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기고] 김상덕 교수
[매일경제 기고] 김상덕 교수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16.06.1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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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의식 뚜렷한 영업담당자엔 목표설정 권한 위임을

  '결정권-동기 간 적합도가 창업기업 영업담당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 경영학연구 제45권 제1호, 2016년 02월. 김상덕 경남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허수연 경남대학교 경영학부 박사과정생.


  의사결정권(decision rights)은 기업 통제의 핵심 요소로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권한이다. 그리고 권한위임이란 의사결정권을 기업 내부의 구성원들, 경우에 따라서는 파트너 관계에 있는 타 기업의 구성원들에게 위임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사관리를 중심으로 한 경영학의 다양한 분야는 과거 오랜 기간 이러한 권한위임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해왔고, 권한위임이 실제로 종업원의 성과뿐 아니라 다양한 측면에서 기업의 성과를 증대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해 왔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권한위임의 세부 전략에 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가 적다. 이로 인해 많은 기업들은 종업원들에게 효과적인 권한위임을 한다기보다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사안에 대해서 현장에서 알아서 처리하게 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권한위임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논문은 이러한 질문에 일부 답할 수 있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저자들은 의사결정권한을 결정통제권과 결정관리권으로, 영업담당의 동기를 향상 초점과 예방 초점으로, 영업담당의 성과를 양적 성과와 질적 성과로 나누었다. 결정통제권은 영업담당이 영업활동을 통해 달성해야 하는 영업목표를 결정하는 권한이다. 영업목표 달성에 대한 보상 및 인센티브 등을 포함한다. 반면 결정관리권은 이러한 영업 목표들을 어떤 방법을 통해 달성해야 하는지에 관한 결정권이다. 판매 제품 가격 및 할인, 판촉 방법, 근무시간 및 장소 등이 해당된다.

  다음으로 영업담당의 동기에서 향상 초점은 목표 달성을 열망하고, 그 열망에 접근하려는 동기인 반면 예방 초점은 실패의 고통을 회피하려는 동기를 말한다. 향상 초점은 긍정적인 결과의 존재 여부에 관심이 있고, 그것에 접근하려는 행동전략을 사용하며, 긍정적인 결과를 접할 때 즐거움을 느끼지만 그렇지 않았을 때 낙담을 경험한다. 이에 반해 예방 초점은 부정적인 결과의 존재 여부에 관심이 있고, 그것을 회피하려는 행동전략을 사용하며 부정적인 결과를 접할 때 불안을, 그렇지 않았을 때 안도를 경험한다. 마지막으로 영업담당의 성과에서 성과의 양이 많다는 것은 판매량이 많고, 이익을 많이 냈으며, 더 많은 고객을 발굴하고, 고객만족도 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그와 반대로 성과의 질이 좋다는 것은 영업담당이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영업방식을 정확히 준수함으로써 영업업무의 질적 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저자들은 국내 창업기업의 CEO와 영업담당(총 108쌍)을 대상으로 양방향 설문조사를 실시하였고, 이에 대한 통계적 분석을 통해 몇 가지 흥미로운 연구 결과들을 도출했다.

  첫째, 향상 초점을 가진 영업담당이 양적 성과가 높았던 반면 예방 초점을 가진 영업담당은 질적 성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업담당의 업무 배치에 있어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 종업원이 향상 초점을 가지고 있으면 실제 현장에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업무를 맡기는 것이 효율적이고, 예방 초점을 가지고 있으면 실수가 있어서는 안 되는 업무 또는 관리업무를 맡기는 것이 효율적임을 의미한다. 따라서 양적 성과가 중요한 업무(예를 들어 판매, 거래처 확보 등)는 향상 초점이 강한 영업담당을, 질적 성과가 중요한 업무(예를 들어 고객관리, AS 등)는 예방 초점이 강한 영업담당을 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향상 초점을 가진 영업담당은 결정통제권을 위임받았을 때 성과가 더 높았던 반면 예방 초점을 가진 영업담당은 결정관리권을 위임받았을 때 성과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업담당에게 의사결정권한을 어떻게 위임해야 하는지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즉 향상 초점을 가진 영업담당에게는 목표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하고, 예방 초점을 가진 영업담당에게는 업무처리 방법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은 영업담당의 동기를 사전에 파악하여 그에 맞는 권한위임전략을 실시하거나 권한위임전략에 맞도록 영업담당의 특정 동기를 강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위 글은 매일경제 2016년 6월 10일자(금) C05면 에서 전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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