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신문 칼럼] 양무진 교수
[경남신문 칼럼] 양무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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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1.19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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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제7차 당대회를 주목한다

  북한은 지난 10월 3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2016년 5월 초에 제7차 당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1980년 이후 36년 만에 개최되는 전당대회이다. 36년간 북한 국내외 사정이 좋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동구 공산권의 붕괴와 소련의 해체, 김일성 주석의 사망과 고난의 행군, 제2차 북핵 위기와 국제사회의 압박,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과 후계체제 구축 등이 그 어려움을 말해준다. 2016년은 김정은 정권 5년 차이다. 5년 차에 당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안정감과 자신감에 차 있다는 방증이다. 대내적으로 당 기능의 정상화와 연간 30만t 정도의 식량 증산, 1% 내외의 경제성장이 안정감의 표시일 수 있다. 3200명 규모의 당대회 참가자들에게 선물정치를 할 만큼 통치자금도 충분히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외적으로 8·25 합의에 따른 남북관계 개선과 당창건 70주년을 계기로 북중관계의 복원이 자신감의 토대일 수 있다.

  북한은 제7차 당대회에서 김정일 유훈통치시대를 종식하고 명실상부한 김정은 시대를 선포할 것으로 보인다. 당규약을 개정해서 최고인민위원회를 설치하고 김정은을 위원장에 추대할 수도 있다. 230여명의 당중앙위원회 위원 가운데 상당수의 세대교체가 예상된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교체 가능성도 있다. 개혁·개방이 가미된 선민중시의 경제정책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계기 때마다 ‘자주통일의 대통로’를 강조해 왔다. 김 제1위원장의 통일지도자상을 부각시키기 위해 새로운 통일방안을 발표할 수도 있다. 북핵문제와 인권문제를 희석시키고 평화문제를 부각하기 위해 전쟁 종식과 평화협정 논의를 위한 미국의 차기 대통령과의 북미정상회담을 제안할 수도 있다.

  2016년 남북관계 및 한반도 정세 전망은 그리 어둡지도 밝지도 않다. 남북 간에 대화와 교류라는 8·25 합의 정신이 있다. 한반도의 평화안정과 비핵화,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북중 간의 합의 정신도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제7차 당대회 직전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대회 후 8월 중 남북정상회담과 10월 중 시진핑 주석의 방북을 통한 북중정상회담을 추진할 수도 있다. 인민 중시의 새로운 경제정책과 당정군의 세대교체, 그리고 남북관계 개선과 북중관계 복원은 새로운 김정은 시대를 선포하기에 충분하다. 한반도 문제는 남북한의 문제이면서 국제적인 성격을 지닌다. 변수가 많고 우여곡절이 많음을 예고한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는 북중 간의 합의에 의해 잠정 중단된 상태이다. 중국은 북한과 미국에 비핵화와 평화협정의 동시 논의를 요구할 것이다. 한미일이 대북제재·압박을 강화한다면 북한의 맞대응 무력시위도 강화될 것이다. 북한은 중국의 묵인 하에 제7차 당대회 직전에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수도 있다. 로켓 발사는 대외적으로는 맞대응 무력시위이지만 대내적으로는 김정은 시대를 선포하는 축포로 활용할 수도 있다. 한국과 주변국가들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막고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끌어야 한다. 제7차 당대회가 열리기까지 앞으로 6개월이 북한에게도, 주변국가에게도 아주 중요한 시기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당간부들의 책임정치를 강조해 왔다. 최룡해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혁명화 교육에 들어간 듯하다. 최룡해는 김정은식 책임정치의 희생양일 수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앞으로 100일 전투 또는 150일 전투를 내세우면서 인민생활 향상의 치적사업에 당간부들을 독려할 것이다. 당간부들은 최룡해처럼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최룡해는 제7차 당대회 시점에 맞춰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제7차 당대회는 개혁·개방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북한은 체제안보에 부담이 되지 않는 범위에서 개혁·개방의 틈새를 보여준다. 개혁·개방은 강제할 순 없어도 환경과 여건은 만들어 줄 수 있다. 북한과의 대화와 교류가 환경과 여건 마련의 기본이다.

<위 글은 경남신문 2015년 11월 19일(목)자 23면에서 전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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