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대학보 기고문] 박정진 교수
[경남대학보 기고문] 박정진 교수
  • 경남대인터넷신문
  • 승인 2013.09.1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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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세 흐름과 주변국들의 입장

   한반도 정세 흐름은 언제나 복잡한 국제 정치의 결정 인자들이 모여 있다. 북한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역시 주변국의 입장을 감안하여 남북관계의 당면문제를 풀어나갈 수밖에 없고 그 과정은 지금도 한반도의 현 정세에서 민감하게 진행중이다.

   북한은 최룡해 특사의 방중을 통해 6자회담을 포함한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북한의 입장변화는 중국의 강력한 대북제재와 압박, 한미중의 대북압박공조 강화, 긴장국면에서 당정군민의 누적된 피로감 등의 외부적요인과 새로운 지도자에게 더 이상 북한 주민의 당면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수 없게 된 내부적 사정이 중첩된 것으로 보인다.

   5월 초순 한미정상회담에서 양정상은 강력한 대북억지력과 북핵 불용을 강조했다. 미국은 남북관계 개선없이 북미관계 개선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6월 초순 미중정상회담에서 양정상은 북핵불용과 북한비핵화를 위한 공조강화에 공감했다. 6월 하순 한중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안정,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강조했고 시진핑 주석은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안정,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역설했다. 북한비핵화와 한반도비핵화는 엄연한 차이점을 내포한다. 북한비핵화는 비핵화의 대상이 북한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한반도의 비핵화는 한미군사훈련시 핵항공모함이나 핵잠수함의 한반도진입을 포함, 미국의 핵우산과 미래의 한국 핵개발 가능성까지도 염두에 둔 포괄적 표현이다. 중요한 것은 양정상이 대화를 통한 핵문제 해결과 남북대화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한 점이다.

   한·미·중은 북핵문제를 포함한 북한문제 해결에 대한 인식과 접근방법에서 차이점을 보여준다. 한국은 북핵불용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지만 북핵문제와 남북관계를 분리하는지 연계하는지 불분명하다. 미국은 북핵문제와 북미관계를 확실히 연계하고 있다. 대화를 위한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점도 분명히 한다. 북한에게 말로써 비핵화의 의지를 밝히고 행동으로써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여달라고 요구한다. 미국이 요구하는 북한의 행동적 조치는 핵과 미사일의 모라토리엄, IAEA사찰단의 영변핵단지 복귀, 숨겨진 UEP의 신고 및 검증이다. 중국은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를 이행하면서도 대북인도적 지원과 순수한 경제협력을 지속하고있다. 한미와 함께 대북압박에 공조하면서도 한국과 미국에 게 조건 없는 대화를 강조한다. 중국의 대북압박공조는 한국과 미국이 좋아서가 아니라 북한에 대한 불쾌감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두 차례의 장거리 로켓 실험발사와 핵실험을 한 김정은 체제에 대한 불쾌감이다. 김정은 체제에 대한 길들이기의 전략적 의도가 담겨있다.

   북한은 중국의 권고를 받아들여 남북대화와 북미 대화를 제의했다. 남북고위급 대화는 수석대표의 격문제로 한차례 무산되었지만 수차례의 실무회담이 개최되었다. 북미대화는 대화의 조건문제로 기싸움을 지속하고 있다. 대화의 성사 여부는 북한의 '조건없는 대화'와 미국의 '엄격한 조건'에서 중국이 얼마만큼의 '완화된 조건'으로 북미 양국을 설득하느냐에 달려있다. 비록 철회되었지만 케네스배 석방을 위한 로버킹 특사의 방북이 이루어진다면 북미 대화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7월 27일 북한식 전승기념행사를 대규모로 치뤘다. 핵·경제 병진노선의 용어가 등장하지 않았고 신형무기도 선보이지 않았다. UFG 한미군사훈련에 대해서도 예년에 비해 조용했다. 중국과 사전조율을 한 듯하다. 남과 북은 8.14 개성공단정상화 합의서와 8.23 이산가족상봉 합의서를 채택했다.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당국간 실무회담 개최에도 합의했다. 지난 8월 26일 중국의 우다웨이 한반도특별대표가 방북하였다. 방북이 중국의 요청에 의한 것인지 북한의 요청에 의한 것인지는 불명확하다. 북·중 양국은 9.19 공동성명 채택 8주년을 맞아 6자회담 참가국들의 반관반민 회의 개최도 합의한 듯하다. 회의 개최여부는 한미일의 입장과 북한의 성의있는 핵의 사전조치 태도 변화에 달려있다. 북한은 8월 25일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개최해서 자주와 안전에 대한 중대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중대한 결론에서 비핵화와 평화, 대화를 통한 해경이 포함되고, 우다웨이 대표가 북한의 요청에 의해 방북했다면 향후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는 가속화될 수 있다.

   한반도문제는 남북한의 문제이면서 국제적인 성격을 지닌다. 한반도문제의 이중성과 북핵문제와 남북관계의 복잡성을 보여준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이다. 북핵문제 20년사를 되돌아 볼 때 북핵문제와 남북관계는 정책적 분리와 전략적 연계를 요구한다. 모처럼 마련된 대화국면이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안정에 크게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위 글은 경남대학보 2013 9월 11일(수)자 1000호 6면에서 발췌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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