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 인터뷰] 정상윤 교수
[경남도민일보 인터뷰] 정상윤 교수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14.02.2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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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에 와 닿는 탐사보도 지역언론 위기 돌파구"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이하 지발위)는 지역신문의 발전을 위해 연구하고 지원해 주는 문체부 산하 위원회이다. 작년 12월, 제4기 지발위원 선정에 경남에서는 최초로 정상윤 경남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위촉됐다. 정상윤 교수를 찾아 지역언론의 방향, 그리고 지발위의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1958년생인 그는 서울에서 태어나 서강대에서 학부와 대학원 과정을 마쳤다. 1984년 부울경 지역에서 처음으로 경남대학교에 신문방송학과가 생겼고, 1985년 3월에 경남대학교 교수로 부임해 지금까지 재직 중이다.

  "신문시장이 많이 어렵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수치로 보면 1996년에는 신문 구독률이 69.3%였습니다. 그런데 2012년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11.6%로 추락했습니다. 물론 열독률은 여전히 높긴 합니다."

 - 외국은 어떻습니까? 제 짐작에 우리나라에서는 신문 영향력이 외국보다 더 빠르게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워런 버핏이 1억 4200만 달러에 지역신문 63개사를 한꺼번에 인수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지역사회에서 신문만큼 중요한 매체가 없다. 사양산업이라고 생각했다면 나는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직도 신문은 다른 매체보다 중요한 일을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입니다." 

 - 그렇다면 지역 언론의 미래가 밝다는 말씀이신가요?

  "지역언론의 모델을 원점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신문 판형, 신문 콘텐츠, 기획, 조직체계까지 종합적인 연구를 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 학계나 언론계가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기본적으로 해야 할 게 독자분석이라고 생각합니다. 경남도민일보를 보는 사람은 누구인가? 무엇을 원하는가? 과거 독자와 지금 독자는 어떻게 차이가 있는가? 우리나라 기업체는 광고예산의 47%를 시장과 소비자 분석에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신문은 그런 것을 잘 안 한다는 거죠. 우리나라 언론 가운데 독자의견 수렴기구가 있는 곳이 51.5%에 불과합니다. 포커스 그룹을 만드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 사람들에게 계속 의견을 묻는 겁니다. 이런 영업을 누가 제일 잘 하냐면 텔레콤 회사들이 참 잘합니다.

  지역별로 관심집단을 만드는 겁니다. 서울에도 몇 개 동씩 묶어서. 한 달에 한 번 만나서 우리 제품 쓰면서 어땠냐 의견을 묻는 거죠. 그걸 전국에서 하니까 굉장히 좋은 의견이 나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지는 독자를 세분화해서 조사를 하고, 유명디자이너를 영입해서 온오프라인 디자인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대대적인 브랜드 캠페인도 하고, 여성독자를 위한 전문 칼럼을 배치하면서 신문구독률이 3%p 올라갔고, 나머지 모든 통계가 상승했습니다.

  이건 언론학자들만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경영학도 들어와야 하고, 사회학이니 전반적으로 다양한 학문이 모여서 논의를 해야 하는 겁니다."  

 -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신다면?

  "지역언론 인터넷 사이트도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게 바꿔야 합니다. 경남에 대한 모든 것을 경남도민일보 사이트 안에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경남의 통계, 산업, 소득, 관광, 책, 문화행사 등. 하나의 사이트에서 원스톱으로 쇼핑이 가능하듯이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사가 있으면 관련 링크가 항상 있어야 합니다. 제주방송이라는 케이블 방송사가 있습니다. 사이트에서 스마트폰 앱을 다운받게 됩니다. 그러면 제주도에 관한 모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제주도 섬이라는 특수성이 있지만 이런 방향이 맞다고 봅니다."

 - 전략적인 부분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는데요. 그렇다면 보도와 취재방법도 달라져야 할 부분이 있을까요?

  "어린이들이나 청소년에 대한 기사가 너무 적습니다. 미래의 독자지만 그들의 삶과 생각과 관련된 것은 자주 기사가 안 나옵니다. 여성이나 다문화가정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김해경전철이니 거가대교 같은 문제는 구조적으로 반복되는 문제입니다. 이게 왜 이럴까? 이런 문제는 중요한 문제인데도 지역의 이슈화가 안 되지 않습니까? 정말 심층적으로 끝장나게 취재하고 다양한 시각에서 건드려 줘야 합니다. 기사를 보면 조금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고, 독자들이 궁금해 하는 것을 좀 더 독자들의 시각에서 알려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면 명절 때 도로 상황 보면 똑같잖아요. 늘 막히는 곳만 막히고, 그걸 막힌다고 중계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왜 여기는 막힐까? 분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탐사보도를 해야지 시청자나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어디가 막힌다고 맨날 그 얘기만 합니다. 미국의 LA타임스에서 독자들에게 물어보니 해당 뉴스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느낄 때 소셜미디어 공유가 일어난다고 합니다.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돼야 합니다."

 - 우리 지역의 방송들도 지역밀착에 대한 고민을 하시던데, 어떤 대안이 있을까요?

  "방송은 신문보다는 좀 더 어렵습니다. 조직 자체가 중앙에 종속돼 있고, 자체편성비율은 자꾸만 낮아지고 중앙에서 내려오는 제작비는 갈수록 줄어들고, 인력도 충분하지 못합니다. 일단 제작 여건이 나아져야 합니다. 자체편성비율이 높아지고 예산이 늘어나고 제작 자율성이 높아져야 합니다."

                      <위 글은 경남도민일보 2014년 2월 20일(목)자에서 전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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