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보도] 심지연 교수
[조선일보 보도] 심지연 교수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13.10.15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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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안철수 후보 실패는 통합의 규모에서 졌기 때문"

   한국정당정치사 두 번째 증보판 낸 심지연 교수

   "광복 이후 한국 정치사는 '위기와 통합의 정치'라는 원리로 작동해 왔습니다. 모든 대선·총선에서 단 한 번도 예외가 없었습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특정 책에 약 100쪽 분량을 늘려 '증보판'을 내는 사람이 있다. 한국정치학회장을 지낸 정치학자 심지연(65·사진) 경남대 교수다. 그는 최근 '한국정당정치사'(백산서당)의 두 번째 증보판을 냈다. 2004년 초판이 나온 이 책은 2009년 제11장 '노무현 정부하의 정당구도 분석'을 추가한 1차 증보판을 냈으며, 이번에는 제12장 '이명박 정부하의 정당구도 분석'이 덧붙여졌다. 그가 말하는 '위기와 통합의 정치'란 이런 개념이다. "정치인은 늘 이합집산(離合集散)의 과정을 거칩니다. 그런데 한국 유권자는 이 과정에서 언제나 '집(集)'과 '합(合)'을 선택했고 '이(離)'와 '산(散)'은 외면했습니다." 이렇게 '간단한 공식'이 그동안 정작 선거판이 닥치면 제대로 보이지 않았던 셈이다. 양쪽 모두가 '통합'을 지향할 때는 '더 큰 통합'을 이룬 쪽이 이겼다. 심 교수는 "18대 대선은 '대통합'을 이룬 박근혜 후보가 '소통합'에 그친 문재인 후보를 이긴 선거"였다고 말했다.

   이 '통합'에는 정체성(正體性)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심 교수는 설명했다. "당시 여권은 19대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후보 중심의 내부적 통합을 이뤘고, 이를 바탕으로 구야권 인사 영입과 충청권 기반 정당인 선진당과 합당함으로써 보수 진영의 통합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반면 야권은 그렇지 못했다.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협상에서 감동을 주지 못했기 때문에 '통합'의 효과를 보지 못했고, 진보정의당·통합진보당 후보가 문 후보를 지지한 것도 이념적으로 융합 불가능한 상태였기 때문에 '통합'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심 교수는 "정당이 창당돼서 미처 정체성을 확립할 겨를도 없이 다른 정당과 합치거나 갈라서거나 명칭이 바뀌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지역감정과 선동 말고는 유권자의 지지를 이끌어 낼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 글은 조선일보 2013년 10월 15일(화) 23면에서 발췌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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