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일보 포럼] 김성열 대외부총장
[제민일보 포럼] 김성열 대외부총장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14.02.27 09: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떤 사람이 교육감 돼야 하는가"
   
 
     
 
  6월4일 지방 선거 때 교육감 선거도 함께 실시된다. 제주특별자치도 교육감 후보로 6~7명이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교육감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들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유권자들은 한편으로 공직에 종사하려는 인재풀이 넓다는 것에 대해서 다행스럽게 생각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후보자로 거론되는 사람들이 과연 교육감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교육감 직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교육감은 유치원과 초·중등교육, 평생교육 및 학예에 관한 중요한 사항을 관장하는 제주도 교육의 최고책임자다.

  우리 제주도의 교육을 국가정책과 정합성을 유지하면서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갈지를 결정한다. 수천억원에 이르는 교육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한다. 수많은 유치원과 초·중등교원의 전보·승진 등의 인사권을 행사한다. 학교를 폐교할 것인지 계속해 유지할 것인지, 어떤 종류의 학교 설립을 허가할 것인지 말 것인지, 어디에 학교를 지을 것인지를 결정한다.

  이렇듯 교육감 직은 특정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 사람만이 수행할 수 있다.

  첫째, 교육감은 창조적 정책가로서의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단지 주어진 목표를 원만히 수행하는 단순한 관리자가 아니다. 우리 제주지역 교육의 이상과 비전을 제시하면서 목표 자체를 새로 만들어가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중앙정부의 교육지표와 정책과 무관하게 자신의 생각에 근거해서 지역 교육정책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 중앙정부의 교육정책과 정합성을 유지하는 것도 신경을 써야 한다. 

  둘째, 교육감은 교육에 대한 광범위한 지지를 이끌어내는 강력한 정치력을 갖춰야 한다. 가만히 집무실에 앉아서 자리를 지키고 결재서류에 도장만 찍는 사람이어서는 안 된다. 중앙과는 지역교육정책의 추진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지역에서는 도지사 등의 자치단체장, 지방의회의원들을 설득해 교육문제해결에 필요한 동의와 지지를 얻어낼 수 있어야 한다. 교육은 더 이상 사회와 고립된 채 움직여지지 않는다. 교육은 유관단체들로부터 지원과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을 때 비로소 발전하는 것이다.  

  셋째, 교육감은 열린 마음으로 지역민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자신의 전문성을 과신하고 의지가 너무 지나치면 독선과 아집에 흐를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런 사람보다는 개방적인 마음으로 널리 의견을 구하면서 관련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조정해 나갈 수 있는 사람이 교육감이 돼야 한다.

  학부모들의 바람과 기대를 교육을 모르는 사람들의 얘기라고 치부해서는 안 된다. 학부모들의 협조 없이는 교육은 완전하지가 않다. 비교육적이고 통속적인 주장도 귀담아 듣고 교육적으로 걸러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넷째, 교육감은 거시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 오늘날의 교육은 단지 사실적 지식이나 실무지식만 가지고 이끌어 가기에는 너무 복잡하다. 단지 학식과 덕망이 높은 사람이라고 해서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낼 수 없다.

  교육경력이나 교육전문직에 일정 기간 이상을 종사했다고 해서 교육감의 역할 수행에 요구되는 자질을 갖출 수 없다. 교육활동 전반을 통합적·대국적·장기적 견지에서 달관하며 선견지명을 가지고 교육 사업을 구상하고 추진할 수 있는 자질과 능력을 갖춰야 한다. 

  우리 유권자들은 이제 다가오는 6월4일 교육감 선거에서 교육감을 뽑는 막강한 선출권을 행사하게 될 것이다. 유권자들은 교육감 선거에 관심을 가지고 어떤 후보가 교육감으로서의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제대로 가려내야 한다. 선거 후 교육감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았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위 글은 제민일보 2014년 2월 26일(수)자에서 전재한 기사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