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신문 칼럼] 김현준 교수
[경남신문 칼럼] 김현준 교수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16.01.2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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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장이 돼야 할 요트대회

  국내 크루저급 요트대회는 최소 6명 이상의 선원이 배를 운항해 정해진 구간을 돌아오거나 목적지로 가는 경기이다. 대회의 목적은 대체로 국내외 요트인의 교류 및 화합의 장 마련과 경기력 향상, 해양강국으로서 국가위상 제고 및 지역 홍보와 발전, 해양스포츠 산업 육성 등에 있다.

  국내에서 열리고 있는 대회는 통영에서 실시하는 이순신장군배 국제요트대회를 비롯해 경북 울진 후포항에서 출발, 독도를 돌아오는 코리아컵 국제요트대회, 부산에서 후쿠오카를 오가는 한일아리랑레이스 등 2015년에도 10개 이상의 대회가 실시되었다.

  많게는 10억원 정도의 비용을 들여 실시하는 대회가 지난 20년 이상 진행해 오면서 대회의 목적 달성보다는 많은 문제점을 보이고 있어서 대회 방법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작년 11월 초 통영시 한산도 앞바다에서 열린 이순신장군배 국제요트대회 경기 도중 요트끼리 충돌해 참가선수 1명이 숨지는가 하면 2014년에도 어선과 요트 간 충돌로 선수 1명이 사망했다. 이번 요트 간 충돌 사고는 대회 때마다 몇 건씩 있어 왔는데, 사망 사고는 같은 장소에서 2년 연속 발생한 것이어서 예고된 사고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이번과 같은 사고의 원인은 국제대회 규모에 맞지 않는 좁은 수역에서 대회가 열리는 것이 사고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 또한 대회 장소 자체가 관광유람선과 어선, 각종 운반선이 자주 운항하는 곳이어서 통제가 어려울 뿐 아니라 돌발 상황 발생 시 대처하기가 쉽지 않은 여건이라 할 수 있다.

  대회장소를 거제, 남해 등으로 옮기는 조치와 함께 보다 안전한 환경 속에서 개최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대회 규모를 키우기 위해 배를 가진 사람은 누구나 참가할 수 있도록 해 운항 능력이나 경험이 검증되지 않은 사람을 출전시킨 것도 우려스러운 점이다.

  다른 나라에서 개최되는 국제요트대회의 경우 공인된 요트 운항 시간 준수와 대회 출전을 위한 필수 교육을 이수해야만 요트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제도가 국내 대회에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국내에서 실시하고 있는 10개 이상의 대회가 모두 속도 경쟁을 통해 상금을 획득하는 방식의 대회이므로, 초보를 포함한 출전된 모든 배들이 속도 경쟁 속에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이와 같은 대회들이 같은 장소에서 3개의 대회가 열리는 지역도 있으며, 작년에만 유사한 대회가 전북 새만금과 경기도 화성시 2개 지역에서 새로 생겼다.

  이제는 해양레저의 대국민 저변 확대와 붐 조성을 통한 해양스포츠 산업 육성이라는 대회 개최의 취지를 살려 배를 가진 참가자들만의 잔치로만 머물러 있는 지금의 모습도 돌아볼 때이다. 지역의 환경 및 특성을 고려하고, 목적을 달리해 크루저요트대회를 다양한 방법으로 개최하는 것이 필요하다.

  속도를 경쟁하는 대회 외에도 경남의 섬을 투어하는 대회나 섬에 가서 헬스케어와 같은 체험프로그램을 경험하면서 1박하고 돌아오는 대회, 일반인을 크루저요트 투어 대회에 참가시켜 해양레저체험을 전 국민들에게 확산시키는 대회와 같은 다양한 방법의 대회로 변화되어야 한다.

  특히 경남의 이순신장군배 국제요트대회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경남의 섬을 투어하는 루트를 개발해 아름다운 경남의 섬을 국내는 물론 세계에 알리고 경남도민 특히 섬 주민이 참여하는 축제의 대회로 거듭나 지역의 해양관광과 조선해양산업에 기여하는 좋은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위 글은 경남신문 2016년 1월 21일 (목)자 23면에 전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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