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한국 현대시의 아버지’ 연구토대 마련”
“이제야 ‘한국 현대시의 아버지’ 연구토대 마련”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15.05.13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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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호 교수, 시 279편 산문 168편 수록 ‘정지용 전집’ 펴내

  “정지용 시인을 ‘한국 현대시의 아버지’라고 부르면서 정작 그분의 시 전체를 접하지 않고 연구하는 것은 문제가 있었어요. 이번 전집을 전문 연구자들이 읽고 연구해서 한국현대시 연구의 토대가 좀더 굳건해지길 바랍니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최동호 경남대 석좌교수(고려대 명예교수·67·사진)가 ‘정지용 전집’(시정시학·전 2권)을 펴냈다. 최 교수는 2002년 정지용 탄생 100주년 때부터 전집 작업을 시작해 현재까지 발굴된 거의 모든 정지용의 시와 산문을 수록했다고 밝혔다. 1988년 김학동 교수가 만든 ‘정지용 전집’에 실린 작품에 시 100여 편, 산문 17편을 추가로 발굴해 시 279편, 산문 168편을 수록했다.

  1976년 최 교수는 월북 시인으로 낙인 찍혀 당시 금서였던 정지용의 시집을 어렵게 서점에서 구해 읽으면서 정지용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정지용 사전’ ‘그들의 문학과 생애, 정지용’ ‘정지용 시와 비평의 고고학’을 출간하는 등 정지용 연구 권위자로 꼽힌다. 그는 “정지용 시인이 ‘감각의 시인’으로만 알려졌는데 알고 보니 머리가 아닌 발로 쓰는 시인이었다”며 “시와 산문 전집을 엮고 보니 여행기와 시의 소재가 일치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집엔 정지용이 사나이 기개를 뽐낸 시 ‘내 아내 내 누이 내 나라’, 지금까지 9편만 알려졌던 연작시 ‘바다’의 10번째 시, 민요체시로 창작활동을 시작했음을 알 수 있는 ‘시인 정지용 씨와의 만담집’, 월북 전에 쓴 마지막 육필원고로 보이는 정진업의 시집 ‘얼굴’을 해설한 원고 등이 수록됐다. 정지용이 쓴 일본어 시와 산문도 처음으로 우리말로 번역했다.

  최 교수는 “인쇄 직전까지 단 한 편의 시, 산문이라도 더 찾으려고 애썼다”며 “완성된 책을 보니 가슴이 짜릿하다”고 했다. 그는 15일 정지용 탄생 113주년을 맞아 정지용이 유학했던 일본 도시샤(同志社)대를 찾아 대학 도서관에 책을 기증하고 정지용 시비에 봉정할 계획이다.

<위 글은 동아일보 2015년 5월 13일(수)자 25면에서 전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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