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근 교수 그림동화 ‘우리는 모두 하나예요’ 펴내
정일근 교수 그림동화 ‘우리는 모두 하나예요’ 펴내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15.02.13 10: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쉰일곱의 내가 열두 살 내게 보내는 ‘동화 편지’

  “지구별의 생명들은 모두 똑같은 무게를 가졌단다.”

  아동문학 활동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정일근 시인(57·경남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이 그림동화 ‘우리는 모두 하나예요(가교출판)’를 펴냈다.

  울산 울주군 은현리, 농촌에 사는 시인의 경험이 고스란히 담긴 동화다. 정혜정 작가의 따뜻함이 그대로 전해지는 삽화가 눈에 들어온다. 강아지와 흙, 마당이 있는 집까지 온통 정겹다. 이어서 시인이 쓴 동화답게 시와 같은 표현이면서도 쉬운 말들이 다가온다.

  “제가 영희와 철수라는 개를 키웠는데, 아주 귀여웠어요. 그 사진을 그림작가께 드렸더니 삽화가 영희 철수와 똑같이 그려졌습니다. 동화에서 하나네 아빠로 나오는 ‘시인 아저씨’도 접니다. 삽화도 제가 평소 돌아다니는 모습이고요.”

  이 동화는 지난 2009년 같은 주제로 쓴 세 편의 동화를 하나로 묶어낸 것. 주인공 하나가 강아지 두나, 목련나무, 애기똥풀을 만나면서 지구에 다양한 생명체가 살고 있다는 걸 깨달아가는 이야기다. 마을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강아지, 목련나무, 꽃밭의 시선에서 이야기하면서 생명의 평등과 소중함을 말한다. 지금 정 시인이 추구하는 시정신과 다름없다.

  노란 물은 애기 똥이 아니라/ 노랑 꽃에겐 생명처럼 소중한 거야./ 너희 몸 속에 흐르는 붉은 피처럼/ 노랑 꽃에게는 귀중한 생명의 물이란다. -우리는 모두 하나예요 가운데.

  시인에게 이 그림동화책은 등단 30주년을 맞이한 자신에게 보내는 격려이자 아버지를 여의게 돼 아팠던 열두 살짜리 정일근에 보내는 편지다.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시를 가까이 했고, 5학년 때 백일장에 나가면서 어머니께서 사주신 안데르센 동화 전집 덕에 시인이 됐다. “타임머신을 타고 이 동화책을 눈물 많던 소년 정일근에게 건네고 싶어요, 문장 하나, 단어 하나까지 최선을 다해 썼으니 한번 읽어보라고요. 그때와 다르게 21세기에서 말해야 할 가치는 ‘지구 공동체’로 살아가야 하는 거다, 지구별의 주인은 사람만이 아니라고, 모두가 지구별에서 한가족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이 동화는 창원의 인형극단 ‘Play one(플레이 원)’에서 인형극으로도 만들어져 시연했다. 관객들의 호응이 좋아 올해 하반기에 관객을 찾아갈 예정이다.

  정일근 시인은 198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돼 등단했다. 시집으로 ‘바다가 보이는 교실’, ‘기다린다는 것에 대하여’ 등을 펴냈고 소월시문학상, 지훈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위 글은 경남신문 2015년 2월 13일(수)자 22면에서 전재한 기사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