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근 교수 저서 "우리는 모두 하나예요"
정일근 교수 저서 "우리는 모두 하나예요"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15.01.13 09: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말 못하는 동물이라고 함부로 대하진 않았나요?

- 시인 아저씨와 딸 중심으로
- 강아지·목련나무·꽃밭이야기
- 동·식물 시점에서 풀어내
- '자연 속 모두가 친구' 일깨워

  어느 산골 마을, 사랑으로 나무를 가꾸는 마음씨 고운 아저씨와 아주머니, '영희'라는 개 한 마리가 살고 있다. 영희는 최근 다섯 마리의 강아지를 낳았다. 그 중 두 번째로 태어난 강아지를 목련 나무를 사러 온 시인 아저씨가 데려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시인 아저씨의 집에 오게 된 강아지는 시인 아저씨의 딸 '하나'에게 미움을 받는다. 하얀 털을 가진 작은 애완견이 아니라 '똥강아지'라는 이유로 발길질하며 싫어한다. 강아지 역시 엄마가 보고 싶은 마음에 밥을 먹지 않고 시름시름 앓기 시작한다. 걱정된 하나는 울면서 직접 젖병으로 우유를 먹이며 강아지를 보살핀다. 그렇게 마음을 열게 된 하나는 '가족'이라며 하나 동생이라는 뜻에서 강아지에게 '두나'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같은 날 강아지 '두나'와 함께 '하나'의 집에 오게 된 목련 나무는 가족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두나'를 부러워한다. 더욱이 두나는 나무에게 '꽃도 피우지 못하는 바보'라며 '바보나무'라고 놀려대기까지 한다. 잔뜩 주눅이 든 목련 나무는 슬퍼하며 엉엉 울어댄다. 이 울음소리를 듣고 봄바람 할아버지가 찾아왔다. 할아버지는 "아직 나이가 어려서 꽃을 피우지 못한 것"이라며 "조만간 꽃이 필 테니 고통을 참아야 한다"고 말해준다. 이윽고 가지마다 꽃눈이 올라오기 시작하고 나무는 몸의 뜨거운 열기를 참아냈다. 그리고 마침내 하얀색의 아름다운 목련꽃을 한가득 피운다.

  하나네 꽃밭에는 각종 꽃이 많다. 하얀 은방울꽃, 노란 애기원추리꽃, 보라색 붓꽃까지 마치 꽃 무지개가 뜬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다. 서로 자기자랑에 여념이 없던 꽃들 사이에 피어 있던 작고 예쁜 노랑 꽃이 인사를 건넨다. 하지만 자기 이름을 몰라 부끄러워한다. 곧이어 꽃밭을 찾아온 하나와 친구들이 꽃 이름에 대해 얘기하다 이름 모를 노랑 꽃이 '애기똥풀'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게다가 노랑 꽃의 줄기를 꺾어 샛노란 물방울이 맺히는 것을 보고 '애기똥'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며 장난을 멈추지 않았다. 그때 하나 아빠가 나타나 아이들을 호통치고 노랑 꽃의 원래 이름이 '까치다리'이며 피부병인 아토피에 효과가 좋다는 말도 덧붙인다. 하나와 친구들은 노랑 꽃을 향해 사과하며 강아지와 목련 나무, 꽃들에게 '우린 모두 친구야'라고 말한다.

  우리는 모두 하나예요는 시인 아저씨와 딸 하나를 중심으로 강아지와 목련 나무, 꽃밭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각각 '하나 동생 두나' '내가 꽃을 피웠어요' '우린 친구야, 모두 친구야'라는 제목을 붙여 연작 형태로 엮었다. 사람이 아닌 동물과 식물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내 자연 속에서 사람도, 꽃도, 동물도 모두 가족이나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자연스럽게 일깨워준다. 삽화들은 마치 수채화를 보는 듯해서 부드럽고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작가 정일근 씨는 경남대에서 시 창작을 강의하는 시인답게 반복되는 어구, 의성어와 의태어 등 다양한 어휘를 적절하게 사용해 시처럼 운율감을 잘 살렸다. 또 일반 동화가 아닌 마치 시집처럼 본문을 배열해 이런 장점을 극대화했다.

<위 글은 국제신문 2015년 1월 13일(화)자 14면에서 전재한 기사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