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주 소설은 마산 결핵요양원을 배경으로 하면서 1960년대 초 시대 상황이 가미된 연애 소설이다. 1968~69년 경남매일신문에 연재해 당시 경남 지역에서 화제가 됐지만, 작가가 생전에 책으로 내지 않았고 이병주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잊힌 작품이다. 이병주 소설 '정도전' 등을 재출간해온 나남출판사가 옛 신문에서 연재물을 되찾아 처음 책으로 만들었다. 이 소설은 '마산, 드디어 나는 마산으로 돌아왔다'며 시작했다. '마산은 이를 도시라고 하기엔 등지고 있는 산들이 너무나 웅장하다. 마산은 이를 항구라고 하기엔 앞으로 한 바다가 너무나 정숙하다.'
경남 하동 출신인 이병주는 1956년 경남대학의 전신인 해인대학이 진주에서 마산으로 옮기면서 문학과 교수를 지냈다. 그는 뿔테 안경을 끼고 파이프를 입에 문 채 학생들에게 "너그들 연애를 해라. 그게 인생이야"라며 "나는 빚이 있어서 강의를 맡고 있다"고 말하곤 했다. 이병주는 소설 '돌아보지 말라'를 개작해 1980년 '인과의 화원'을 냈다. 김종회 경희대 국문과 교수는 "두 작품의 스토리와 틀이 비슷하다"면서도 "등장인물 이름과 상황이 세부적으론 다르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이병주 소설은 크게 역사 소설과 세태 소설로 나뉜다"면서 "'돌아보지 말라'는 결핵이라는 질병과 어려운 시대 환경 속에서 피어난 진실한 사랑을 다룬 세태 소설"이라고 풀이했다.
박태일 교수의 '마산 근대 문학의 탄생'은 1899년 마산포 개항 이후 마산이 다른 지역에 비해 빨리 근대 도시로 변신하면서 문학에서도 근대성이 일찍 두드러진 역사를 총체적으로 살펴봤다. 시인 권환을 비롯해 이은상과 정진업 등 마산 출신 문인들도 재조명했다. 또한 경남 통영 출신 시인 김춘수가 마산에서 습작기를 보냈고, 대구 출신 시인 김남조가 첫 시집을 마산에서 냈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마산이 한국문학사에 기여한 공간적 의미를 부각했다. 1960년대 이후 시인 감태준·김옥영, 소설가 송상옥·이제하·김병총·김만옥에 이어 오늘날엔 경남대 출신 소설가 전경린·이영도·구경미가 마산 문학의 맥을 잇는다고 서술했다.
<위 글은 조선일보 2014년 11월 5일(수) 25면에서 전재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