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신문 기사] 김재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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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7.14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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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과학 이야기 ③ 축구경기장 잔디

  잔디 길이 따라 공 회전속도 달라져 경기 좌우

  일반적으로 축구경기장에는 천연잔디와 인조잔디가 사용된다.

  인조잔디의 경우 몇몇 특별한 경우 외에는 국제대회 경기를 개최할 수 없다는 규칙이 있어 대부분 경기는 천연잔디구장에서 대회가 열린다.

  잔디의 분류는 한지형 잔디와 난지형 잔디로 구분하는데 조선잔디라고 부르는 한국잔디(Zoysia grass)는 난지형 잔디에 속한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에서 건설한 10개 경기장 가운데 한국잔디를 심은 곳은 대전 월드컵경기장 단 한 경기장뿐이었다. 그 이유는 그만큼 한국잔디는 축구경기장 잔디로 사용하기에는 단점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잔디는 내구성과 마모성에는 3700여 잔디 종류 중에서는 가장 우수하지만, 잔디가 한번 훼손되면 회복 시간이 길며, 처음 식재했을 때도 성숙되는 시기가 1년 정도 소요되는 단점을 갖고 있다.

  대전을 제외한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는 한지형 잔디와 난지형 잔디를 섞어서 식재했다.

  한지형 잔디에는 켄터키 블루 그래스(Kentuky blue grass)를 많이 사용하는데 켄터키 블루 그래스는 잔디 길이를 짧게 깎아도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습한 조건에서도 비교적 우수한 잔디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또한 난지형 잔디로는 한국잔디와 하이브리드 버뮤다 그래스(Hybrid bermuda grass)를 많이 사용한다.

  보통 축구장 잔디의 길이는 제한하는 정확한 규격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잔디의 길이가 축구화를 덮지 않는 길이를 원칙으로 하며, 경기 당일 날씨 상황을 고려해 준비한다.

  가령 비가 오는 날이면 잔디를 조금 길게 관리해 공의 회전속도를 줄여주기도 한다.

  주요한 경기에서 축구장의 잔디 길이를 홈팀이 유리하게, 효과적으로 활용해 경기를 승리로 이끄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즉 홈팀의 선수 플레이 스타일이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다면 잔디 길이를 짧게 관리해 공의 속도를 높여주고, 반대로 홈팀 선수들의 특성이 스피드보다는 개인기를 위주로 하는 팀의 경우 볼 컨트롤을 안정적으로 하기 위해 잔디의 길이를 조금 길게 관리하는 것이다.

  축구장의 잔디 길이 확인은 경기시작 한 시간 전쯤 심판진이나 양 선수단이 먼저 확인하게 돼 있는데, 심판진이 이의를 제기할 경우 일반적으로 조절하지만, 원정팀이 이의를 제기할 경우 그대로 경기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잔디를 이식할 때는 과거에는 경기장에 직접 씨앗을 뿌렸지만, 지금은 모판을 이용해 조성하며, 축구장 일부분에 잔디의 생육상태가 좋지 않거나 경기로 인해 파인 부분은 그 부분만 쉽게 교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월드컵 같은 국제 경기를 관람하거나 시청할 때, 축구장 잔디에 대해 가장 많은 질문 중 한 가지는 색깔이 왜 다르냐는 것인데 색깔이 다른 것이 아니라 잔디를 깎을 때 잔디 관리 기계가 깎는 방향에 따라 잔디가 누워 있는 부분이 달라 빛의 반사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또 잔디를 깎을 때 원형, 수직형, 사다리형 등 다양하게 깎는데 FIFA는 정확한 오프 사이드 규칙(OFF SIDE Rule)을 적용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수직으로 깎을 것을 권고한다.

 

<위 글은 경남신문 2015년 7월 9일(목)자 21면에서 전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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