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규 총장, 중앙일보에 시론 게재
박재규 총장, 중앙일보에 시론 게재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13.11.18 08: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북아 평화와 안정 시급하다"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달성하려면 많은 장애물을 극복해야 한다. 그중 하나가 바로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 문제다.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고 지난 2월에는 국제사회의 우려와 경고에도 3차 핵실험을 하는 등 도발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지금까지 국제사회는 북한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지만 현 시점까지 충분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북한 핵 무력은 갈수록 증강되고 북한과 국제사회는 여전히 매우 불편한 관계이며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과도 연관된 인권문제 또한 크게 진전시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자리 잡으려면 무엇보다 경제 회생과 주민 복지 향상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북한 스스로 핵보유 전략을 재검토하고 경제개발을 위해 국제사회와 더 교류·협력해야 할 것이다. 동북아 주변국들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북한의 체제 안보 우려를 어느 정도 인정하고, 북한이 안고 있는 근본적인 안보·경제 딜레마를 국제사회가 함께 풀어나갈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과거의 포용 또는 압박 일변도의 편향된 정책과 전략을 재평가하고 새로운 접근법을 마련할 시점이다.

 김정은 체제가 집권 2년째를 맞아 시도하는 다양한 경제 변화에 주목하면 3자 또는 다자간 경제협력 방식을 통해 북한이 경제발전과 민생 개선을 국정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국제사회와 융화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동북아 지역의 정부들과 국제금융기구, 국제 비정부기구(NGO) 관계자 및 전문가들을 비롯한 다양한 행위자들의 창조적이고 통찰력 있는 견해를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특히 국제금융기구들은 지금까지 베트남·캄보디아·미얀마 등과의 국제개발협력을 통해 의미 있는 많은 변화와 성과를 만들어왔다. 사회주의 저개발국가들은 국제금융기구와의 진정성 있는 상호 협의 과정을 비롯한 경제개발을 위한 기술 지원, 시장화 진전을 위한 소액금융 지원 프로그램 등 다양한 개발 지원 활동을 통해 서서히 신뢰를 쌓고 투명성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이런 쌍방향 협력 과정이 저개발 사회주의 국가들의 주민 생활 안정과 성장을 추동했으며 주변 지역의 평화를 증진시켰다. 이런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는 전환의 갈림길에 서 있는 북한에도 좋은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북한은 이들 나라와 달리 한반도의 독특한 역사, 지정학 그리고 정체성이라는 환경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김정은 제1비서가 “인민들이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게 하겠다”고 공언한 것처럼 주민 생활 개선을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신뢰를 쌓는다면 미래는 어둡지 않을 것이다. 지금도 한국과 국제사회는 북한 지도부가 이런 의지를 보여주고 올바른 선택을 한다면 언제든 실효적인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 2013년 11월 1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한국수출입은행과 함께 개최하는 국제학술회의는 이런 준비들을 보다 구체화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이번 학술회의에는 세계은행과 유럽부흥개발은행의 현직 이코노미스트들과 동북아 주변국 전문가들이 참석해 미얀마·베트남·동유럽 개혁·개방의 생생한 사례들을 설명하고 김정은 체제가 보여주고 있는 다양한 경제 변화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평가를 제공할 것이다. 개성공단의 국제화와 북한의 경제특구 개발, 한·중·러 삼각협력, 광역두만강계획(GTI) 사업 등을 소개하고 구체적 국제 협력 방안을 제시해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다. 이번 학술회의가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동북아 시대를 열기 위한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

<위 글은 2013년 11월 18일(월)자 33면에서 발췌한 기사 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