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칼럼] 정일근 교수
[조선일보 칼럼] 정일근 교수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16.06.15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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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읽는 동시] 낮에는 별님이 어디에 있나요?

 

낮에는 별님이 어디에 있나요?

  ―낮에는 별님이 어디에 있나요?

  감자밭에서 일하는 엄마에게 물어보면요

  꽃망울 맺기 시작하는 이 감자꽃 보렴

  우리 별님 감자꽃 속에서 쿨쿨 자고 계시네.

  ―낮에는 별님이 어디에 있나요?

  사과밭에서 일하는 아빠에게 물어보면요

  활짝 핀 저 사과꽃 보렴

  우리 별님 사과꽃에서 벌과 함께 놀고 계시네.

  ―낮에는 별님이 어디에 있나요?

  바느질하는 할머니께 물어보면요

  저기 네 동생 눈 속을 들여다보렴

  우리 별님 우리 아기 눈 속에 반짝반짝 계시네.

  ―정일근(1958~ )

 
  여름은 별이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다. 소설가 이문구가 '산 너머 저쪽엔/ 바다가 있겠지/ 여름내 은하수가/ 흘러갔으니'하고 노래했듯이 여름밤엔 은하수가 흘러가고 그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직녀성과 견우성이 빛난다.

 이 동시는 '낮에는 별님이 어디에 있나요?' 하는 아이다운 생각으로 시작한다. 별님이 감자꽃 속에서 쿨쿨 잠자고 사과꽃에서 벌과 놀고 아기 눈 속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는 생각, 그런 동심의 생각이 우리를 아름다운 세계로 이끈다. 일하는 엄마와 아빠 눈에는 감자꽃과 사과꽃에서 별이 보이고 할머니 눈에는 아기 눈에서 별이 보일 게다. 그들에겐 별처럼 더없이 사랑스럽고 소중한 것들이기에.

 

 

<위 글은 조선일보 2015년 6월 15일(수)자 30면에서 전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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