덕택에 상장 기업으로 도약하게 됐습니다. 기쁘기도 하고 막중한 책임감도 동시에 느낍니다.

  세라믹이란 금속과 유기물을 제외한 무기물로서, 도자기나 유리 등이 대표적인 세라믹 제품입니다. 쎄노텍은 ‘세라믹 같지 않은 세라믹 소재’를 만드는 데 전력했고 ‘나노 분쇄기술’을 적용해 초소형 ‘세라믹 비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세라믹 비드’는 나노 단위로 대상 물질을 분쇄할 때 사용되는 지름 5㎜ 이하의 구슬입니다. 광산에서 금이나 백금 등을 분리하거나 페인트에서 안료 입자를 미세하게 쪼개어 선명한 색상을 추출해낼 때 사용됩니다. 국내에선 산업용 세라믹 비드를 쎄노텍이 유일하게 제조하고 있는데, 올해부터 3D프린팅·디지털 세라믹 잉크용 비드 등으로 신시장 개척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쎄노텍은 또 세라믹 플럭스, 지르콘 분체를 주력 상품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세라믹 플럭스는 용접 시 접합하고자 하는 두 금속 사이로 흘러들어가는 융재를 외부 공기로부터 보호하는 용접 재료의 필수 소재입니다. 또 지르콘 분체는 크기가 20~30㎛로 세라믹 비드에서 파생된 분쇄, 분산 기술이 적용된 가루 상태의 입자입니다. 쎄노텍은 지르콘 분체의 공급업체를 도자기·타일 유약제조 및 정밀 주조용 몰드에서 인조 다이아몬드, 브레이크 라이닝, 내화물·유리 제조 등 여러 분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초소형 나노 신소재인 ‘0.1㎜ 세라믹 비드’ 개발에 성공, 2차 전지재료로 이용될 새로운 길을 연 것으로 아는데 어떻습니까.

  ▲전자 소재 자체가 초소형화되는 추세에 따라 초소형 세라믹 비드의 개발이 절실했습니다. 비드의 크기가 작을수록 부가가치가 올라갈 뿐 아니라 기술 진입 장벽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초소형 비드는 크기가 0.3㎜ 이하의 세라믹 구슬을 말하는데, 전자기기, 식·의약품의 제조과정에서 대상 소재를 나노 단위로 분쇄하는 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0.3㎜ 크기의 비드가 주력 상품입니다. 우리 회사는 이미 0.1㎜ 크기의 초소형 비드를 개발했고 하반기에는 대량 생산 체제를 가동할 것입니다.

  쎄노텍이 개발한 초소형 ‘세라믹 비드’는 2차 전지 재료들을 혼합하는 공정에 사용됩니다. 전기 자동차에 2차 전지가 도입되면서 발전 가능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2차 전지용 초소형 비드는 일본기업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는 지난 6월 중국 현지 에이전트를 통해 미국의 2차 전지 업체인 알테어나노사의 중국 공장에 납품을 시작했습니다.

  -이곳에서 생산한 제품은 주로 수출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는 세라믹 비드 제조를 위한 독자적인 공정 기술을 확보해 세계에서 유일하게 모든 종류의 세라믹 비드를 제조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니고 있습니다. 현재 매출의 8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대기업에 의존적인 중소기업과는 달리 자사의 고유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전 세계 65개국, 200여개 이상의 회사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국가별로는 남아프리카 45%, 호주 9%, 키르키스스탄 7.8%, 독일 7.8%, 스위스 6.2% 등으로 수출해 왔습니다.

  -상장기업이 된 만큼 주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등 기업 경영의 방향이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코스닥 시장 진입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우수 신진 연구 인력을 채용하고 신제품 R&D 사업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이제 상장기업으로 변신한 만큼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익의 일정 비율을 배당하는 주주정책을 적극 펴 나갈 것입니다.

  주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회사의 기술력이 신장돼야 합니다. 일본 기업과는 기술력이나 가격 경쟁력의 격차를 좁히고, 맹렬히 추격해 오는 중국 기업과는 차별화된 양질의 첨단 제품을 개발해 더 멀리 벗어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17년 정도 회사를 이끌어 오면서 여러 가지 난관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힘들었던 기억은 무엇인지요.

  ▲교수로 부임한 후 초창기에는 새로운 소재 연구와 학생들 가르치는 일에만 몰두했지요. 열정적이고 도전 의식이 남달랐던 연구실 제자들이 많아서, 힘든 줄도 모르고 밤늦게까지 실험하곤 했습니다. 연구 성과에 자신감이 생겨 1999년에는 제자들과 함께 작은 공장을 세웠던 겁니다. 비디오테이프(VHS) 필름에 도포하는 특수 자성 도료를 사업 아이템으로 시작했지만, 전자산업이 발달하면서 비디오테이프 시장은 급격히 쇠퇴하는 바람에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세라믹 비드를 다른 용도로 사용할 방법을 찾았지요. 마침내 페인트나 광물 분쇄업, 전자재료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지난 8월 11일 세라믹 핵심 기술 개발을 위한 국책 연구과제에 선정됐는데 내용이 무엇입니까.

  ▲쎄노텍은 미래 첨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상당한 R&D 비용을 지출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초로 0.1㎜ 초소형 세라믹 비드를 개발한 것도 그 성과입니다. 우리 회사가 오는 2019년까지 36개월 동안 산업소재(세라믹) 핵심 기술 개발을 위한 국책 과제를 수행하게 됐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소관 ‘나노분말제조 및 공정용 50마이크론급 세라믹 비드 개발’ 과제로서 한국화학연구소 등이 개발에 참여하며, 총사업비 46억여원 중 정부출연금 30억원을 지원받게 됩니다.

  -향후 추구할 역점 사업 분야나 비전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올해는 매출액 430억원, 순이익 87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향후 5년 이내에 연매출 15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입니다.

  세라믹 잉크 시장은 최대 수조원에 달하지만, 세라믹 볼(초소형 0.3㎜)을 이용한 시장은 수백억 수준에 불과합니다. 현재는 시장점유율이 10% 미만이지만, 앞으로 이 영역을 집중 공략해 점유율을 높이게 될 것입니다.

 

 

  ☞ 강종봉 (주)쎄노텍 대표이사·경남대 교수

  1961년 대구 출신으로 대륜고와 서울대학교 무기재료공학과(학사·석사)를 졸업한 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에서 재료공학 박사학위(1991년 8월)를 받았다. 1992년 3월 경남대학교 나노신소재공학과(옛 무기재료학과) 교수로 임용된 이후 7년째인 1999년 5월에 (주)쎄노텍을 창업해 17년째 교수와 CEO를 겸하고 있다. 주요 경력으로는 경남대학교 창업보육관장(2002년 3월~2005년 2월)과 한국원자력연구소 객원연구원(1999년 1월~2002년 12월)을 역임했다.

 

<위 글은 경남신문 2016년 8월 25일(목)자 11면에서 전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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