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일보 포럼] 김성열 교수
[제민일보 포럼] 김성열 교수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15.09.0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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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년 한국교육의 성취와 과제

  지난달에는 광복 70주년을 축하하는 행사가 이곳저곳에서 열렸다. 우리 사회가  70주년은 여느 해와는 그 의미가 다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70'은 한 개인으로 보면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欲不踰矩)'의 경지에 이르는 시점이다. 이는 공자가 50세의 지천명(知天命)과 60세의 이순(耳順)을 거쳐 최종적으로 도달한 성인(聖人)의 경지를 가리킨다.

  한 사회나 국가도 7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그 구성원들이 발전을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해 왔다면 개인의 그러한 경지에 상응하는 단계에 이르러야 한다. 그것은 당연히 선진화일 것이다. 이제 교육도 선진화돼야 한다.

  광복 후 지난 70년 동안 교육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크게 발전해 왔다.

  첫째,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 단계의 교육은 거의 완전 취학에 이르렀다. 그리고 대학진학률이 70% 이상으로 만민 고등교육시대에 도달하고 있다.

  둘째, 남녀 학생비율의 격차가 감소했다. 예컨대, 대학교에서의 남학생에 대한 여학생의 비율이 2014년 90.6%에 이르고 있다. 경제수준의 향상과 우리 사회의 남존여비 의식의 약화 덕택이다.

  셋째, 학급별 학생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다. 초등학교의 경우 1965년 65명까지 높아졌던 학급당 학생 수도 2014년에는 23명으로 낮아졌다.

  콩나물교실이라는 말은 역사책에서나 볼 수 있을 뿐이다.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교육환경개선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기 때문이다.

  넷째, 증가세를 유지하던 정부 예산 대비 교육예산의 비율이 2000년대 중반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 22% 이상으로 증가했던 교육예산은 이후 감소, 2013년 약 17%로 낮아졌다. 복지 등 교육부문과 경쟁하는 재정수요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다섯째, 고등교육을 받은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평균교육연수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인의 평균 교육연수는 2012년  OECD 평균인 17.6년에 가까운 17.5년에 이른다. 핀란드의 19.7년이나 호주의 19.4년보다 낮지만 미국의 17.2년, 일본의 16.3년보다 높다.

  교육의 질적 발전도 눈부시다. 기초학력 미달자의 비율과 중도탈락자의 비율은 다른 국가와 비교해볼 때 매우 낮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우리 교육을 부러워하는 이유가 여러가지이지만 그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그리고 국제학업성취도 평가에서 학생들의 성취도는 언제나 거의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각종 국제경시대회에서도 우리나라는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다. 뿐만 아니라, 학업성취에 대한 가정배경의 영향도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교육이 이렇게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발전한 데에는 교육을 중시하는 역사적·문화적 DNA와 국민의 교육열과 정부의 교육발전 전략, 그리고 교사의 탁월한 역량과 헌신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광복 70년 동안 교육의 성취와 발전에 대해 자긍심을 느껴야 한다. 그렇다고 만족만 해서도 안 된다. 여기저기서 교육이 달라져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를 근거로 교육을 자학하거나 폄하해서는 안된다. 정부당국과 학교, 그리고 교원, 학부모 등 모두 이런 주장들에 대해 귀를 기울이고 교육의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선진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교육의 방향을 올바르게 잡고 교육제도 운영을 유연하게 하면서도 불평등을 심화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교원들에게 책무성을 요구하면서도 전문성과 헌신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뒤처지는 아이들이 없도록 교육의 어두운 면을 밝게 만들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꺼이 교육재정을 부담하려는 각오도 필요하다. 광복 70년, 이제는 교육을 선진화하기 위해 모두가 중지를 모으고 노력해야 한다.

<위 글은 제민일보 2015년 9월 3일(금)자에서 전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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