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과학연구소, 23일 인문학 세미나
인문과학연구소, 23일 인문학 세미나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14.10.2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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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창원 노동·결핵문학에 지역 정체성 담겨

  통합된 창원시의 지역정체성을 마산·창원·진해 문학전통을 통해 규정해보자는 시도가 있었다. 특히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마산창원 노동문학과 결핵문학이 창원의 정체성을 규정할 수 있는 문학으로 제시됐다.

  경남대 인문과학연구소가 23일 오후 2시부터 대학 본관 국제세미나실에서 개최한 제97차 인문학 세미나 ‘창원의 지역문학과 지역문화 정체성’에서 이 같은 주장이 제기됐다.

  1987년 마창지역 노동자 투쟁을 그린 소설 ‘그해 여름’으로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한 김하경 소설가는 마산창원지역의 노동문학은 한국노동문학사에서 중심이 되지만 정작 지역사회에서는 제대로 다뤄진 적이 없다며 개탄했다.

  김 소설가는 “공식적인 학술모임에서 마산창원의 노동문학에 대해 말하는 것이 처음일 정도로 마창노동문학은 소외돼 왔으나, 그동안 우수한 문학적 성과를 거뒀다”며 “마산창원은 울산보다 여러 회사가 밀집돼 있고 젊은 사람들의 비율도 높으며, 외지인이 많아 문학적 소재가 풍부했다. 해방문학의 정신을 이은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1982년 출간된 무크지 ‘마산문화’는 마창지역의 본격적인 노동소설의 등장을 알리는 것으로 다른지역보다 노동문학 태동이 앞섰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으며, 1989년 마창노동자문학회 ‘참글’ 동인들이 들불문학상, 전태일문학상 등을 수상하면서 결실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문학에 대해서 발표한 경남대 국어교육과 김경복 교수도 “마산창원지역의 민주문학 전통이 3·15의거와 부마항쟁을 지나 지금은 노동자들의 열악한 삶을 고발하는 노동문학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인들이 마산지역에서 결핵을 치료하고 요양하면서 남긴 작품들을 일컫는 ‘결핵문학’은 경남대학교 교양기초교육원 한정호 교수가 제시했다.

  그는 마산이 습도가 높고 따뜻하며 공기가 맑아 결핵 치료와 요양의 최적지로 꼽혀 도립마산병원, 국립마산결핵요양소, 마산교통요양원 등이 있었으며, 20년대부터 80년대 이르기까지 전국의 많은 문인들이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1920~30년대 나도향과 임화가, 1970년대는 김지하가 결핵 요양을 했다. 김춘수, 반야월, 함석헌, 서정주 등은 결핵을 앓지는 않았으나 결핵병원이나 환우들과 인연이 있었다. 이들은 그냥 머문 것이 아니라 마산에서의 치료·요양 과정을 작품으로 남겼거나, 지역문인들에게 영향을 줬으며 동인을 만들고 잡지를 편찬하기도 했다”며 의미를 뒀다.

<위 글은 경남신문 2014년 10월 24일(금)자 16면에서 전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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