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기사] 김선향 적십자사 부총재
[매일경제 기사] 김선향 적십자사 부총재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15.06.1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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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주년 적십자` 여성리더십 꽃피우죠

  `봉사·나눔리더십` 교육하는 김선향 적십자사 부총재

  학교 도서실에서 친구들에게 대출을 해주며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던 문학소녀, 전쟁을 줄일 수 있을 것 같아 막연히 종군기자를 꿈꾸기도 했던 소녀가 있었다. 열다섯 살에 JRC(Junior Red Cross) 활동을 하며 어렴풋이 생각했던 것들을, 50여 년이 지난 지금 대한적십자사에서 직접 현실로 만드는 사람이 있다. 김선향 대한적십자사 부총재(69·사진) 이야기다.

  "15만명의 자원봉사자분들과 우리 적십자사 직원들이 하는 일이지요. 저는 '봉사를 선택한 분들'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작은 힘을 보탤 뿐입니다. 이번에 만들어진 여성리더 양성 프로그램인 RCLC(Red Cross Ladies Club)만 해도 김성주 적십자사 총재가 원안을 만드셨고, 직원들이 실무를 맡았습니다. 저는 잘 운영하기만 하면 되는 '운전기사'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다음달 2기가 출범하는데, 오래오래 많은 분들과 함께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대한적십자사는 올해로 110주년을 맞는다. 육영수 여사 제안으로 만들어진 정·관계 사회지도층 인사 부인들의 모임인 수요봉사회가 50주년, 15만 자원봉사자들의 자문모임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회도 60주년이 됐다. 김 부총재도 남편인 박재규 경남대 총장이 통일부 장관이던 1999년 수요봉사회에 참석하기 시작해 현재 회장을 맡고 있다. 여성봉사자문위원회에서도 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14년째 참여하고 있다. 적십자사의 대표적인 여성리더 모임을 함께 꾸려온 것이다. 그런 그가 후배 여성리더 교육프로그램을 위해 홍보대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여성리더들에게 도덕적 책임과 나눔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자는 취지의 프로그램입니다. 서울시 여성구청장들도 MOU를 맺고 의기투합했어요. 김수영 양천구청장, 조은희 서초구청장, 신연희 강남구청장, 박춘희 송파구청장 등 네 분 모두 좋은 기획이라며 여성리더들을 추천해주셨습니다. 짧다면 짧은 교육과정이지만, 1기 수강생들에 따르면 끝나고 나서도 적십자 봉사에 참여하고 주변에 '나눔의 정신'을 전파하게 된다고 해요. 적십자 배지를 달고 다니고 싶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김 부총재는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페어레이 디킨슨대학에서 영문학 석사 학위를, 미국 에버렛칼리지에서 명예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반평생을 이화여대, 경희대, 경남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가르쳤고, 현재는 북한대학원대학교 이사장이다. 김 부총재는 "가족들이 적극 협력해 준 덕분에 일과 가정을 병행하는 게 아주 힘들었다고 할 수 없다"며 "지치고 피곤할 때면 테레사 수녀처럼 평생을 봉사한 분들을 떠올리거나 17세기 영국의 시인이자 신부였던 존 던의 장례설교와 시를 생각한다"고 수줍게 말했다.

  존 던의 시를 암송하며 의미를 설명할 땐 자상한 선생님이었다가, 적십자사의 광범위한 봉사와 나눔활동을 자랑할 땐 차분한 달변가였다. 그런 김 부총재가 갑자기 두 손을 꼭 모으고 말했다.

 

 

  "적십자사에 대한 관심이 예전같지 않다는 걸 잘 압니다. 적십자회비가 '준조세'라는 비난도 겸허히 받아들이고요. 국민성금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제도 개선 준비작업에 착수했습니다. 기부자에 대한 적극적 피드백도 제공하고, 홍보와 ICT도 강화할 예정이에요. 국민 여러분의 소중한 기부금이 헛되지 않도록,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자원봉사를 원하시는 분, 나눔교육을 원하시는 분 모두 환영합니다."

 

<위 글은 매일경제 2015년 6월 12일(금)자 33면에서 전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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